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합니다” 7년 동안 성폭력 맞선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수상자
작성자 뉴닉
고슴이의 덧니
“내일도 출근합니다” 7년 동안 성폭력 맞선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수상자
뉴니커, 세상에는 새로운 길을 열어내는 사람이 있잖아요. 당장 앞이 보이지 않아도, 어디가 길인지 아닌디 몰라도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걷다 보니 지나온 길이 새로운 길이 되어 있는 건데요. 지난 19일 ‘제12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을 받은 대한항공 여성노동자 장유정(가명) 씨도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
유정 씨는 2017년 상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회사에 신고했지만, 가해자에 대한 별도의 조사나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어요. 이에 그는 회사가 성범죄 방지 주의 의무와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요.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법정 다툼 끝에 사건 발생 7년 만인 지난해 회사에 책임을 묻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직장 내 성폭력 가해자를 징계하지 않거나, 2차 가해를 방관하는 등의 책임이 회사에 있다는 걸 대법원이 분명히 인정한 거예요.
제12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심사위원단은 “현실에서 사라져 가던 법의 정신을 되살린 사람”이라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어요 🏆. 유정 씨는 업무상 산업재해를 인정받아 요양기간을 가진 뒤 지난 4월 직장에 복귀했는데요.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과는 달리 “‘피해자의 복귀는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어야 한다”며 용기를 내 복귀를 선택한 거라고. 수상 소감에서는 “다음 세대의 여성노동자들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제 힘을 보탤 것”이라며 “저는 내일도 출근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고요. 유정 씨 덕분에 열린 새로운 길이 뒤따르는 사람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죠?
이미지 출처: ⓒNEWNEEK/한국여성노동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