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소유하는 물성매력의 끝판왕, 바이닐 (Vinyl)
작성자 쭈뉘
music ITs (뮤직잇츠)
음악을 소유하는 물성매력의 끝판왕, 바이닐 (Vinyl)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레코드판 (LP=바이닐💽) 판매량이 CD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추산했습니다. 약 4,300만장이 넘는 레코드판이 판매되었는데, 음악의 성장과 문화적 영향력을 위협하는 AI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이루어낸 성과라 할 수 있죠.
IT와 음악의 관계성을 소개하는 뮤직잇츠 (music ITs). 이번 시간에는 음악🎵을 소유하는 물성매력의 끝판왕, 바이닐 (Vinyl) 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영원한 건 절대 있어...!🍀"
대중음악 한 곡당 3~4분의 시초, SP
과거의 유물에서 없어서 못 파는 매력, LP
EP를 처음 도입한 빅뱅, K-Pop 문익점?
SP (Standard Playing Record)
1887년 발명, 최초의 음반 형태
10 / 12인치, 78 RPM 회전🛞
한 면당 3~4분 정도 녹음 가능
1887년, 에밀 베를린너가 아연 재질의 원반을 매체로 이용하는 그라모폰(Gramophone)을 발명하였습니다. 현재 턴테이블 (Turntable) 로 불리는 축음기의 일종으로, 여기서 소리 저장 매체로 사용된 원반이 바로 SP입니다.
SP는 한 면당 3분에서 4분 정도의 짧은 녹음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1~2분 사이의 짧은 곡들도 발매되지만, 대부분의 곡들은 3~4분 가량의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최초의 음반 매체인 SP의 녹음 시간에서 이어져 온 공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SP를 판매하던 당시에는 여러 곡들을 하나의 묶음으로 패키징하여 판매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판매 방식이 사진첩과 비슷하여서, "앨범 (Album)" 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녹음 시간과 표준 앨범 단위 형태, 더 나아가 현재의 음반 시장의 틀을 SP가 만들었다 할 수 있습니다.
LP (Long Playing Record)
1948년 발명, 바이닐 (Vinyl)💽의 시초
12인치 (약 30cm), 33과 1/3 RPM 회전🛞
한 면당 약 20분, 총 40분 음악 재생
1948년, 미국 컬럼비아 (Columbia) 레코드사에서 최초의 LP 규격을 출시했습니다. 한 면당 20분, 이후 개선판에서 30분까지 녹음이 가능해지면서 SP의 완벽한 대체제가 되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만 들을 수 있던 음악의 한계를 극복하여, 장시간 음악 재생의 시대를 연 것이죠.
LP 규격의 등장으로 음악 시장이 점차 커지게 되면서 '아티스트' 로서의 가수, 소비의 주체로서의 '대중'이 등장하는 "대중 음악" 시대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LP는 플라스틱 재질인 PVC로 만들어집니다. 때문에 레코드판을 통칭하는 단어를 바이닐 (Vinyl) 로 불리는 것이죠.
EP (Extended Playing Record)
1949년 발명
7인치 / 12인치, 45 RPM 회전🛞
한 면당 약 10분, 총 20분 가량 음악 재생
EP 규격은 1949년 컬럼비아 레코드사의 경쟁사인 RCA 빅터에서 7인치 / 45 RPM의 새로운 형태의 음반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한 면당 10분 정도밖에 곡을 담지 못해서, 40분 이상의 곡을 담는 컬럼비아 레코드사의 LP 규격 대비 가성비가 좋지 않아 판매량에서 크게 밀렸죠.
때문에 RCA 빅터는 EP를 다른 판매 방식으로 마케팅하였는데, 바로 "미니" 음반 형태로 재구성하였습니다. 한 면당 1~2곡씩을 수록한 싱글 단위로 LP의 정규 앨범 방식을 비튼 것이죠.
EP는 현재 한국 음반 업계의 주류가 된 방식입니다. 한국 최초의 대중 EP라 할 수 있는 빅뱅의 <Always> 를 시작으로, 끊임없이 대중들에게 노출이 필요한 케이팝 가수들에게 필수적인 음악 활동 방식이 되었습니다. EP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앨범 개념과 시장 모델이 뒤바뀐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