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은결이가 잘하려고 무던히 애쓰는 모습은 저와 너무나 닮았지만, 그 이유가 달랐어요. 저는 '동생이 장애가 있으니까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는 아이가 돼야겠다', 때로는 '부모님이 동생 말고 이렇게 잘하는 나도 좀 봐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더 잘하고자 애를 썼어요. 철저히 제가 중심이었어요. 하지만 드라마 속 은결이는 '세상으로부터 부모님을 지키기 위해' 잘해야 했어요. 그렇게 잘해봐야 '본전'이었던 거지요. 어릴 때부터 이미 자신이 아닌 타인을 생각해야 했다는 게 참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