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할 수 있는 글쓰기 🖊️
작성자 레몬자몽
어느 비장애형제자매의 이야기
나만 할 수 있는 글쓰기 🖊️
2024년 뉴닉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이 책을 만났어요. 그때부터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그 고민의 결과물을 세 가지로 정리해봤어요.
1️⃣ 나는 왜 글쓰기를 시작했는가? 🌱
모두가 더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비장애형제자매이자 유아특수교사로서,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거든요. 그러려면 흘러가는 말보다, 영구적으로 남는 '글'이 딱 맞는 도구라고 판단했어요.
글은 기쁨, 슬픔, 공감, 분노, 안도, 위로, 해방… 온갖 감정을 선사해요. 그 감정들 속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될 수 있고요. 도파민을 자극하는 숏폼이 판을 치는 지금 이 시대에도, 글이 사람의 마음과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해요.
2️⃣ '나'만 쓸 수 있는 글은 무엇인가? 🔍
글이 파급력을 가지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해요. 이 책을 읽은 뒤로, 이 질문이 적힌 포스트잇을 책상 앞에 붙여 놓고 수 일을 고민했어요.
나만 가진 스토리는 뭘까?
책을 읽은 지 1년 반 만에, 조금은 답을 찾았어요. 제 무기는 '날 것의 경험 그 자체'였어요.
어린 시절부터 발달장애 남동생의 누나로 살아온 경험
그로 인해 특수교사의 길을 걷게 된 경험
가족이자 교사로서 수많은 가족들을 만나온 경험
남들이 하지 않은 날 것의 경험은 언제나 훌륭한 원석이에요. 그렇다면 글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그 원석을 깎아내는 것이에요. (이건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지금은 세상의 평가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글을 내놓고 있어요.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된다면, 분명 독자의 입맛에 맞추고 싶어질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나'만 쓸 수 있는 글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3️⃣ 나는 무엇을 말하지 '않을' 것인가? ✂️
'무엇을 쓸 것인가?'만큼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무엇을 쓰지 않을 것인가?' 예요. 두 가지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요.
첫 번째는 글쓰기 기술이에요.
"창작을 하려면 어느 순간에는 주장으로 도약해야 한다. 어떤 정보를 취하고 어떤 정보를 버릴지 선택하고, 그 결정을 바깥으로 드러내야 한다." — 최혜진, 《에디토리얼 띵킹》
우리말은 끝까지 읽어야 하는 언어예요. 가뜩이나 그런 언어에 사족이 붙으면 더 지저분해지고요. 예전에 제가 쓴 아티클을 보면 '쓸데없이 길다' 싶어서 지금도 종종 수정해요. 초안엔 머릿속을 스치는 모든 걸 쏟아내지만, 그다음엔 셀 수 없이 편집을 거쳐야 해요.
두 번째는 글쓰기 주제예요.
글의 주제를 잡을 때, 초안을 쓸 때, 퇴고할 때, 발행 예약을 걸 때 항상 이 두 가지를 물어봐요.
이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이 글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될까?
교사로 일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대하기 쉽지 않은 보호자도 있었고, 가치관이 달라 충돌도 있었어요. 이런 경험을 주제로 잡으면 이런 글도 쓸 수 있어요.
〈학부모가 유아특수교사에게 한 충격적인 말〉
<"특수 애들은 어차피 모르잖아요?" 멀고 먼 통합교육 인식〉
자극적이고, 조회 수도 잘 나와요. 하지만 저는 이보다 교육 현장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거나, 인간의 경험과 심리를 담는 글을 주로 써요. 비교적 슴슴한 글이지만, 그게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믿어요.
글의 목적성, 글의 고유성, 그리고 글의 여백.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 세 가지를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AI가 쓴 글이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온전히 제 머리로 글을 탄생시키기 위해 오늘도 안간힘을 써봅니다. ✊
*대표 이미지 출처: 미드저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