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을지로 떠난 을지면옥
작성자 뉴닉
고슴이의 덧니
37년 만에 을지로 떠난 을지면옥
뉴니커, 냉면 좋아하나요? 요즘같이 더울 때 쫄깃한 면발을 목구멍 가득 밀어넣고 시원한 국물 한 사발 들이켜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데요. 그중에서도 평양냉면은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슴슴한 국물맛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봤거나 들어봤을 맛집, ‘을지면옥’이 37년 동안 지킨 서울 을지로를 떠나게 됐어요.
을지면옥을 운영하는 홍정숙(67) 사장님은 6·25 전쟁 때 평양에서 내려온 부모님을 따라 1985년부터 을지로에서 평양냉면을 팔았어요. 오랜 시간 노포로 사랑받으며 2018년엔 서울시 생활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고요. 하지만 수 년 전 가게가 재개발 사업 지역에 들어갔고, 최근 법원으로부터 건물을 넘기라는 명령을 받아 결국 그제(25일)를 끝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을지면옥은 새로운 곳에서 다시 문을 열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 공간에 켜켜이 쌓인 시간을 추억하려는 사람이 영업 마지막 날 한꺼번에 몰리며 결국 예정보다 1시간 넘게 늦게 문을 닫아야만 했다고. 홍정숙 사장님은 지키고 싶었던 공간을 떠나야만 하는 심경을 이렇게 털어놨어요: “추억이 있고, 애를 낳고 키운 곳이라서 지키고 싶었어요. 노포는 개인의 노포가 아니에요. 몸과 마음을 다 쏟은 게 전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