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확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저에게 최근 그런 느낌을 주었던 노래가 ADOY의 Antihero인데요. 제가 아도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이자 아도이 노래 중 가장 많이 들은 곡이라 오랜만에 들을 때마다 여러모로 벅찬 느낌을 주는 곡이거든요. 그래서 삘받은 김에 감히 한 번 곡 자랑 좀 해보겠습니다...! 1. 사운드 저는 노래에서 나오는 분위기를 절대 무시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특히 사운드가 몽환적이고 빵빵해서 사람을 벅차고 미치게 만드는 그런 신스팝을 정말 사랑합니다. 그런 곡이 아도이 노래 중에서는 Antihero와 jet 같은 것들이죠. 그리고 두 곡 다 아도이 노래 중에서 일렉기타가 가장 선명하게 들리는 편에 속하기도 하고요 (제가 또 아도이 기타 세션 Jarry님과 그분이 속해 계시는 밴드 PATZ도 사랑하거든요) 2. 가사 처음에는 Antihero? 빌런인가? 라고만 생각했는데 검색해보니 "겉으로는 남들과 달리 행동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 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뜻을 알기 전에는 악을 미화하는 것 같아 꺼림칙했는데, 다시 보니 마치 가사가 왠지 조금은 외로운 삶을 살아왔을 것 같은 영화 속의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에게 "나는 너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 우리는 같은 처지거든. 그냥 우리 둘이 친구 하고, 행복해지자."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3. 뮤비 노래는 물론이고 뮤비도 꽤 볼 만합니다. Antihero의 뮤비는 세 명의 여고생으로 등장하는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 주연의 독립 영화 <최선의 삶> 의 미공개 컷으로 이루어졌는데요. 꽤나 낭만적인 가사와는 조금 달리, 뮤비(영화)는 사고뭉치지만 서로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짝처럼 다녔던 주인공들의 사이에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이 나게 되는 다소 안타까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에게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장면은 간주 부분이었는데요. 뮤비를 보기 전에는 아무도 없는 들판 혹은 산 위에서 두 연인만이 조용히 노을을 바라보는 낭만적인 장면을 상상했는데, 뮤비에서는 주인공이 친구들에게 상처받고 홀로 남겨진 상황을 그려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 저는 뮤비를 보기 전까지는 Antihero가 그저 '성격이 남들과 다르고 좀 튀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더라고요.(사실 영화도 원작소설도 안 보긴 했지만요.) "더 나아지기 위해서 우리는 기꺼이 더 나빠졌다. 이게 우리의 최선이었다." 이 말이 Antihero의 의미와 가장 일맥상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러 번 곱씹어보았는데,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아직까지도 사실 정확히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라고 멋진 말로 결론을 내고 싶었는데 무슨 말을 적어도 이해한 척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해지고 조심스러워지네요. 결국 이 이상의 공감과 감상과 연상은 여러분께 맡겨야 하겠습니다. 저도 글을 적다 보니 한 명 떠오르는 사람이 생겼는데요.... 다음에 Antihero를 들을 때는 아마 이분이 겹쳐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읽어보니 조금 흥미가 생긴다 싶으면 드라이브할 때 그냥 한 번쯤 플레이리스트에 끼워서 들어주세요. (사실 Antihero 같은 노래들이 좀 무더위 느낌이라 글이 계절을 좀 잘 못 탄 것 같긴 하지만요.) 그럼 다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