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미국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
작성자 강준
한국경제 경제에디터 The Brief
트럼프는 미국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 정책이 글로벌 경기를 흔들고, 국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세운 트럼프는 대중국 관세를 비롯해 전방위적인 보호무역 조치를 단행해 왔죠.
하지만 문제는 이런 조치들이 '과연 미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가?'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발표된 미국 무역수지를 바탕으로, 트럼프식 관세 정책이 미국 내 경제 흐름과 글로벌 교역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짚어보고, 트럼프의 의도가 무엇인지 나름의 추론과 주장을 제안하며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 어디까지 영향을 미쳤나? 🧐
2025년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례 없는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는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는 129%, EU에는 16%, 캐나다 및 멕시코에는 25%의 실효관세율이 적용되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발언을 번복하며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켰지만, 관세를 무역 전략의 중심에 두는 태도만큼은 일관되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당히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으며, 미국 3대 주가 지수가 전부 대폭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물 시장에서의 움직임은 조금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알고 있어서였을까요,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지체없이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의 무역수지에 대한 지표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2025년 1월부터 전달에 비해 무역적자 폭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는 트럼프가 재선된 시기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죠. 그리고 올해 3월 미국은 위 기사내용과 같이 무역적자 1405억 달러를 기록하며 무역적자 사상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의한 원자재 값 상승에 대비해 미래의 수요를 미리 땡겨온게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덕분에 관세에 의한 즉각적인 물가 상승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실물 시장을 나타내는 지표에는 아직까지 두드러진 신호가 나타나고 있진 않습니다.

미국의 실물경제를 나타내는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나 고용지수를 보면 금융 시장에서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고용지수는 2024년 말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후 다시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관세 정책이 미국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은 실업수당청구건수를 보면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관세의 영향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어려워지면 자연스레 미국의 실업률이 올라가면서 실업급여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지표를 보면 생각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기업들이 관세 충격에 대비해 미리 수입을 당겨오는 방식으로 시간을 벌어둔 상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안정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세계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그 영향이 미국의 실물경제에 어떻게 전이되고 있는지 시선을 돌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량을 앞당겨와 확보해 놓은 수입 기업들의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하면, 수입 기업들은 할 수 없이 높아진 원자재 가격을 통해 생산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높아진 원자재 가격은 수입 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을 점차 높여 압박을 가하게 되고, 이에 견디지 못한 수입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이 압박을 소비자들에게 전가 시키게 됩니다. 다시 말해, 실물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죠.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되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됩니다.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과, 트럼프의 선택 📉
지금까지의 설명을 잠시 두고 조금 더 나아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풀어보겠습니다.
사실 2018년, 트럼프가 처음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화의 질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각국은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고, 그것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하는 효율성 중심의 글로벌 경제질서를 공유하고 있었죠. 그러나 트럼프의 등장 이후, 이 합리성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도 시행됐던 관세정책은 각국이 경제적 효율성보다 정치적·이념적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전략적 경제질서, 즉 ‘탈세계화’의 흐름으로 방향을 틀게 했습니다. 그 결과 수십 년간 안정되었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는 현상이 나타났죠.
이렇게 두 설명을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경제 전체에 불확실성을 크게 키웠을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국가들과의 관계까지 악화시킨 인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렇게까지 강경한 태도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우선,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는 2024년 11월 기준으로 약 36조 860억 달러로 미국의 GDP 대비 100%가 넘어가는 금액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쌓인 미국의 부채가 미국이 1년 동안 벌어들이는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인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미국의 높은 생산성과 미국채에 대한 높은 수요 덕분에 이 정도 규모의 부채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가 확장국면에서 쇠퇴국면으로 접어 들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은 미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미국채에 가장 많은 소비를 담당했지만 점차 그 소비를 내려놓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미국 기업들을 위협하고도 있죠.

여기서 미국이 자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지켜내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1) 경제 규모 1등의 자리를 어느정도 내려놓아 성장을 늦추고 부채를 상환하는데 집중하거나 2) 미국의 생산성을 압도적으로 높여 그 부채들을 점차 갚아가는 것이죠. 그리고 트럼프는 이 선택지 중에서 2번을 택했던 겁니다. 그렇다면 관세 정책이 어떻게 미국의 생산성을 높이는지 의문이 들게 됩니다.
트럼프의 정책 의도 🤔
표면적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단순히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오랫동안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소비자였고, 세계 각국의 기업들에게는 든든한 수요 기반이자 성장 동력이 되어왔죠. 그런 미국이 관세를 통해 “미국 내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팔 수 없다”는 식의 압박을 가한다는 점에서, 이 정책은 단순한 재정 목적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책이 바로 법인세 인하입니다.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들은 세금 부담이 줄어들어 투자 여력이 생기고, 그만큼 미국 내 생산과 고용이 활성화될 수 있겠죠. 즉, 관세로는 수입을 억제하고, 법인세 인하로는 기업의 미국 내 진출을 유도하는 이중 전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의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재정 위기를 넘기려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회 삼아 미국 전반의 체질 개선을 꾀하려는 접근이죠.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건 단기적인 경제 우려가 아니라, 미국 경제 구조 자체의 변화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런 강압적이고 급진적인 방식이 오히려 미국의 기존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죠. 따라서 미국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선 지금의 단기적인 우려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넓은 시야에서, 거시적인 관점으로 관찰하고 미국이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해나가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일 겁니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