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땅끝의 아이들] 시련 가득한 땅끝에서 이민아 목사가 체험한 기적
작성자 메밀국수호랑이
[리뷰 땅끝의 아이들] 시련 가득한 땅끝에서 이민아 목사가 체험한 기적
[리뷰, 서평]
책을 선택한 건 좋아하는 이어령 교수의 딸이 출판한 책이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작가에 대해서 상세한 정보는 알지 못했지만 그녀가 어떤 힘으로 신앙을 믿고 행했기에 '지성'으로 대변되는 그 꼿꼿한 아버지의 마음에 '영성'이라는 것을 넣었을까? 하는 순전한 궁금증이 앞섰다. 그녀의 삶은 어찌보면 결핍의 연속이었으나 역설적으로 너무도 충만한 삶이었다.
아버지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장관, 작가, 문화 평론가, 어머니는 건국대 명예교수인 강인숙. 그녀 역시 수재로 이화여대 영문과를 조기 졸업할 정도였고 졸업과 동시에 결혼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미국에서 로스쿨을 수료하고 캘리포니아 주 검사로 임용되기까지 그의 행보는 반박할 수 없는 성공 그 자체였다.
그러나 상세히 살펴보면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결핍이 있었다. 너무 바빴던 아버지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을 수 없었던 유년 시절과 사춘기. 그 결핍으로 인해 그녀는 본인을 구하기 위해 일찍 결혼했으나 그 사랑은 아쉽게도 파경에 이르렀다. 재혼으로 이제 좀 안정기로 접어들까 했을 때, 이번엔 병환이 그녀를 덮친다. 갑상선암은 이후 1996년과 1999년에 두 차례 재발되었다. 뿐만 아니라 둘째 아들이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이어진 망막손상, 다음해는 큰 아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왜 이런 일이 그녀에게 유독 일어났는지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신앙서적이지만 되려 하나님을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너무도 잔인한 상황이 유독 왜 그녀에게 찾아 왔는지, 세상에서 성공이란 건 다 허락하신 것만 같은 창조주가 왜 이리도 잔인한 병마와 자식의 아픔과 죽음까지 주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알고 나의 자식 같은 이웃의 아이들에 사랑을 전한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나 자신이 싫고, 그래서 사랑을 받을 수도 사랑을 할 수도 없는 완전히 자기만의 방 안으로 들어가서 갇혀버린 사람들. 저는 그 사람들이 땅끝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땅끝에 있는 아이였던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그녀의 고백, 아무리 읽어도 나의 그릇은 아직 너무도 작아 그녀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녀의 고백과 행보. 많은 청소년 아이들을 위해 행한 것들. 이 모든 것이 주의 은혜고 하나님의 능력을 본인도 체험한 것이라고 말하는 고백을 읽으면서 다 이해되진 않아도 함께 기도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그녀가 하나님께 돌아간 것도 벌써 12년이 지났다. 읽은 지 13년이 지난 이 책을 오늘 서평으로 삼은 것은 내가 인생을 살면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찾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마지막까지 뿌리다 간 사랑의 씨앗이 지금은 조금 더 열매를 맺었을 것이라 확신하며 주변의 소외되거나 결핍된 이들을 향해 깊이 기도해 본다.
리뷰 : 메밀국수호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