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 연준이 전하는 메시지 ✉️
작성자 강준
한국경제 경제에디터 The Brief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 연준이 전하는 메시지 ✉️

안녕하세요, 강준 입니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4%를 찍으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우려한 물가 상승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시장은 미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더욱 강해지며 다시한번 미국의 금융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미국의 물가는 어떻게 유지되었는지 살펴보고, 연준의 입장에 대해 어떤 것들을 주목해야 되는지 다뤄보려고 합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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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물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
2025년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고율 관세 정책을 시행하며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 유예 조치가 이루어졌고, 중국과의 관세 역시 합의를 통해 상당 부분 완화된 상황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미국이 고율 관세를 유지한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당시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이 미국 내 물가를 급격히 자극할 것이라 경고했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습니다.
왜일까요?
이는 미국 내 수입 기업들이 관세 인상에 따른 수입물가 급등을 사전에 예견하고, 관세 부과 전 대규모 선매입을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즉, 비용이 오르기 전에 재고를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가격 전가 시점을 늦추고 단기적으로 물가 충격을 흡수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의 무역수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2025년 1월부터 전달에 비해 무역적자 폭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는 트럼프가 재선된 시기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죠. 그리고 올해 3월 미국은 무역적자 1405억 달러(한화로 약 193조 원)를 기록하며 무역적자 사상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이 덕분에 관세에 의한 즉각적인 물가 상승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물가를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흐름을 보여주며, 물가가 점진적으로 안정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트럼프의 금리를 인하하라는 말은 언론과 전문가들의 힘을 입어 점점 연준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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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연준의 움직임은? 🏦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발표된 이후 연준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진 않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연준은 트럼프의 말로 금리 조절을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연준의 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조절하는 중앙은행이 어떤 것을 기반으로 어떤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 곳인지 알아야 합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성장 이 두 가지를 궁극적 목표로 합니다. 다시 말해, 이들은 안정을 지키면서도 성장을 추구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주된 목표이죠. 이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경기에 적절한 금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적절한 금리란 역설적이게도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쫓는 것이 아닌, 두 마리의 토끼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어느 한 마리도 놓치지 않도록 하는 수준의 금리를 말합니다.
경기 성장과 물가 성장은 서로 대립적인 관계입니다. 경기가 너무 과열되면 물가는 폭등하기 쉽고, 물가가 전혀 오르지 않으면 경기 성장이 어려워지죠. 즉, 금리가 너무 낮으면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물가가 과도하게 오르기 쉽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돈이 너무 묶여 경기 성장이 둔화되기 쉽다는 뜻입니다.
결국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금리를 적절한 수준에서 유지하며 경제 전체가 과열되지도, 위축되지도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 단위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금리 조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짜 성장의 동력은 생산성에서 나와야 하죠.
만약 단기적인 성장을 욕심내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춰버린다면, 시중의 자금은 실질적 투자보다 더 빠르고 쉬운 자산시장으로 몰려 결국 버블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런 버블은 언젠가 반드시 터지며, 경제의 체질은 더 약해지고 잠재성장률도 점점 낮아지게 됩니다. 즉, 성장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금리를 자극적으로 조정할 경우, 오히려 경제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은 사라지는 역설이 벌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중요한 것은, 금리는 절제되고 조율된 상태로 유지하며, 성장은 기술혁신과 효율 향상, 노동 생산성 개선 같은 본질적인 구조에서 나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연준은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좋은 금리는 성장의 유혹에 휘둘리는 금리가 아니라. 성장이 제 길을 걸을 수 있게 조용히 뒷받침하는 금리라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감정에 휘둘려 금리를 조절하는 것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를 끊임없이 관찰하며 금리를 조절합니다.
현재 세계는 안정되기는 커녕, 불확실성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협력을 통하여 극한의 공급 효율을 추구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서로의 사상을 내세우며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자신이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움직이고 있죠.
전체의 관점에서 협력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게도 전체의 성장을 낮추게 됩니다. 그리고 글로벌 경기가 둔화 되어도 미국 경제는 성장하는, 다시말해 예외주의가 적용됐던 미국조차 이번 1분기에 발표된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연준은 고민이 되는 겁니다. 이러한 경기 둔화가 세계화의 종식에 의한 것인지, 미국의 생산성이 악화되어 나온 것인지를 말이죠. 만약 마이너스 성장률이 미국 내부의 생산성 저하로 인해 발생한 침체라면, 연준은 금리를 낮춰 일시적인 유동성을 공급하며 회복을 도울 여지가 생깁니다.
하지만 협력이 줄어드는 세계화의 종식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금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념의 충돌로 발생한 문제를 금리를 통해 미국 경제를 다시 끌어올리려고 한다면 오히려 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게 되면 위에 언급했듯이, 미국의 경제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만들 수 있는 것이죠.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이 어떤 것으로 부터 초래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의 금리는 미국 경제를 지키는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경제를 끌어올리려는 수단이 되면 안된다고 연준은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주목해야할 부분은 연준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 자체가 아니라, 그 스탠스를 뒷받침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경제의 본질이 무엇인지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유지하든, 인하하든, 인상하든 그 결정 뒤에는 하나의 질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 경제는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상태인가”
이 질문에 대한 연준의 해석이 바로, 향후 전 세계 자산시장과 통화 흐름을 결정짓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연준은 단기 자극보다 장기적 안정에 가치를 두는 조직입니다. 그 들이 금리를 조정하는 그 순간보다, 금리를 조정하지 않는 그 침묵의 시기가 오히려 더 많은 의미를 품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을 읽는 힘입니다. 수치와 헤드라인에 휘둘리지 않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구조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시선, 그것이 앞으로의 시장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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