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법, 세계의 감정 단어에서 배우다
🍒 뉴니커들, 마음경작소 에디터 이유경입니다!
요즘 저희 마음경작소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으로 함께 스터디 하고 있어요. 이번 주에 읽을 장을 펼쳤다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답니다. 독일의 'Backpfeifengesicht(박퐈이펜게시히트)'라는 단어 때문이었어요. 뜻이 '주먹을 부르는 얼굴'이라고 해요. 누군가의 얼굴만 봐도 괜히 화가 치밀어 오르는 그 미묘한 감정을 단어 하나로 표현한 거죠.
그 단어를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는 우리가 미처 이름 붙이지 못했던 마음을 표현하는 말들이 얼마나 더 많을까? 그래서 오늘은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재미있고 묘한 감정의 단어를 모아봤답니다.
감정의 해상도를 높이는 단어의 힘

세계의 다양한 감정 단어를 소개하기 전에, 감정 단어들을 많이 알고 있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감정 단어는 마치 마음의 해상도를 높여 주는 픽셀과도 같아요. 픽셀이 적어 흐릿한 화질의 사진을 보면, 무엇이 찍혔는지 금방 알아보기 어렵잖아요?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예요. 단순히 기분이 '좋다', '나쁘다'라는 몇 가지 단어로 지금 내가 경험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차리기 어려워요.
하지만 다양한 감정 어휘를 알고 있다면 내 마음을 훨씬 더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요. '그냥 기분이 나쁜 줄 알았는데, 사실은 서운했던 거구나',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질투하고 있었던 거구나'처럼 내 마음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또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한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내 마음을 전달하기도 훨씬 쉬워요. 내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일도 한결 수월해지거든요.
자, 그럼 이제 세계 곳곳의 재미있고 오묘한 감정 단어들을 만나러 가 볼까요?
삶의 고통을 더 선명하게 보여 주는 단어들

Litost('리토스트', 체코어): 자신의 비참함이나 무력함을 문득 깨닫고 느끼는 슬픔, 연민, 수치심이 섞인 깊은 고통과 슬픔
Torschlusspanik ('토어슐루스파니크', 독일어):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기회의 문이 닫히고 있다는 불안감에서 오는 공포
Dukkha('두카', 필리어): 삶 전반에 깔린 만족되지 않는 마음, 존재의 근원적 괴로움
공허함을 더 선명하게 보여 주는 단어들

Rückkehrunruhe ('뤼크케어운루에', 독일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직후, 그 여행의 기억이 순식간에 희미해지기 시작할 때 느끼는 감정으로 손님이 떠나고 떠들썩하던 집이 고요해졌을 때 느끼는 공허함을 표현
Mauerbauertraurigkeit ('마우어바우어트라우리히카이트', 독일어): 가까운 친구들조차 밀어내고 싶어지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벽을 의미
Altschmerz ('알트슈메르츠', 독일어):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문제로 느끼는 피로감과 무력감
Saudade('사우다드', 포르투갈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람이나 장소, 시절을 그리워하는 슬픔과 사랑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
사랑의 해상도를 높이는 단어들

Forelsket ('포렐스켓', 노르웨이이어): 누군가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느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황홀감
Kilig ('키리그', 타갈로그어): 사랑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거나 드라마에서 고백하는 장면을 볼 때처럼, 사랑의 상황에서 느끼는 짜릿한 흥분이나 두근거림
Gigil('기길', 필리핀어): 너무나 귀여운 것을 보았을 때 꼬집거나 꽉 쥐고 싶어지는 참을 수 없는 충동
편안한 행복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단어들

Hygge ('히게', 덴마크어): 집에서 촛불을 켜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는 행복
Merak ('메라크', 세르비아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행복과 충만함
Waldeinsamkeit ('발트아인잠카이트', 독일어): 숲속에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영성적인 감정으로, 고독이 아닌 자연과 연결된 듯한 혼자만의 평온한 상태
Ailyak ('아일랴크', 불가리아어): 서두르지 않고 삶을 차분하게 즐기는 상태, 경쟁 사회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걱정 없는 태도
Frihet('프리헷', 스웨덴어): 해야 할 일이 끝난 뒤 찾아오는 깊은 해방감과 평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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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한 단어들 중에서 유난히 마음에 남는 단어가 있었나요?
저는 불가리아어, '아일랴크(Ailyak)'가 기억이 남아요. 서두르지 않고 삶을 차분하게 즐기는 상태를 뜻하는 말인데요. 늘 무언가를 빨리 해내야 할 것 같고,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면 안 될 것 같은 요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가끔은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오늘은 조금 아일랴크하게 살아볼까?' 생각해 보려고요.
🍒뉴니커들도 오늘 배운 단어 중 마음에 드는 하나를 기억해 두었다가, 비슷한 마음이 찾아왔을 때 한번 꺼내어 사용해 보는 건 어때요? 내 마음에 이름을 붙일수록 마음의 해상도도 조금씩 높아질 테니까요.
그럼 다음 아티클에서 또 만나요!
✏️ 마음경작소 에디터 : 이유경 드림
🍒인스타그램 @mindcoord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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