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수영 잘하는 사람을 보면 흔히 ‘물개’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물개와 맞먹는 잠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바로 제주 해녀예요. 최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는 ‘한국 해녀의 잠수 행동과 생리학’이라는 논문이 실렸는데요. 해당 논문의 연구팀이 “제주 해녀는 가장 뛰어난 잠수 인간(diving humans) 중 하나”라고 평가한 것.

연구에 참여한 해녀 7명의 나이는 62세부터 80세, 모두 3대째 해녀 집안 출신이었어요. 연구팀은 이들의 작업 패턴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신체 변화 등을 분석했어요. 그 결과 해녀들은 하루 평균 4시간 15분을 바닷속에서 보내고, 어떤 해녀는 무려 10시간 이상을 물속에서 작업하기도 했다고 해요. 바다에서 작업하는 동안 물속에 머무는 비율도 놀라운데요. 이들의 수중 체류 시간 비율은 평균 55.9%로, 세계적으로 잠수 능력이 뛰어난 바자우족의 젊은 남성과 비슷한 수준이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측정된 것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심지어 수달이나 바다사자 같은 동물들과도 맞먹는다고 해요.

또 흥미로운 점은, 심박수 감소와 같은 일반적인 ‘잠수 반응’이 해녀들에게선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연구팀은 11초 남짓의 잠수와 9초의 숨 고르기를 짧고 빠르게 반복하는 독특한 잠수 방식이 그 이유라고 분석했어요. 오랜 세월 산소 부족을 최소화하고 체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되어왔다는 것. 현재 해녀들의 평균 연령은 70세로, 지금 활동하는 분들이 사실상 마지막 세대일 수 있다는데요. 짧고 단단한 숨으로 바다와 함께 삶을 이어온 해녀들. 그들의 지혜와 능력을 기록하고 이해하는 일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