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언어로 미래를 그려내던 작가, 편히 잠들다 ✍️
작성자 뉴닉
고슴이의 덧니
오래된 언어로 미래를 그려내던 작가, 편히 잠들다 ✍️

뉴니커는 언어가 갖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언어는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지만, 반대로 언어를 통해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만들어지기도 하잖아요. 얼마 전, 그런 언어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거장이 세상을 떠났어요.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언급됐던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 작가예요.
응구기는 케냐 출신 작가로, 평생 탈식민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불려 왔는데요. 특히 케냐의 토착어인 ‘기쿠유어’로 작품 활동을 한 걸로 유명해요. 영어 같은 지배자의 언어가 아닌 토착어로 글을 쓰면서, 아프리카인의 시각과 언어를 전 세계에 알리려 노력한 것. 그 결과 소설 ‘피의 꽃잎들’, ‘까마귀의 마법사’와 비평 에세이집 ‘마음의 탈식민지화’ 등 여러 걸출한 작품들을 써냈고요. 케냐 권력층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투옥되는 등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그의 펜은 꺾이지 않았다고.
응구기의 딸 완지쿠 와 응구기는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알리며 “그는 충만한 삶을 살았고, 훌륭한 투쟁을 하셨다”고 전했어요. 국제앰네스티 또한 “자유의 집필 활동에 감사드린다”며, 그를 케냐 역사에 큰 자리를 차지한 인물로 평가했다고.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의 언어로 세계를 그려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했던 노력을 기억하며, 다가오는 주말에는 그의 작품을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요?
이미지 출처: ⓒLibrary of Congress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