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풀할부 지르는 짠테커의 과거

신차 풀할부 지르는 짠테커의 과거

작성자 미짠

미친짠테커의 짠테크 이야기

신차 풀할부 지르는 짠테커의 과거

미짠
미짠
@mijjan
읽음 1,738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차 사고 싶다... 풀할부 해도 월 30~50만 원 내면 되니까 괜찮지 않나?"

실제 제가 했던 생각이었고, 2021년 4월 신차 풀할부 계약서까지 쓰고 왔었습니다. 지금은 개인 생활비를 월 10만 원까지 줄여놓고 절약저축을 즐거워하는 미친짠테커이지만, 2021년만 해도 저는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고소득자도 아니고 모아놓은 돈도 없으면서 신차를 사고 싶어 했어요. 문제는 이미 잘 타고 다니는 차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지방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어서 자차가 필수이긴 합니다. 기존 차량도 풀할부로 샀던 중고차였는데, 또 3년 정도 타다 보니 이제는 신차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거죠. 한번 하고 싶다는 생각 하면 꼭 해야 하는 성격... 그렇게 며칠 고민하는척하다가 결국엔 신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옵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신차 출고가 굉장히 지연되던 상태라 계약서 작성하고 신차가 출고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절약에 대해 눈뜨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요..!

 

"나 월 100만 원 이상 저축해!"

신차 풀할부, 월 20만 원 저축... 전혀 이상함을 못 느끼던 차에 직장동료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월 100만 원 이상씩 저축한다는 동료! 저보다 월에 80만 원 이상씩 저축하는 거죠. 나랑 월급이 크게 차이 나지 않을 텐데 정말 이상했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 들었어요. 다들 나처럼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날 집에 가자마자 저의 소비내역을 쭉 훑어봤어요. 뭐에 얼마를 썼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건과 동시에 자산폭등을 직접 목격하게 되면서 또 한 번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됩니다. 경제에 대해 1도 모르던 저도 알 정도로 모든 자산이 폭등했었죠. 주식, 부동산, 코인... 나는 현금도 별로 없는데 일찍 재테크에 눈을 뜬 지인들이 돈을 버는 것을 보며 현타가 제대로 왔습니다.

 

"저 차 출고 취소할게요.."

지금 신차가 문제가 아니었어요.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 같은 '저축과 투자'의 세계를 느끼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신차출고 취소였습니다. 출고 지연이 저에게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아직도 소름이 돋습니다. 출고 후에 정신을 차렸다면 이미 나와버린 차량에 매달 할부금 갚으며 또 허덕이고 있었겠죠?

 

그때 이후로 제 소비내역을 정비하고 예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고정비 완벽히 정리하는데만 2달이 걸렸습니다. 생활비를 월 10만 원까지 줄이는 데는 4년이 걸렸어요. 가계부를 적고, 소비를 줄이는 과정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조금씩 풀어보도록 할게요 :)

 

남들과 비교하지 말라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동료가 월 100만 원 이상 저축한다고 했을 때 '말도 안 돼..'라며 회피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나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람을 본다면 꼭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담)

지금은 그때 타던 중고차 팔아 받은 500만 원 그대로 중고 모닝을 구입해서 잘 타고 다니고 있어요. 경차 유류세 환급, 주차료 감면 등 다양한 경차혜택을 받으며 최대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친 짠테크 파이팅!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