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탈춤 바이브
작성자 뉴닉
고슴이의 덧니
세계가 인정한 탈춤 바이브
형형색색 저마다 다양한 탈을 쓴 사람들 🎭. 구성진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가 하면 한바탕 어울려 시원한 입담을 주고받아요. 이곳은 마을 어귀나 장터 한복판, 사실 넓은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무대가 돼요. 관객들이 맘껏 호응이나 야유를 보내도 OK. 여기선 극의 일부가 되니까요. 여기는 바로 조선시대 사람들의 힙과 바이브가 제대로 터졌던 탈춤 무대예요.
탈춤이 풀어낸 것은 단순한 춤과 노래, 연극이 아니었어요. 공연자들은 술에 취한 듯 벌건 탈을 쓰고 파계한 중의 모습을 묘사하기도 하고, 하얀 피부에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한 탈을 쓰고 양반의 겉멋과 가식을 풍자하기도 했어요. 과장된 몸짓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당시 부조리한 사회 모습을 제대로 디스한 거예요. 신분제 사회에서 평소 마음에 꾹꾹 담아놓을 수밖에 없던 서민들의 한과 울분도 시원하게 박살냈고요. 높으신 양반들이 화내지 않았냐고요? 웬만하면 모르는 척 슬쩍 넘어갔대요. 옛날에도 너무 진지하면 멋없는 사람으로 찍혔거든요. 수위조절 없이 즐기다가도 꼭 화해의 춤으로 마무리하는 게 탈춤 스웨그이기도 했고요 😎.
이런 탈춤의 멋짐, 최근 세계에서도 인정받았어요. 최근 유네스코의 평가기구가 ‘한국의 탈춤’을 심사해 인류문화유산에 올리라는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거든요. 최종 결정은 다음 달 3일까지 하는데요.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미 따놓은 거나 마찬가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