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탄] 목표 PER 20배는 도대체 누가 정할까?🤔
증권사 리포트를 읽다 보면 이런 문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27년 예상 EPS 20,000원에 Target PER 20배를 적용하여 목표주가 400,000원을 제시한다.”
계산은 쉽습니다.
20,000원 × 20배 = 400,000원
그런데 정말 중요한 질문은 계산 뒤에 있습니다.
“왜 15배가 아니라 20배일까?”
그리고 더 나아가
“왜 25배는 안 될까?”
입니다.
밸류에이션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숫자를 정당화하는 일입니다.
1️⃣ 과거에 몇 배를 받았는가
가장 직관적인 출발점은 Historical Multiple, 즉 과거의 시장평가입니다.
어떤 기업의 최근 5년 Forward PER가 저점 8배, 평균 12배, 높은 구간 16배 정도였다고 해보겠습니다.
현재 기업의 사업구조와 성장성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12배 부근을 하나의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평균을 그대로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이 바뀌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국내 매출 중심, 낮은 마진, 성장률 5%, ROE 8%였던 기업이 지금은 북미 비중이 크게 늘고, 고마진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며, 성장률 15%, ROE 18%의 기업으로 변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회사에 과거 평균 PER 10배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수 있습니다.
Historical Multiple을 사용할 때 중요한 질문은 “과거의 기업과 지금의 기업은 같은 경제성을 가지고 있는가?” 입니다.
여기서 리레이팅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성장률이 높아지고, ROE나 ROIC가 상승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사업 변동성이 낮아지고, 신규 시장에 진입하거나 경쟁우위가 강해진다면 시장이 기업의 이익에 부여하는 가격 자체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PER 10배가 15배로 바뀌는 것입니다.
2️⃣ 비슷한 기업은 몇 배를 받고 있는가
두 번째 방법은 Peer Multiple입니다. 비슷한 기업들이 어느 정도 멀티플에 거래되는지를 비교합니다.
동종기업 A가 15배, B가 18배, C가 20배라면 평균은 약 17~18배입니다.
대상 기업에도 그 수준을 하나의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누구를 Peer로 선택하는가입니다.
같은 전력기기 회사라고 해도 한 회사는 성장률 20%, ROE 25%, 북미 데이터센터 비중이 높고 수년치 수주잔고를 가지고 있는 반면, 다른 회사는 성장률 5%, ROE 10%, 내수 중심의 경기민감 사업일 수 있습니다.
둘이 같은 제품을 만든다고 같은 PER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Peer는 단순히 같은 업종이 아니라 성장률, 마진, ROE, 사업구조, 위험이 얼마나 비슷한가 를 봐야 합니다.
프리미엄과 할인에도 이유가 필요합니다
Peer 평균 PER가 20배라고 해보겠습니다.
대상 기업의 성장률이 더 높고, ROE가 더 높으며, 부채가 적고, 수주 가시성도 높다면 20배보다 높은 멀티플을 적용할 근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회사 규모가 작고, 특정 고객 의존도가 높고, 이익 변동성이 크다면 Peer보다 할인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22배냐 17배냐 그 자체가 아닙니다.
왜 프리미엄을 주고, 왜 할인을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멀티플도 펀더멘털에서 나옵니다
3️⃣ 세 번째는 Fundamental Multiple입니다.
우리가 PER 편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겠습니다.
PER의 경제적 구조에는 성장률 g, ROE, 자기자본비용 Ke가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ROE 20%, 장기 성장률 8%, 자기자본비용 12%인 기업을 생각해보겠습니다. 8% 성장을 유지하려면 필요한 유보율은 약 40%이고 배당성향은 약 60%가 됩니다. 이를 단순한 이론식에 넣으면 PER는 약 15배 정도가 나옵니다.
물론 실제 기업은 고성장기와 안정성장기가 나뉘기 때문에 이 공식 하나만으로 Target PER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합니다. 왜 높은 ROE, 높은 성장성, 낮은 위험을 가진 기업이 더 높은 PER를 받을 수 있는가? 를 경제적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실전에서는 하나만 보지 않습니다 ⚠️
가령 어떤 기업의 과거 5년 평균 PER가 14배이고 글로벌 Peer 평균은 18배라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과거보다 성장률과 ROE가 구조적으로 좋아지고, 과거에 존재했던 할인 요인까지 줄어들고 있다면 17배 정도의 Target PER를 적용하는 논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균이 17배니까 17배”가 아닙니다.
과거의 나와 비교하고, 현재의 경쟁기업과 비교하고, 현재 펀더멘털이 어떤 멀티플을 정당화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Target Multiple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위험, 경쟁우위, 사업구조에 대한 판단을 하나의 숫자로 압축한 결과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제 처음과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PER 10배를 보면 “싸다.” 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이 회사는 왜 10배를 받고 있지?” 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투자 아이디어는 그다음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그 10배를 만든 이유가 앞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그 변화가 실적 상승과 동시에 일어난다면 주가는 EPS 상승과 PER 상승이라는 두 엔진을 동시에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기업의 가격표를 읽는 데 필요한 기본 도구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다음글에서는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보겠습니다.
[Finale] 그래서 우리는 어떤 기업을 찾아야 할까?
![[10탄] 목표 PER 20배는 도대체 누가 정할까?🤔](https://d2phebdq64jyfk.cloudfront.net/media/article/6637d528e0324be091ec734eaa7f1ed6.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