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뉴닉 인터뷰 ① 표선고 인권동아리 ‘이끼’가 만든 차별 없는 바다 🌊🦼

“왜 누군가는 바다를 바라만 봐야 하나요?”

지난해 여름, 제주도 최초로 배리어프리 해수욕장을 만들어 화제가 된 곳이 있어요. 바로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표선고등학교 인권동아리 ‘이끼’인데요. 교통약자와 비교통약자를 ‘잇는다’ 라는 뜻으로, ‘잇기’라는 발음을 따서 만들어졌어요. 2021년부터 4년간 지역사회의 교통약자 이동권을 개선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고. 지난해 “어른들이 아무도 안 해줘서 우리가 했어요!”라고 말한 고3 학생들의 인터뷰가 널리 알려져 주목을 받았어요.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올여름, 표선해수욕장에서 ‘하얀모래 무장애 축제’가 다시 열렸어요. 지난 2~3일 작년보다 더욱 알차고 배려심 가득한 모두의 축제로 이끼 동아리가 돌아온 건데요. 꼬박 한 학기 동안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토론하고 아이디어 짜내는 과정을 거쳐 기획·홍보·현장 운영·안전 관리까지 꼼꼼히 챙겼다고. 

올해도 ‘무장애 축제’가 어김없이 호평으로 이어진 것은 숨은 주인공들의 힘이 컸어요. 바로 표선고 이끼동아리 2학년 김예지 님, 1학년 윤희성·강지원 님과 학생들을 묵묵히 도와온 김민석 선생님(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인데요. 인터뷰를 통해 뉴닉이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표선고 ‘이끼’ 동아리 인터뷰 보러가기

월간뉴닉 인터뷰 ② 모두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금배네민박’ 🏡🐾

“쉼에는 차별이 없는 걸요”

반려동물 가족이 있다면, 유기견이나 구조견에도 관심이 있는 뉴니커가 많을 텐데요. 그렇다면 몇 년 전 유기견 아이돌 ‘제주탠져린즈’의 화려한 데뷔 소식도 아마 들은 적이 있을 거예요. 한라봉·천혜향·풋귤·금귤 같은 이름을 가진 연습생(구조견)들이 최종 데뷔(입양 가족찾기)에 나서기까지의 여정을 KPOP 아이돌 콘셉트로 소화해 화제가 됐거든요. 

귤엔터는 ‘시골 잡종’ ‘떠돌이 들개’ ‘마당견’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리던 유기견을 품어 세상에 알리고(= a.k.a 팬 미팅) 평생 가족을 찾는 활동을 이어왔는데요. 그랬던 이들에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차별 없는 일상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험으로 다가왔다고.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배리어프리 라이프에 진심인 귤엔터가 올해 3월 제주 구좌읍 월정리에 반려동물 동반 숙소인 ‘금배네민박’을 오픈했다는 거예요.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진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기 위해 우당탕탕 힘써온 귤엔터. 이곳의 구낙현, 김윤영 대표와 금배 이사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내는 방법, 배리어프리 숙소를 오픈하며 겪은 고충과 사연까지 모두 물어봤어요. 

금배네민박 구낙현·김윤영·금배 님 인터뷰 보러가기

바다 건너 해외에선 어떻게 할까? 🌍💫

이동권의 역사가 오래된 선진국에선 배리어프리 제도와 유니버설디자인*이 기본적으로 제공된 곳이 많아요.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2005년 “모두가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여행이 더 많아져야 해!”라며 관련 지침을 발표했는데요. 숙박시설을 포함한 터미널과 기차역 등 교통수단, 식당 등 편의시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 사항을 권고하고 있어요. 단순히 물리적인 이동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관광지의 운영 및 관리, 도시 건축 환경, 관광 액티비티 및 이벤트 등으로 지침을 잘게 쪼개 ‘경험까지 평등한’ 여행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세계 각국 역시 이에 맞춰 평등한 여행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고요.

• 독일 🇩🇪: 독일 베를린은 휠체어 이용자를 비롯한 시각·청각·인지 장애인 관광이 활성화돼 있기로 유명한데요. 2013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배리어프리 도시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주요 관광지와 문화시설에서 배리어프리 서비스가 제공되고, 박물관이나 식물원 등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 투어 등도 제공한다고.
• 일본 🇯🇵:  2021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계기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니버설 투어리즘 정책을 펼쳤어요. 장애인과 노령 인구·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유니버설디자인이 들어간 가이드북·픽토그램 등을 확대했고요.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심리적 배리어프리’ 정책도 추진했다고. 특히 요코하마시는 도시 전역에 저시력자와 고령자를 위해 만들어진 서체를 사용한 4개 국어(일본어·중국어·영어·한국어) 안내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해요.
• 프랑스 🇫🇷: 프랑스 정부는 2001년부터 관광협회·장애인협회 등과 협력해 관련 시설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1) 이동장애 (2) 청각장애 (3) 지적장애 (4) 시각장애 등을 상징하는 로고를 사용해 장애 관련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숙박·레스토랑·미술관 등을 표시하고,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한 거예요.
• 호주 🇦🇺: 호주도 배리어프리 여행을 위한 선택지가 많기로 유명한데요. 호주관광청은 사이트를 통해 ‘호주 무장애 여행’을 장애 유형별로 안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어요. 그레이트 배리어리프·시드니오페라하우스·본다이비치 등에서 서핑, 캠핑, 어드벤처 등 여러 액티비티까지 경험할 수 있다고.

뉴니커가 전해온 이야기 👀

누구나 제약 없이 누릴 수 있는 배리어프리 여름휴가에 대해 뉴니커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었어요. 가족과 여행을 준비하는 일, 접근 가능한 교통편과 식당을 찾는 일, 관광지에서 겪었던 아쉬움 등에 대한 사연이 이어졌는데요.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 “요즘 유명한 식당이나 예쁜 카페는 기본적으로 다 턱이 있어요. 부모님 두 분 모두 다리가 불편하셔서 아주 낮은 턱도 목발을 짚고 움직이시는데요. 두 분에게는 이런 환경이 엄청 높은 진입장벽처럼 느껴지시는 것 같더라고요.”

💬: “무릎이 불편한 할머니를 모시고 언니와 둘이서 부산 여행을 다녀왔어요. 유명한 바다풍경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선 탑승장 앞에 모두 서서 대기해야 했는데요. 할머니가 무릎 때문에 걷기도 힘드신 터라 거기 계신 직원분께 빈 의자를 부탁드려서야 앉아서 기다릴 수 있었어요. 함께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건 좋았지만, 역시나 몸이 불편한 상황일 때는 제한도 많고 주변의 도움을 눈치껏 구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됐어요.”

💬: “신체 장애가 아닌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한 번에 잘 와닿지 않아요. 이런 이유로 발달 장애 동생이 있는 우리 가족은 어디를 가나 주위의 눈초리를 받기 일쑤인데요. 평소에는 괜찮지만 액티비티를 체험하거나 식당에 갔을 때,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대해주지 않는 부분이 참 속상했어요. 어린이를 마주할 때 무릎을 꿇어 눈을 맞추는 것을 아이를 위한 특별대우라고 하지 않듯이, 발달 장애인에겐 쉽고 간단한 언어를 쓰고, 그들의 행동 특성을 이해해 주면 좋겠어요.”

💬: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위해 식당, 카페 등 사전에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가는데요. 네이버 지도 등 실제 표기와 달리 막상 방문하면 ‘야외 자리만 된다. 가방 안에만 있어야 한다’ 등 제약이 많아 힘들었어요.”

💬: “13kg의 강아지와 살고 있는데, 비행기를 타거나 기차를 탈 수 없어서 항상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해요. 산이나 바다는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하는데 출입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항상 미리 찾아봐야 하고요.”

💬: “동생이 방콕 가족여행을 앞두고 무릎 슬개골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여행을 가려면 휠체어를 이용해야 했는데 비행기부터 모든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결국 손해를 보고 취소했어요. 평생 휠체어로 이동하는 분들은 정말 여행이 어려울 것 같아요.”

배리어프리 여행이 좀 더 즐거워지기 위해 무엇이 바뀌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많았는데요. 장애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실하게 표시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 접근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 자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 많은 뉴니커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줬어요.”

🙋: “장애 여부나 유형에 따라 이용가능한 서비스와 시설에 인증마크/픽토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반려동물 동반 가능 장소임을 알려주는 간판이나 표식, 픽토그램을 부착하고 이를 홍보하는 캠페인이 있으면 좋겠어요.”

🙋: “호텔 등 숙박업소나 액티비티 체험장에서 장애인을 위한 안내가 기본적으로 제공되면 좋겠어요.” 

🙋: “​​‘​​모두가 누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배려와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같이 즐길 수 있는 휴가지 🥳 

여기까지 읽으면서 “맞아, 이거 완전 내 얘기야!” 하고 공감한 뉴니커들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구나. 잘 몰랐어...”라고 생각한 뉴니커도 있었을 텐데요. 실제로 이동약자의 관광 접근성은 갈수록 중요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어요. 장애인이 누릴 수 있는 여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커지는 한편,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움직임이 불편한 어르신 여행객도 많아지고 있거든요. 

우리나라 인구 중 등록 장애인의 수는 2024년 기준 260만 명이 넘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으로 조사됐어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한 인구는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고요. 이렇게 늘어나는 배리어프리 필요성에 맞춰 모두가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여행지를 모아봤으니, 이번 계절 남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둘러봐도 좋겠죠? 

배리어프리 해수욕장 및 여행지📍

• 와현모래숲해수욕장 (경남 거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장애인 해수욕장을 개장했어요. 배리어프리 전용 매트에서 휴식도 할 수 있고, 해변용 휠체어도 대여 가능하다고.
• 삼척해수욕장 (강원 삼척): 삼척시가 제공하는 비치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어요. 교통약자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야자매트 길이 설치돼있다고.  
• 일월수목원 (경기 수원): 도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푸른 자연을 감상하며 휴식하기 딱 좋은 곳이에요. 무장애 동선이 잘 갖춰져 있어 휠체어 이용자에게도 안성맞춤인데요. 올여름 방문하면 이국적인 수생식물들이 모인 ‘물의 정원, 수원’ 전시도 볼 수 있다고.  

반려동물 동반 해수욕장 📍

• 멍비치 (강원 양양): 국내 최초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으로 알려진 멍비치는 매년 수천 마리 강아지 입장객 수를 기록할 정도로 입소문이 난 곳이에요. 반려견 해수욕장 개념이 생소했던 2014년부터 개장해 대표적인 반려동물 휴가지로 자리매김해 왔어요.
• 반비치 (강원 고성): 고성군은 반비치와 대진5리 해수욕장을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으로 운영 중인데요. 일반 피서객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반려견과 바다 수영을 즐길 수 있어요.
• 다대포해수욕장 (부산):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할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 ‘풀빛저녁’을 7~8월 동안 운영해요. 강아지 피트니스 코치가 진행하는 명상 및 반려견 동반 요가 등으로 구성돼있다고.
• 명사해수욕장 (경남 거제): 지자체 주도로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으로 지정됐어요. 반려동물 전용 샤워장, 놀이터 등이 준비돼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패들보드 체험도 가능해요.
• 함덕 해수욕장 (제주): 올해부터 반려동물 동반 이용이 가능한 해변으로 지정됐어요.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수영할 수 있는 특화 해수욕장이에요.

그밖에 강원특별자치도가 직접 선정한 반려견 동반 여행 코스를 비롯해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다누림관광센터 사이트,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플랫폼에서 무장애 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