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많은 데 돈 버는 덴 없는 이유

작성자 르코

커뮤니티, 많은 데 돈 버는 덴 없는 이유

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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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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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모임과 파티에 미친자였습니다. 제가 주최한 네트워킹 파티가 100건이 넘고 미술식당이라는 전시관람+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5년 간 약 60회차 운영했으며 트레바리 초창기 70명 시절부터 멤버, 파트너, 클럽장까지 빡세게 경험했음을 고백합니다. 과거형입니다.

2. 크리에이터를 위한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참가자들이 종종 묻습니다. 온라인 슬랙이나 오프 모임 같은 건 운영할 생각이 없나요? "네. 죄송하지만 저는 커뮤니티를 운영하지 않으려고요."라고 말씀드립니다. 이 질문 때문입니다.

3. 균질할수 있는가?

4. 사업을 기획할 때, 100명의 고객이 100번을 방문한다면 1만 번의 서비스가 얼마나 균질할수 있는가를 자문합니다. 완벽한 균질성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그것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제가 가진 주요 질문입니다.

5. 집 부근에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자주가다 보니 점원의 태도 하나, 서브된 커피의 작은 온도 변화에도 기민하게 반응합니다. 해외 여행가면 잔뜩 긴장하고 돌아다니다가 스타벅스가 보이면 괜히 마음이 놓입니다. 서비스가 예측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CLV(고객생애가치)가 3,543만원입니다.

6.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고객의 핵심 니즈를 공급자가 제어할수 없다는 것이 구조적/본질적 취약점입니다. 만족도가 복불복이죠. 가령 이런 겁니다.

7.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사전에 확인할수 있는 건 호스트, 운영방식, 읽는 책, 공간입니다. 근데 고객의 목적은 만남이 5할에서 9할입니다. 꼭 이성 만남이 아니더라도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별비, 나이, 성향, 외모, 지적수준, 사회적 위치 등이 모임의 만족도를 좌우합니다. 이걸 파악할 때쯤이면 4개월의 모임이 끝납니다. 이런 이유로 서비스는 고객마다 회차마다 균질하지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8. 우리나라 넷중 하나는 1인 가구, 사람 냄새나는 모임의 니즈는 갈수록 증가합니다. 공급도 커지지만 규모를 키우거나 살아남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결국 넷플연가나 남의집과 같은 플랫폼, 이들은 균질성의 책무를 호스트에게 전가함으로써 한발짝 떨어져서 수수료를 얻습니다.

9. 따라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기업형 또는 대형 인플루언서의 플랫폼 모델과 그곳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1인 호스트의 소규모 모임이 빠르게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판으로 고착화되지 않을까 합니다.

10. 규모를 키우든 작게 운영을 하든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합니다. 사람이 좋아서 시작하면 현타옵니다. 감정소모를 해소해 주기에는 매출이 작고 귀엽습니다. 따뜻한 온정은 차가운 돈을 벌어야 하는 의사결정과 항상 배치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