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속에서 떠오르는 조선주?

수출 감소속에서 떠오르는 조선주?

작성자 강준

한국경제 경제에디터 The Brief

수출 감소속에서 떠오르는 조선주?

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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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jun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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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은 32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고 합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5억 6000만 달러로 역시 2.4% 감소했다고 하죠. 이에 한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었지만 HD 현대의 조선 계열사가 4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발표하며, 조선 주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출액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조선 업계의 실적은 어떻게 좋을 수가 있었고, 이것과 함께 어떤 것이 조선주를 동반 상승시켰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수출액은 줄었는데 어째서 실적은 좋았나? 📈

얼핏 보면 모순처럼 보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고강도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위축됐고, 실제로 관세 이후 수출 증가율은 급격히 둔화되었죠. 그런데 같은 시기, 조선 업체들의 실적은 되려 개선됐습니다. 이는 조선업이라는 산업의 구조적 특성에 의한 것입니다.

조선산업은 일반 소비재 산업처럼 오늘 주문해서 내일 출하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한 척의 선박을 수주하고 나면 설계, 자재 조달, 건조, 인도까지 최소 1~3년의 시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이죠.​

그리고 매출은 선박이 고객에게 인도될 때 인식됩니다. 즉, 지금 발표되는 실적은 2~3년 전 수주한 물량의 결과인 것이죠.

​실제로, 2021~2022년 한국 조선업의 수주량은 역대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 친환경 규제 강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이 맞물리며, 고부가가치 LNG 운반선,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그리고 이 시기, 세계 주요 조선사 중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를 모두 갖춘 한국 조선 업체만이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2020년 세계 선박 점유율 42.6%를 차지했으며, 2022년에는 1억 CGT(표준화물선 단위) 이상을 수주하며 2013년 이후 최대 수주량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주들이 지금 매출로 반영되고 있는 겁니다.

출처 : Global market research firm Clarkson Research Service

  • SHIPS 법은? 🚢

지금까지는 과거 수주의 결과가 실적에 반영된 거라면, 이제 시장은 앞으로 수주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을 키운 재료가 바로, 최근 미국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발의된 SHIPS 법안(SHIPS for America Act)입니다.

이 법안은 미국 조선업의 재건을 위한 전략적 입법입니다.

미 해군과 해양 물류 인프라가 중국에 비해 지나치게 취약하다는 우려가 커졌고, 이에 미국은 군수·상업 선박 생산 능력 확보를 주요 국방 및 경제 전략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죠.​

미국 내에 대형 선박을 자체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많지 않고, 기술력도 한국, 중국, 일본에 크게 밀려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SHIPS 법안은 해외 선진 조선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까지 열어두었습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조선업 시장에서 중국이 7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은 17%로 2위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선 중국이 조선업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더라도, 미중 무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중국에 손을 내미는 것은 쉽지 않겠죠. 그렇다면 자연스레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의 협력이 점점 더 유력해집니다.

  • 그렇다면 주목해야 할 것은? 🧐

최근 HD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 오션 등 조선주 전반이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이는 것이 개선된 실적에 더불어 미국 발 대형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말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기대가 실제로 나타나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지를 봐야겠죠.​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1) SHIPS 법안이 실제로 법제화로 이어지고, 2) 그 안에서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 해양 인프라 구축 파트너로 낙점되는 일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의 조선업 호조는 단기 실적이 아닌 장기 사이클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 마치며 🧹

​조선업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선점하는 산업입니다. 지금의 실적은 과거 수주의 결과고, 지금의 수주가 또 몇 년 뒤의 실적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은 이 시점에서 다음 수주가 어디서 나올 수 있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SHIPS 법안은 미국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어떤 파트너와 조선 산업을 재편할지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법안입니다.

​그리고 그 파트너로 한국이 손에 꼽히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지금 조선 주가 주목받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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