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국이 싫어서] 결국 행복은 거기에 있던가?

[리뷰 한국이 싫어서] 결국 행복은 거기에 있던가?

작성자 메밀국수호랑이

[리뷰 한국이 싫어서] 결국 행복은 거기에 있던가?

메밀국수호랑이
메밀국수호랑이
@kee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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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저널리스트 김형석 7.0 행복을 찾아서

영화 저널리스트 이지혜 5.0 그럼 떠나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영화 저널리스트 정시우 6.0 영화가 현실을 이기는 게 불가능한 한국

메밀국수호랑이 5.0 결국 행복은 거기에 있던가?

[리뷰, 서평]

행복을 찾아나선 한 청년의 이야기. 한국에선 그 행복이 보이지 않는 계나. 직장생활은 출근은 도어 투 도어로 2시간이 걸려서 새벽에 나와야만 한다. 겨울은 특히 힘들다. 그렇게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마음을 꾹참고 일과를 보내려는데 오늘은 입찰 결과를 조작을 맡기는 상사. 으.. 매일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것도 지겹다.

이럴 때 위로는 역시 남친이다. 착하고 바른 남자친구. 아직 취업 못한 그를 믿어주고 기다리고 있지만, 사실 그는 그녀의 집과는 다른 중산층이다.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만난 CC이고, 취업도 내가 먼저 했으니 꿀릴 것이 없지만, 왠지 집안을 비교하는 말에는 화가 불쑥 난다. 이건 극복이 안되는 유리천장 같은 계급이니까.

​그래서 한국이 싫어졌다. 결혼도 답이 아닌 것 같고, 가난한 집의 장녀도 싫고 행복은 이 나라에선 절대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해외로 눈이 돌아간다. 그래서 택한 나라는 뉴질랜드. 가족과 남자친구와 이별하고 또난 이역만리 외로운 섬나라에서 그토록 찾던 행복은 과연 계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장강명 작가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소설이 출간됐을 때 당시 유행하던 '탈조선'의 시대상을 바로 영화화 했으면 좀 더 공감 했을 수 있겠지만, 영화 개봉이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당시 탈조선을 꿈꾸고 당차게 해외 이민을 준비하던 청년들의 행보와 맞아떨어지는 시대 감각에는 동의를 하지만, 좀 더 깊은 무언가를 찌르지 못하고 겉핥기로 끝나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녀는 분명 현실 도피가 아니라고 하지만, 뉴질랜드에서의 지내는 삶은 그리 매력적이진 않았다.

​트렁크 무게가 무거워 짐을 덜어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기어코 챙겨가고 싶었던 동화 책 '추위를 싫어한 펭귄'의 펭귄 '파블로'처럼 집단에 적응하지 못하고 따뜻한 나라로 가고 싶은 계나. 템포가 너무 빠르고 추운 한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느리고 따뜻한 남쪽 나라인 그 곳이 낙원이라고 생각하니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이 시대 청년을 대변하는 시대의 키워드로 시작했지만, 여러 장치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 결국 계나 개인의 선택으로 인한 스토리 정도로 끝나버린 것 같아 아쉽다. 계나가 타국에서 보낸 3년이란 시간이 좀 더 의미 있게 그려졌으면 좀 더 응원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리뷰 : 메밀국수호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