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겹게 LCK 4번 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하며 한 숨 돌린 T1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인해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 T1은 지난 16일 팬덤 소통 플랫폼인 '비스테이지'에서 'T1 POP'이라는 서비스 런칭을 예고했습니다. '비스테이지 팝'은 양방향 소통 서비스인데요. 아이돌 같은 연예인들이 유료 가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버블'이나 '위버스' 같은 서비스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발표에 따르면 T1 POP의 1인권은 월 5,500원, 5인권은 월 22,000원이며, 기존 멤버십 회원들에게는 20% 할인 가격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 그러나 발표 직후 커뮤니티의 반발이 생각보다 강력했습니다. 무엇보다 T1 POP 서비스의 시기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선수들이 방송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게임 스트리밍과 달리 '실시간 소통'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거란거죠.

• 선발전에서 보여준 불안한 경기력을 보완하기 위해 연습에만 매진에도 부족할 시간에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

• 대회 기간 동안 방송을 진행하면 경기 내용과 결과에 따라 악성 유저들이 몰려와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게 될 것이란 우려

✅ 오히려 '차라리 수익이 필요하면 굿즈를 더 팔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팬들이 많았는데요. 이번 월즈 굿즈의 판매 수량이 턱없이 부족했고, 자켓 등의 디자인이 너무 잘 뽑혀서 아쉬웠던 팬들은 선수들의 휴식과 연습에 악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T1 POP' 서비스가 왜 롤드컵 시기에 운영되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결과적으로 T1은 지난 18일, 'T1 POP 서비스의 시작을 롤드컵 이후 미룬다'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T1 POP' 서비스를 기획하고, 시작 일정을 연기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방송을 방해하는 디도스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팬들과 소통하며 개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었다.

• 과거에는 이와 비슷한 플랫폼의 제안을 거절했으나 개인방송이 무기한 중단됨에 따라 선수들에게 유리한 조건(수익 배분 비율, 유연한 활용, 악성 메시지에 대한 제한 및 법적 조치)으로 T1 POP 서비스를 준비했다.

• 선수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개인의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구단의 의무이지만, 선수단과 팬 여러분이 롤드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 이에 대해 만족하는 팬들의 반응도 있지만, 여전히 '연기가 아니라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자체가 문제라는 논리입니다.

• 악성 유저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런 서비스를 할 때 어떤 방법으로 선수들을 보호할 것인지 걱정이 된다.

• 롤드컵이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T1 POP에 찾아와 교묘하게 신경 건드는 악성 유저들이 걱정된다. 버블 서비스 중 발생하는 악성 유저 문제는 아이돌 판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다.

e스포츠 크리틱의 짧은 생각

✅ 개인적으로 프로게임단이 팬덤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다만 이번 논란을 지켜보면서 프로게임단이 'e스포츠 팬덤'에 대한 접근을 조금 더 세련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e스포츠 팬덤은 프로게이머들이 '소셜미디어, 개인방송' 등의 소통 매체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아이돌 팬덤'과도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대상이 프로게이머라는 점은 명확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그들이 승리하는 모습을 원하며, 그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은 철저히 경계하는 경향을 보이죠.

✅ 특히, T1의 경우는 팬덤과 안티팬덤의 대립이 강하고, 악성 유저들에 대한 스트레스가 선수단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버블' 같은 타입의 서비스에 대한 반감과 우려가 생각보다 더 큰 것이죠. 버블 서비스 중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돌들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 T1의 입장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롤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이 직접 서비스에 참여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모르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조건들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T1과 비스테이지 측의 계약 이슈가 있을 가능성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 일단 T1 POP 논란은 잠시 휴전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롤드컵 결과에 따라서 2차전이 시작될 수도 있을텐데요. 롤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었느냐,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 등이 T1 POP 논란에 큰 영향을 줄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