1화. ADHD라서 행복한 사람이 되.
작성자 맹홍미
ADHD와 동거하기
1화. ADHD라서 행복한 사람이 되.

“세상 사람들! 제가 ADHD랍니다! 모두 축하해주세요!”
약 6개월 전에 ADHD 판정을 받았어요. 만약 이게 대학 졸업을 코앞에 두고 생긴 일이라면 어떨 것 같으세요? 전 솔직히 정말 행복했어요. 아무나 붙잡고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주변에 이 얘기를 하면 실시간으로 물음표가 여럿 생기던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뉴니커도 아마 같은 반응일 것 같네요. 🤣
하하, 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엔 아직 일러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거든요. 여기에서 그 얘기를 하나씩 풀어가보려고 해요.
소개가 늦었네요! 안녕하세요. 지식 메이트 4기 맹홍미입니다 😊
ADHD,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요즘은 흔히들 집중력이 떨어지면 '나 ADHD인가 봐~'라며 말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그렇진 않은데요. ADHD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맹홍미’는 ‘우당탕’ 그 자체인 사람이었어요. 외출할 때 지갑을 깜빡하는 건 일상이고요. 일은 잔뜩 벌여놓고 금방 흥미가 식어서 끝맺음을 잘 못하기도 해요. 게다가 매번 쇼핑을 참지 못하고 지르는 바람에 통장은 항상 텅장이랍니다. 그뿐이겠어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실수투성이라 혼나기 일쑤였어요.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건 정말 힘들었고, 매번 잠만 왔어요. 이 과정에서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답니다. 노력을 해도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려웠어요.

그러던 중에 약 5~6년 전쯤에 ADHD란 질환을 알게 됐는데요. ADHD 외엔 이런 행동을 설명할 수가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ADHD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었죠. (만약 아니라면 그저 답도 없는 바보잖아요.🥲 )그렇게 올해 3월, 벼르고 벼르던 정신과를 드디어 가게 됩니다.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 ‘이 상태로 회사에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였어요.

‘본인이 느끼는 거랑 제 3자가 보는 거랑 달라요.’
큰마음을 먹고 정신과 문을 두드렸지만, 의사 선생님의 반응은 꽤 회의적이었어요. 요즘 하도 ADHD가 이슈다 보니, 저처럼 방문하는 사람이 많았나 봐요. 😅
어찌 됐든 정확한 판정을 위해 약 15만 원을 내고 CAT 검사(종합주의력검사)를 했습니다. 검사 전에 의사 선생님이 너무 쉬워서 지루하단 듯이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스스로 ADHD이길 바랐기 때문에- 문제를 일부러 틀려야 하나, 하면서 걱정했답니다. 물론 그게 아주 쓸데없는 생각이란 걸 10분도 안 지나서 깨달았지만요. 검사가 정말 어렵게 느껴졌거든요.
사실 CAT 검사는 단순해요. 예를 들어, 특정 도형이 나오면 스페이스 바를 눌러야 해요. 혹은 특정 소리가 나올 때마다 방향키를 누르면 되고요. 이런 비슷한 유형의 검사가 5개가 있던 걸로 기억해요. 고작 30분만 집중해서 하면 되는데, 그걸 못 참고 휴대전화로 시간만 다섯 번 이상을 본 것 같아요. 가만히 앉아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으니까요. 그리고 분명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키를 누르고 있어서 틀린 문제도 많았고요. 엉망진창이었죠.
선생님께선 검사 결과를 보시곤 ‘반응 속도가 느리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검사하는 사람 중에서도 특!히! 그렇대요.(ADHD이길 바랐어도 이 부분은 충격이었슴.) 집중이 안 돼서 문제를 풀 때 생각을 오래 하다 보니 나오는 결과라고 하더군요. 생각대로 ADHD가 맞았던 거예요. 안도하는 순간이었죠. 문제의 원인을 알았으니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그 당시의 얕은 지식으론 콘서타 등의 약을 먹으면 쉽게 해결된다고 알고 있었어요. 이제 앞으로 힘든 일이 없는 거예요!

...라고 끝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2N년 간 함께 지내온 ADHD란 친구를 약 하나로 컨트롤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 다음 아티클에서 계속합니다 -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적어주세요! 아티클 작성할 때 풀어내 볼게요🤍
*글쓴이가 모든 성인 ADHD를 대표하진 않습니다. 이 글은 그저 한 사람의 에피소드로 이해해 주세요. ADHD가 의심된다면 정신과에 내원하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