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정말 '믿고 걸러야' 할까?

🍒 뉴니커님들, 마음경작소 에디터 이유경입니다!

  ‘회피형, 믿고 걸러야 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요즘, 연애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회피형은 절대 만나면 안 된다’고 자주 언급돼요. 그런데 정말 회피형은 '걸러야' 할 사람일까요? 

이번 호에서는 회피형의 특징을 알아보고 회피형과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회피형 성격, 어떤 사람일까?

‘회피형’이라 하면 보통 ‘회피형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을 말해요. 애착유형이란, 어린 시절 부모나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사람을 믿고 관계 맺는 방식’을 뜻해요. 이 시기에 경험한 신뢰감과 돌봄의 질은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믿음이 되어, 성인이 된 후 사랑을 주고받거나 갈등을 겪을 때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관계 패턴으로 이어져요.

예를 들어, 배고플 때 바로 먹을 것을 주고, 무서울 때 따뜻하게 안아주는 양육자 곁에서 자란 아이는 필요할 땐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 준다는 경험을 반복하며 사람을 신뢰하고 관계 안에서 마음을 편히 나눌 수 있는 안정형 애착을 형성해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세상은 안전하고,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야'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돼요.

반대로 필요할 때 곁에 없거나, 무심하게 대하는 양육자에게서 자랐다면 '기대해도 어차피 실망하게 될 거야'라고 생각해, 점점 마음의 문을 닫게 될거예요.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혼자 있는 게 더 편해’, ‘사람을 믿으면 상처받아’라는 신념으로 굳어지고 겉으로는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상처받을까 두려워 마음을 열지 못하는 회피형 어른이 될 수 있어요.

회피형과 연애

그런데 문제는, 회피형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에요. 회피형은 다투거나 서운한 일이 생기면 대화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대화로 풀기보다 갑자기 연락을 끊거나 관계를 끝내려는 선택을 종종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피형이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거절당할까봐 두려워, 차라리 관계를 끝내버리려는 과도한 보호 본능에서 나타난 행동일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회피형과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다치지 않고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내가 회피형일 때 그리고 상대가 회피형일 때로 나누어 이야기 해볼게요.😉

👉 내가 회피형일 때

① 완벽한 사람에 대한 환상을 내려놓아요

많은 회피형들이 상대와 갈등이 생기면 '서로 잘 안 맞아서 나타나는 일’ 이라고 여겨요. 즉, '잘 안 맞는 두 사람은 어떻게 해도 나아질 수 없다'라는 생각에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고 모든 면이 나와 잘 맞는 사람부터 찾으려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세상에 노력 없이 척척 맞는 사람은 없어요. 관계는 결국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세계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에요.

② 바로 도망치기보다 '내 마음' 관찰부터

회피형은 마음이 불편해질 때, 본능처럼 피하려 하거나 감정을 차단하려는 경향이 많아요. 그럴 땐, 바로 도망치기보다 잠시 멈추고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보세요. “아! 지금 내가 좀 불편하구나!.” , “이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네.” 처럼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마음이 느슨해지며 회피 행동 대신, 조금 더 유연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어요.

③ 혼자 있고 싶을 때, 상대방에게 미리 알려주기

“잠깐 생각 정리하고 싶어.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 한마디만 해도 상대는 버림받았다는 불안을 덜 느껴요. 갑자기 연락을 끊거나 사라지는 대신, 이렇게 미리 말로 표현해주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오해는 줄일 수 있어요. 상대는 '조금 거리가 필요하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고, 나 역시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 연인이 회피형일 때

① 연인이 혼자 있고 싶을 때, 존중해주기

회피형은 혼자 정리할 시간이 꼭 필요해요. 갈등 후에 연인이 나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면, 불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사실 거리를 두고 싶다기보다는 감정을 정리하고 안정감을 되찾을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거예요. 회피형의 성격 특성을 이해해주세요. “괜찮아, 네가 준비되면 이야기하자”는 말 한마디가 신뢰를 쌓습니다.

② 지나친 애정표현 보다는 지속적인 신뢰감이 더 중요

회피형도 사랑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필요로 해요. ‘네가 이렇게 행동하니 사랑받는다고 느껴져. 고마워’ 처럼 애정을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아요. 회피형은 인정받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잘한 행동을 콕 집어 인정해주면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어요.

③ 갈등이 생겼을 때, 한번에 해결하려고 하지 않기

갈등 후에 대화를 하게 되면, ‘이 기회’에 쌓아 둔 서운함을 모두 해결하고 싶을 수 있어요. 하지만 여러 문제를 한 번에 꺼내 놓고 대화하려고 하면, 회피형은 숨 막히는 압박을 느끼고 다시 멀어지고 싶어져요. 회피형은 압박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조금씩 나누어 대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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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던졌던 질문 기억하시나요? '회피형은 믿고 걸러야 할까요?'

이제는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회피형과의 관계는 분명 쉽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과 양보를 요구할 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회피형과의 관계 시작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단지,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지요. 너무 가까이 다가가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다,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며 마음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가는 것. 그것이 회피형과 함께 행복을 만들어가는 길일 거예요.

✏️ 마음경작소 에디터 : 이유경 드림

🍒인스타그램 @mindcoord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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