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만원으로 산다는 것
작성자 미짠
미친짠테커의 짠테크 이야기
월 10만원으로 산다는 것

"내가 쓰는 생활비, 고정비가 얼마인지 아세요?"
주체적인 힘을 기르기 전에 내 자산 현황을 먼저 파악해 봤습니다. 직장생활 한지 5년이나 흘렀지만 별 볼 일 없는 통장 잔고, 경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처음으로 시작했던 건 '절약과 저축'이었습니다.
재테크를 시도한다고 해도 우선 시드머니가 필요했습니다. 내 월급에서 고정비가 얼마고, 생활비가 얼마인지 구분조차 안 되는 이 상황은 하루빨리 개선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월 80만 원 알파를 생활비로 쓰던 저는 4년이 지난 지금 월 10만 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요즘 물가에도 그게 가능한가요?"
제가 개인 생활비 월 10만 원으로 산다는 얘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놀라며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미리캔버스와 CHAT GPT 유료버전도 이 생활비 안에서 결제하고 있으니 사실상 월 5만 원 정도로 살아가는 셈입니다. 거기에 이제는 헬스장 월 25,000원까지 추가될 예정..!
고정비로 뺄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이렇게도 살만하고 고정비가 늘어나는 게 싫어서 유지 중입니다. 개인마다 개인 생활비의 범위가 다를 순 있어도 이런 미친 짠테크를 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나름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의 개인 생활비는 월 10만 원, 남편과 같이 쓰는 공용생활비는 월 30만 원이에요. 개인 생활비는 정말 본인을 위해 쓰는 돈이고 공용생활비는 남편과 같이 장 보는 거, 데이트하는 거, 생필품 사는 거 등 말 그대로 공용으로 쓸 때 사용합니다.(당연히 고정비도 따로 있습니다.) 사실 공용생활비 30만 원도 굉장히 적은 금액이에요. 요즘 장 1번 보면 10만 원이 훌쩍 넘어버리니..... 그럼에도 짠테크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서로 다독이는 중입니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또 물어보십니다.
"왜 그렇게까지 사세요?"
실제로 저희 어머니도 저한테 좀 쓰고 살라고 말씀하시는데 주변 반응도 이해가 갑니다. 세상에 재미있고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사실 4년 전만 해도 저도 세상에 있는 재밌는 거, 맛있는 거 다 즐기며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어디론가 줄줄 새고, 1년 동안 일했는데 월세보증금 300만 원 ~ 500만 원을 못 모아서 부모님께 빌려서 내던 사람이었습니다. 원래부터 짠테크를 잘하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죠.
아무 생각 없이 회사 다니던 때와 회사 독립 실험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을 때 제 가치관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저축을 1도 모르던 제가 정신 차리게 되었던 사건을 계기로 생활비 월 80만 원에서 월 10만 원으로 천천히 줄여나갔습니다. 절약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타? 당연히 있었습니다. 이렇게 4년째 절약을 즐기고 있어도 가끔씩 현타가 와요. 하지만 그걸 이겨내는 과정에서 인내심이 길러지고 스스로 통제가 가능해지니 결과적으로 제 인생이 변화하게 되더라고요.
주체적인 삶을 위해서 수중의 돈을 통제할 줄 아는 능력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소비가죽을 줄여놓지 않는다면 더 벌어도 그만큼 더 나가게 됩니다. 우리가 월급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처럼 무한 굴레에 빠지는 거죠.
많은 분들이 절약을 어려워하십니다. 스스로 지출통제를 하는 것도 어려운데 주변에서 함께 하지 않는다면 정말 외로운 길이 됩니다.
'나만 이렇게 궁상맞은 걸까..? 이 길이 맞는 걸까?'
절약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드는 생각입니다. 제가 이겨냈던 이야기 모두 전해드릴 테니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