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서로를 미워하지만 분리되면 안되는 사이🇺🇸🇨🇳

미국과 중국, 서로를 미워하지만 분리되면 안되는 사이🇺🇸🇨🇳

작성자 강준

한국경제 경제에디터 The Brief

미국과 중국, 서로를 미워하지만 분리되면 안되는 사이🇺🇸🇨🇳

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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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jun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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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25%의 고율 관세를, 중국은 미국산 전 품목에 14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양국 간 교역의 문을 닫아버린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 완화가 아니라, 중국을 우회하는 경로를 차단하고 다른 국가들과 협상을 통해 중국 봉쇄망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AI 규제 완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이 조치가 중국과 미국 서로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지,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지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의 AI 규제와 폐지 후 AI 규제 🤖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AI 확산 프레임워크’는 오는 5월 15일부터 공식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유예하고 사실상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실제로는 시행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 규제는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들을 우호국(1티어), 우방국(2티어), 우리 국(3티어)으로 나누고, 각 등급에 따라 미국산 AI 반도체 및 관련 기술의 수출 차등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우호국에게는 무제한 수출을 허용하고, 우방국에는 일정량까지만 제한적으로 수출하며, 우리 국(중국)에는 사실상 수출을 금지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규제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 기업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수용해 이를 폐지하고 보다 단순한 규정으로 재설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방안은 일괄적인 국가 등급 구분이 아닌, 개별 국가와의 양자 협정을 통해 수출 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 태국 등 중국으로 우회 수출이 가능했던 국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명확히 밝혔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AI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중국에 대한 봉쇄는 오히려 한 단계 더 강화하겠다는 점입니다. 즉, 규제를 푼다는 말이 중국에도 기회를 열어준다는 뜻은 아니며, 오히려 관세 전쟁이라는 극단적 대치 상황 속에서 미국이 중국 봉쇄를 한층 더 치밀하게 조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AI 발전 속도와 한계 🇨🇳​

여기서 중국의 상황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은 2015년에 ‘중국 제조 2025’라는 프로젝트를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키워내기 위해 추진하였습니다. 바꿔 말해 중국이 지금껏 저임금을 무기로 저부가가치 상품들을 생산해 내는 세계적인 공장의 역할을 해왔었다면, 앞으로는 자신도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해 내는 첨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였죠.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이 결과적으로 가고자 했던 방향 즉,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고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눈에 띄는 기술 발전을 이뤄왔고 세계와의 기술 격차는 점차 줄여 왔습니다. 실제로, 중국이 보유한 CATL, BYD, 화웨이, 알리바바 등의 대기업들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5G,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죠.

 

그 결과 중국의 수출 규모는 압도적으로 성장했고, 이에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에서 중국의 비중 추이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중국은 수출시장을 뒷받침해 줄 내수 시장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여 시중에 풀었던 통화들은 계속하여 부동산과 금융투기 들어가 버블을 만들었고, 결국 버블이 터지며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되었죠. 또 내수 시장에 돈이 잘 돌지 않다 보니 실업률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이 해결해야 될 숙제는 두 가지가 남습니다.​

첫째는 내수 부진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입니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외치고 있지만, 소비 심리 회복은 더디고 높은 실업률, 부동산 위축, 민간 투자 둔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대 수출국이 미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내수 부진 돌파를 위해 미국의 존재는 필요합니다.

둘째는 미국 기술 의존에서의 완전한 독립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소프트웨어, 첨단 장비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제재를 완전히 뚫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미국 기술이 필요한 현실입니다.

종합해 보면, 정치적으로는 미국과 대립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미국이 필요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내수 성장과 기술 자립을 이루는 것이겠지만, 현재로서는 미국 없이는 이 숙제를 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입장과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

현시대는 기술 우위가 더 높은 쪽이 시장을 더 장악하여 더 많은 자본을 끌어올 수 있고, 이는 더 높은 경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결국 누가 더 발전된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가 곧 전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있는 결정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결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 기술 우위의 격차를 좁히지 않아야 하죠. 하지만 중국은 계속해서 기술 발전을 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은 막대한 부채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당장의 부채를 갚으려면 국채를 다시 새롭게 발행해야 하고 그 국채를 받아줄 주체가 있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 핵심 주체가 중국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중국은 지속적으로 미국의 국채를 비중을 낮춰가고 있죠.

지금까지 미국의 부채 부담을 완화시켜 주며 미국의 경제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에 일등공신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미국을 제치려는 상황인 겁니다. 하지만 미국도 중국을 완전히 떼어낼 수 없는 게 현실이죠. 이미 너무 많은 빚이 중국에 있기 때문입니다. 무리하게 떼어냈다간 오히려 미국의 신용등급의 하락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은 서로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얽힌 구조 속에서 견제와 협력을 동시에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AI 규제를 변화시켜 중국에 더욱 압박을 가하며 둘 사이의 균열을 더욱 키우고 있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치열하게 압박하며 균열을 키우고 있는 지금, 주목해야 할 것은 ‘누가 먼저 타협을 시도하려 하는가’입니다.

중국은 내수 부진과 기술 자립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넘어서야 하고, 미국은 막대한 부채 부담 속에서도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갈등을 얼마나 끌고 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양국 모두 스스로 버텨낼 수 있는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점에서 언제, 어떤 조건에서 전략적 타협을 시도할지가 앞으로 글로벌 경제 질서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AI 반도체 규제 완화라는 작은 움직임 하나가 향후 미·중 무역 협상의 물꼬를 트는 시작이 될지, 혹은 더 큰 대립의 전초전이 될지는 앞으로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 Toke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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