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작성자 신록
이야기는 위대하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환경, 사회, 시스템, 기술 등 어느새 또 새로운 것이 우리의 앞에 계속 등장하죠. 아직 적응하지 못했는데 우리는 자꾸만 변한 세상을 살아야 하고, 살아서 나아가야 합니다.
뉴니커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
사실 이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당연한 감정입니다. 엠마 헵번의 <감정의 이해>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예측 가능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받아들인 데이터에서 의미와 패턴을 찾는다고 합니다. 예측된 것과 뇌에 들어오는 데이터가 다르면, 뇌는 정보를 재편성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예측 가능성이 적은 상황, 즉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죠. 현대인들이 늘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은 암울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해로울 수도, 이로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천천히 달리면서’ 우리의 시대, 우리가 맞닥뜨린 불확실함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입니다.
🌿 어떤 내용일까?
이야기는 기수 휴머노이드 콜리가 경주마 투데이에서 두 번째로 낙마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콜리는 폐기를 앞둔 기수였고 투데이는 안락사가 확정된 경주마였지만 지금은 빠르게 달리고 있습니다. 말에서 떨어지는 동안 콜리는 투데이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그 순간부터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 현재까지의 시간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이 경마장에 서게 한 소녀 연재를 떠올립니다. 이 소설은 콜리의 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 어떤 책일까?
SF(Science Fiction)장르🧬 :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한 문학 장르인 과학 소설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Science’가 포괄하는 의미가 넓어지고 있어 다양한 소재가 SF에 사용되고 있어요. 이 소설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주 소재로 등장합니다.
휴머노이드가 뭔데?🤖: 인간(Human)+~형태인 것(-oid). 한마디로 ‘인간형’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로 인간의 모습을 한 생명체나 로봇을 지칭할때 쓰여요.
우리가 마주한 문제들🧐 : 로봇, 환경, 차별, 안락사 등 우리가 고민해볼 사회 문제들이 인물들의 사연 속에 녹아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이슈 톺아보기
📌그저 달리다가 죽을 운명?🐎
📖책 속에서는💬 : 투데이는 달리는 것을 사랑하는 말이었지만, 무리한 경기와 훈련으로 점차 행복을 잃게 되고 관절이 닳아버려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말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경기 중 이대로 달리면 투데이가 죽을 것이라 판단한 콜리는 투데이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낙마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떤데? :우리나라에서도 1년간 경마장 입장 인원이 9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경마를 즐기지만 퇴역한 말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호는 여전히 부족하다는데요. 경주마들은 평균 2세부터 활동을 시작하며 보통 평균 4세의 나이로 부상을 입고 은퇴합니다. 말의 평균 수명이 30세 정도인 것에 비교해 보면 경주마로서의 삶이 얼마나 혹독한지 알 수 있는 것이죠. 퇴역마들은 승용마, 번식마, 촬영마로 용도 변경되어 살아가다가 쓰임이 없어지면 안락사 당하거나 도축된다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해? : 전문가들은 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주의 퇴역마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죠. 또한, 경주마로 건강하게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과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조금 특별한 휴머노이드🤖
📖책 속에서는💬 : 콜리는 인지와 학습 능력이 추가된 소프트웨어 칩이 실수로 경마에 사용될 기수 휴머노이드에 삽입되면서 만들어진 조금 특별한 존재입니다. 하늘을 보기 위해 고삐를 놓기도 하고 너무 당연한 것들을 자꾸 질문합니다. 이 순수한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무심히 지나쳤던 소중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요.
✔️근데 이거 가능해? : 책에서처럼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이미 만들어지고 있어요. 환경 인식 능력과 학습 능력을 갖춘 2세대 휴머노이드는 곧 단순한 반복 작업에 투입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또한 콜리처럼 대화가 가능한 휴머노이드의 경우 현대인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어요. 중장년 층의 고독사 방지를 위해 반려 인공지능 스피커가 보급되기도 했다는 것.
🌏 지구 위 존재들의 가장 찬란한 연대
다시 도입부의 주제로 돌아와서, 우리의 시대를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을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보아요.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 아나요?
콜리가 차가운 알루미늄 로봇임에도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콜리가 ‘질문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질문은 일종의 관심 표현 방법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요. 한편, 가까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대화가 없으면 점점 멀어집니다. 함께하는 이들끼리 다정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면 걱정과 불안을 덜어내며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천천히, 천천히
안락사 예정이었던 투데이는 연재, 은혜와 민주 등의 도움으로 다음 경기 출전권을 가까스로 따내게 됩니다. 그 다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생명이 연장된 것이죠. 경기 당일, 천천히 달리기 시작한 투데이의 속도가 신기하게도 점점 빨라지는 것을 콜리는 느낍니다. 콜리는 투데이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자신의 무게를 덜어주기 위해 또 한 번 스스로 낙마합니다.
무작정 빠르게 달리는 것에 지쳐버렸다면 잠시 천천히 달리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요?
🍃 마무리하며
저는 이 책의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단순하고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보니 콜리가 바라보던 하늘의 파랑분홍, 분홍노랑 같은 색감을 잘 표현한 것 같아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인 것 같아요. 콜리는 로봇이고 건조하고 담담한 말투를 사용하는데도 그 안에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한마디 한마디에 위로받았던 것 같습니다. SF지만,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는 이야기니까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의 기록은 이만 마무리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