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모으는 세탁소
작성자 뉴닉
고슴이의 덧니
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모으는 세탁소
뉴닉
@newneek•읽음 1,772
지역 신문사와 기자들이 조그만 빨래방을 열었어요. 부산 진구 호천마을 산복도로에 있는 ‘산복빨래방’인데, 세탁비로 돈이 아닌 이야기를 받고 있다고 💬. 산복도로에 담긴 부산의 현대사를 길어올리기 위해서예요: “진짜 이야기는 하루 이틀 찾아가 ‘기자인데요, 옛날에 산복도로는 어땠어요?’ 식의 취재로는 나오지 않는다고 믿었어요.”
산복도로는 한국전쟁 때 피란민들이 거처를 마련한 곳이에요. 1970~198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노동자들의 보금자리가 됐고, 1990년대 후반에는 IMF로 형편이 어려워진 주민들이 모여 살았고요.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노인만 남은 데다, 지방자치단체나 관공서 등에서도 그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했다고. 산복빨래방은 이러한 역사를 꼼꼼히 담기 위해 산업화 시기 신발 공장을 다녔던 어머님의 이야기나, 오래도록 마을수리공이었던 아버님의 이야기를 세탁비 삼아 빨래를 해드리고 있어요. 산복빨래방이 세탁비로 받은 이야기들은 부산일보 지면과 함께 유튜브 ‘산복빨래방’ 채널에 일주일에 한 번씩 올라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