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 반려도구, 모카포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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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시산책자

도시산책자의 영감

해외살이 반려도구, 모카포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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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ync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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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의 영감>은 제가 제가 여행 속에서 보고 들으며 떠올린 생각과 영감 중 나누고 싶은 조각들을 골라 기록하는 아티클입니다.


제 삶의 모토는 목적지는 여행, 지금껏 26개국 84도시를 산책했어요. 2001년에 태어났고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일하게 된 사회초년생입니다. 🚶‍♀️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하루빨리 글을 쓰러 오고 싶었는데 요즘 준비하고 있는 게 있었어요. 그래서 정신이 없었는데 최근 조금 정리가 돼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여행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의 해외생활의 충실한 반려자로 함께하고 있는 '모카포트'를 소개해보고 싶어 짤막하게 준비해봤습니다.

제 방에 마련된 작은 커피존이에요

모두 커피 많이 좋아하시죠?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죠! ☕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저에게 커피란 아침에 들으키는 카페인 충전용일 때도 물론 있지만, 드넓은 원두의 세계도 공부하고 취향에 맞는 커피를 탐구하는 진지한 취미생활이 된지도 조금 되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어디를 놀러가도 스페셜티 커피집을 가장 먼저 찾아다니고, 매달 독특한 원두를 내놓는 단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 읽는 시간이 한달 중 가장 기대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싱가포르에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이 '정말 맛있고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마시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곳에 도착한 순간부터 유명한 로스터리부터 많이 가봤는데.. 아쉽게도 잘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바로 이 모카포트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천국인 한국에서는 굳이 모카포트를 찾을 이유도 없지만 그래도 이 친구의 매력이 궁금하시다면 오늘 글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먼저 모카포트가 생소한 분들을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커피 추출 기구입니다. 커피를 즐기는 방법도 참 다양하잖아요. 핸드드립, 에스프레소 머신, 에어로 프레스, 캡슐머신 등이 있는데 모카포트도 그중 하나랍니다.

위 사진이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인 비알레띠(Bialetti)의 모카포트입니다. 아담하고 귀엽죠.

독일 만하임의 한 로스터리 앞에서!

저와 모카포트의 첫 만남은 2022년 독일에서였습니다. 이 시기 커피에 관심을 막 가지고 열정적으로 이것저것 마셔보던 와중에 독일을 간 거라.. 우연히 접한 모카포트가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빨갛고 작은 비알레띠 모카포트를 처음 사고, 유명한 로스터리의 원두를 산 뒤 신나게 내려 마신(아니 올려 마신?) 기억이 납니다.

모카포트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렇게 기구, 원두, 물 그리고 가스 불만 있으면 커피 한 잔을 뚝딱 마실 수 있어요. 솔직히 에스프레소 머신이 제일 좋지만 자취방에 들이는 건 좀 무리고, 핸드드립은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바리스타 분이 해 주시는 그 맛을 흉내 못 내겠더라고요ㅎㅎ; 주전자, 드리퍼, 필터까지 챙겨야 할 도구도 비교적 많고요.

그에 비해 모카포트는 사용법, 세척, 휴대까지 세상 간편합니다. 그래서 제가 해외살이를 시작할 때 반려 도구처럼 챙기는 것이 바로 모카포트예요. 어느 나라든 (맛이 있든 없든) 로스터리 하나쯤 있으니까요. 원두 살 때 모카포트용으로 분쇄해 달라고 요청하시면 됩니다.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 사이 그 어딘가의 굵기일 거예요.


이렇게 쉬운 모카포트, 어떻게 사용하냐면요! 제가 직접 찍어왔습니다.

1. 모카포트는 세 부분으로 분리되는데 맨 아래의 보일러 칸이 물 넣는 곳입니다. 볼록 튀어나온 부분인 Safety valve 아래 선까지 채워주면 돼요.

2. 바스켓을 물 위에 얹은 후 원두를 담아 주세요. 원두 표면을 아주 고르게 만드는 멋진 탬핑까지는 필요없어요. 저는 키친크로스를 바닥에 두고 탕탕 내리치는 정도로 마무리합니다.

3. 벌써 커피를 만들 준비가 다 되었는데요! 본체와 결합해 준 후 그대로 불 위에 올립니다. 🔥

4. 곧 보글보글 치이익 소리와 함께 물이 원두를 통과한 후 커피로 변신해 위로 올라옵니다! 포트 뚜껑을 열어보면 커피가 왼쪽 사진처럼 흘러나와요.

참고로 맨 처음에 샀다던 아끼는 빨간 모카포트가 이건데 몇 번 못 쓰고 버렸어요. 왜냐면 제가 물 채우는 걸 깜빡하고 가열해서 핸들이 다 녹아버렸거든요,, 타는 냄새가 아직도 생생해요. 이때 스스로 바보같아서 슬퍼하다가 새로 산 것이 지금 잘 쓰고 있는 실버색 모카포트랍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실수 절대 하지 마세요..

인덕션용 팔레트

또 요즘은 다 인덕션이지 어디 가스불이 있냐??라고 하신다면 (독일과 싱가포르는 씁니다만ㅎ) 비알레띠에서 인덕션용으로 나온 라인도 많고요. 아니면 사진처럼 인덕션용 팔레트가 있어요. 저도 사서 한국 집에서 써봤는데 막상 커피가 올라올 만큼 충분히 가열되기도 전에 인덕션이 꺼져버리는 거예요.. 2번이나. 결국 모카포트 한 번도 못 썼어요. 이건 저희 집 인덕션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모카포트는 가스불에 빠르게 추출하는 게 속 편하기는 한 것 같아요.


이렇게 추출된 커피를 이제 느긋하게 즐겨주면 되는데요. 아무리 사용이 간편해도 제일 중요한 건 커피 맛일 텐데, 사실 저는 상당히 좋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이런 글도 안 썼겠죠.

위에 모카포트에 들어가는 물 양을 대략 봐도 알겠지만 엄청 적어요. 에스프레소보다는 묽지만 또 이것만 마시기는 진해서 저는 물을 살짝 추가해 마시는데 딱 좋아요. 잘 내려진 핸드드립 느낌도 충분한데 양이 좀 적은? 머신에서 뽑히는 신선한 크레마도 없고, 여기에 우유를 첨가해 마시는 건 무리지만 딱 깔끔하게 블랙으로 한잔 즐기기에는 모카포트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추출될 때 퍼지는 커피 향이랑 모카포트 특유의 끓는 소리도 매력 포인트로 많이 꼽습니다. 요즘 저는 퇴근하고 집 와서 한 잔씩 마시는 게 소소한 루틴이랍니다. 가끔 달달한 디저트를 사와 곁들여 먹기도 하는데, 가끔은 조용하고 외로운 해외살이에서 저에게 주는 선물 같은 느낌도 들어요.

모카포트는 아직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도구가 아니라서 생소하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 가볍게 준비해 보았어요. 해외에서도 어떻게든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저의 의지가 담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더 깊은 영감을 담은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모카포트 자체가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만큼 가정마다 필수로 가지고 있다고 해요. 마치 우리나라의 김치냉장고 마냥요. 모카포트 처음 구매하고 알베르토가 설명해 주는 이 영상을 봤던 기억이 나서 가져왔어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시청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