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 별세, 데뷔 69년 만에 무대에서 내려온 그가 남긴 것
작성자 뉴닉
고슴이의 덧니
배우 이순재 별세, 데뷔 69년 만에 무대에서 내려온 그가 남긴 것
평생 하나의 분야에 매진하여 큰 발자취를 남기고, 후세의 귀감이 되는 사람이 있잖아요.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동해온 배우 이순재 씨가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어요. 데뷔 69년 만이에요. 향년 91세.
방송, 연극, 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69년 동안 펼친 그의 배우 활동은 곧 한국 대중문화예술사나 다름없는데요.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어릴 적 서울로 내려온 그는 대학 시절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어요.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해 1965년에는 TBC 1기 전속 배우가 됐고, 출연한 주요 드라마는 140편에 달해요. 한 달에 30편 넘는 작품에 출연하기도 하는 등 단역 출연 작품까지 포함하면 셀 수 없을 정도고요 📺.
꾸준했던 열정만큼이나 그의 연기 스펙트럼도 다양했어요. ‘사랑이 뭐길래’(1991~1992)에선 ‘대발이 아버지’로 당시 가부장적 아버지의 표상을 그려냈고요. 특유의 묵직한 연기로 ‘허준’(1999), ‘이산’(2007) 등 여러 사극을 히트작으로 이끄는가 하면 70대의 나이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 도전해 코믹 연기로 어린이 팬들까지 사로잡은 것.
철저한 건강관리로 유명했던 그의 연기에 대한 성실함과 열정은 9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멈추지 않았어요. 2023년엔 연극 ‘리어왕’ 원작의 동명 연극 주연을 맡아 ‘최고령 리어왕’으로 기록됐고요. 지난해엔 드라마 ‘개소리’(2024)로 KBS 연기대상을 거머쥔 것. 말 그대로 힘 닿는 한 무대에 올라 배우로서 인정받은 거예요. 고인은 지난해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중문화예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별 무대를 선보이면서 그의 연기철학을 이렇게 전했어요 🗣️: “배우로서 연기는 생명력입니다. 항상 새로운 작업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미지 출처: ⓒKBS Drama 유튜브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