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탄] 매출이 고성장해도 무조건 좋은 기업은 아닙니다 🙅♂️
주식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들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는 성장입니다.
매출이 20% 성장한다.
공장을 증설한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CAPA가 50% 늘어난다.
대개 좋은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밸류에이션 관점에서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합니다.
“그 성장을 만들기 위해 얼마의 돈을 집어넣어야 하는가?”
똑같은 20% 성장도 다릅니다
A기업과 B기업 모두 매출이 20% 성장한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A기업은 추가로 100억 원을 투자해서 20억 원의 이익을 만들고, B기업은 같은 100억 원을 투자해 5억 원밖에 만들지 못합니다.
겉으로 보면 둘 다 성장기업입니다. 하지만 자본을 사용하는 능력은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를 보는 대표적인 지표가 ROIC, 투하자본수익률입니다.
쉽게 말하면 “사업에 투입한 돈 100원으로 세후 영업이익을 몇 원 만들어내는가?” 를 보는 것입니다.
투하자본 1,000억 원으로 NOPAT 150억 원을 만든다면 ROIC는 15%입니다.
그런데 ROIC도 혼자 보면 안 됩니다
기업이 자본을 공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기업 전체 자본비용으로 WACC를 배웠습니다.
만약 ROIC가 15%인데 WACC가 10%라면 기업은 10%의 비용을 부담해 조달한 자본으로 15%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5%p의 초과수익을 만드는 셈입니다.
반대로 ROIC가 6%인데 WACC가 10%라면 어떨까요?
기업은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낮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업에 계속 돈을 넣으면 규모는 커져도 가치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관계가 나옵니다.
ROIC > WACC -→ 가치 창출 가능
ROIC < WACC -→ 가치 파괴 가능
성장률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기업이 성장하려면 대체로 돈을 다시 사업에 넣어야 합니다. 공장을 짓고, 설비를 사고, 연구개발을 하고, 운전자본을 늘립니다. 이를 재투자라고 합니다.
여기서 밸류에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관계가 등장합니다.
성장률 = ROIC × 재투자율
예를 들어 ROIC가 20%인 기업이 벌어들인 돈의 50%를 다시 사업에 투자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률은 대략 20% × 50% = 10% 가 됩니다.
그런데 이 식을 거꾸로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같은 10% 성장도 질이 완전히 다릅니다
A기업의 ROIC가 20%라고 해보겠습니다. 10% 성장하려면 이익의 50%만 재투자하면 됩니다. 나머지 절반은 현금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B기업의 ROIC가 10%라면 같은 10% 성장을 위해 벌어들인 돈을 전부 재투자해야 합니다.
C기업의 ROIC가 5%라면 10% 성장하기 위해 자신이 번 돈보다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합니다.
세 기업 모두 성장률은 10%입니다.
하지만 성장의 질은 완전히 다릅니다.
높은 ROIC를 가진 기업은 적은 자본을 재투자하고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동시에 많은 현금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높은 ROIC 기업이 매력적인 이유입니다.
그래서 “성장률이 높으면 가치가 높다”는 말은 반만 맞습니다
정확히는 자본비용보다 높은 수익률로 재투자하면서 성장할 때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ROIC 20%, WACC 10%인 기업이 성장한다면 좋은 사업에 더 많은 돈을 넣는 것입니다.
반대로 ROIC 5%, WACC 10%인 기업이 무리하게 성장한다면 투자자의 돈을 비용보다 낮은 수익률로 계속 굴리는 것입니다.
매출은 커지고 공장도 커졌는데 주주가치는 오히려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증설 발표를 볼 때 질문이 바뀌어야 합니다
기업이 “CAPA를 50% 증설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CAPA +50% -→ 매출 증가 가능 -→ 호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나가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증설에 얼마가 들어갈까요?
정상가동 이후 NOPAT은 얼마나 증가할까요?
그 신규 투자분의 ROIC는 얼마일까요?
그리고 그 수익률은 WACC보다 높을까요?
CapEx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라 CapEx의 수익률이 중요합니다.
이 질문을 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의 성장률 숫자를 보는 것에서 성장의 질을 평가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고방식은 바로 우리가 너무나 자주 보는 PER과 연결됩니다. 왜 어떤 기업의 이익에는 10배를 주고 어떤 기업의 이익에는 30배를 줄까요?
![[6탄] 매출이 고성장해도 무조건 좋은 기업은 아닙니다 🙅♂️](https://d2phebdq64jyfk.cloudfront.net/media/article/df8a6df0fe8b4e53933f41504c8047ff.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