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트렌드가 시작되는 곳을 묻거든, 저는 트위터(구 엑스)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밈과 짤들이 보통은 트위터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그야말로 트위터에서 핫한 것들이 인스타그램과 틱톡으로 넘어가고(혹은 틱톡에서 트위터로 넘어가서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경우가 다수라고 할 수 있죠. 요즘 트위터에서 가장 핫한 것은 바로 가족/지인이 직접 소개하는 형태의 광고입니다.

바이럴 광고가 핫하다니? 조금은 의외죠. 하지만 이 핫한 트렌드 속에는 현재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숨어있는데요. 관세 전쟁, 물가 상승과 혼란한 정세 속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코앞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과 2금융권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이 높은 대출 금리와 소비 부진 등으로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체율도 이미 10∼11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죠.

(자료 :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이렇게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의 가족들이 발벗고 나서서 트위터에 가족들의 가게를 소개하고 있는 겁니다. 돈을 주고 트렌디한 키워드로, 밈 가득한 말투를 섞은 교묘한 가짜 바이럴이 아니라,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스스로 돌리는 있는 거죠.

이 트렌드의 시작글은 벌써 리트윗이 3.5만이 넘었습니다. 이 글을 올린 이후로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다른 가게도 홍보하는 글을 올리는 선순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진심 어린 글을 적은 가게들의 리스트가 생겨나고, 이를 정리한 네이버 플레이스 지도도 생겨났습니다. 화려한 이미지와 영상으로 가득찬 광고들에 밀려서 소개되지 못한 "진짜" 가게들에 대한 니즈는 꾸준히 존재했으나, 정작 알 수 있는 경로는 많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절박함, 내수경제를 어떻게든 극복해서 잘 살아보자라는 마음, 랜선 효도, 광고가 아닌 "진짜" 가게에 대한 니즈가 모두 합쳐지면서 그야말로 엄청난 반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게는 계속 추가 되고 있고, 사람들은 꾸준히 해당 가게들을 찾고 있습니다.

트렌드에 발 빠르게 탑승하여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인물도 있는데요. 바로 정원오 성동구 청장입니다. 해당 가게들 리스트에서 성동구에 있는 가게를 직접 다녀온 후기를 리트윗으로 남겼습니다.

직접 해당 가게의 음식을 먹어보고 후기를 남기면서 MZ 세대들에게 친숙함을, 자영업자들에게는 내수 경제를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정원오 성동구 청장 트윗 : https://x.com/kindchong/status/1906578452918272000?s=12

월급 빼고 모두 오르는 시기 속에서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가격을 올려버리면 소비자들은 더더욱 지갑을 닫을 것을 알기에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고 온종일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절박한 자영업자의 마음이 더 많고 넓은 세상에 닿기를 바라며 오늘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