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네이버 블로그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

작성자 지구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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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네이버 블로그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

지구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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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sal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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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기록. 다이어리의 판매는 급증하고, 기록과 관련된 수많은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이 '기록'에서도 나타나는데, 기록하는 플랫폼인 '네이버 블로그'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 - 나무위키

코로나 19를 지나면서, AI 학습용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네이버는 '블로그'를 공격적으로 밀고 있다. 인스타그램과는 다른 '블로그'만의 감성을 MZ세대에게 전달하여,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가 수많은 MZ 사용자를 유입했다.

블로그 캠페인 : 주간일기 챌린지

맛집 후기나 제품 후기를 찾을 때 자주 이용하는 네이버 블로그. 하지만 나는 이제 네이버 블로그가 지겹다 못해 짜증난다. 정정하겠다. 나는 네이버의 광고 환경이 환멸난다. 광고로 도배된 네이버 검색 환경 때문에 나는 제품 후기나 맛집후기는 더 이상 네이버 검색, 블로그로 찾지 않는다. 오늘은 네이버 블로그 광고가 어떻게 블로그 질을 망치는지 알아보겠다.

광고가 붙은 제목의 블로그 글을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

우선 네이버는 지난 11월 25일 새로운 방침을 밝혔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24년 12월 1일부터는 최근 소정의 원고료를 받거나 제품을 협찬 받은 뒤 쓴다는 내용을 글 말미가 아닌 도입부 혹은 제목에 적어야 한다.하지만 나는 이 방침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다. 제목 또는 앞 부분에 '광고'임을 밝히라고 한다면 대부분 제목이 아닌 본문에 광고임을 밝히는 경우가 다수다.

검색을 하고 어떤 블로그의 글을 클릭할 때는 우리는 주로 제목을 보고 클릭한다. 제목에는 '광고'가 없어서 진짜 후기인 줄 알고 들어갔더니 광고글이라고 한다. 물론 길고 긴 본문 글을 읽은 뒤에야 '광고'임을 알아차리는 것보다 분노는 덜 하기는 하다. 하지만 제목에 속아 또 다른 진짜 후기를 찾는 과정이 벌써부터 피로하다.

네이버 블로그 맛집 후기는 애초에 광고글이 아닌 글을 찾아보기 어려워 '내돈내산' 키워드를 이용해 검색하거나, 카카오맵 후기를 보는 경우가 다수다. 네이버 지도 후기에도 무료로 음식을 제공받고 후기를 적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 속 세상엔 단점이 있는 가게가 하나도 없다.

블로그로 광고를 하는 것에 대해 그 자체만으로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는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홈페이지'처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건 블로그 체험단이다. 개인의 경험이지만 자격증을 위한 '학원', '교재'를 검색하면 끝도 없이 많은 블로그 체험단 후기가 나와 광고글이 아닌 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체적인 글 구조도 비슷해서 더 환멸난다.

무언가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검색을 하는 건데, 광고글만 잔뜩 나온다. 솔직한 후기를 듣고 구매를 결정하고 싶은데, 블로그에 쓰인 광고글은 대부분 칭찬의 일색이다. 그 제품의 장점은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도 잘 안다. 이미 회사 홈페이지에서 잔뜩 본 글이랑 뭐가 다른가.

블로그에 광고글을 쓸 때는 해당 회사에서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이 어느 정도 있다. 특정 키워드, 장점을 강조하는 글을 써달라는 내용이다. 회사뿐만 아니라 맛집, 카페 등 모두 '키워드'와 그들이 내세우는 장점을 강조해달라고 한다. 돈을 받고 원고를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체험을 하면서 겪었던 불편한 점을 솔직하게 적을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그렇게 복잡한 이해관계 속 나온 광고글 투성이인 블로그 환경에서 단점이 있는 가게는 하나도 없다.

AI 학습을 위한 블로그, 오히려 AI가 망치고 있다?

인간이 쓰는 수많은 언어와 글들은 AI를 학습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곤 한다. 네이버는 자체 생성형 AI를 만든 곳이기도 하고, 워낙 오랫동안 한국에서 독보적인 검색 엔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네이버가 가진 빅데이터의 가치는 환산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오늘도 블로그에 쓴 글은 추후 네이버 생성형 AI에 쓰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 글을 AI가 쓰고 있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달라질까.

예전부터 알맹이 없는 글을 쓰는 블로그는 정말 많았다. 오죽하면 블로그에 사용되는 이모티콘이 핵심적인 정보를 알려주지는 않는 캐릭터나 밈으로 활용될 정도였으니까.

네이버 블로그에서 삭제된 라인프렌즈 이모티콘 - 악플달면 쩌리쩌려버려 -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 뭔가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글을 마무리할 것만 같은 네이버 블로그 라인 이모티콘]

이제는 더 나아가 생성형 AI로 저품질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투잡, 쓰리잡과 같은 부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실제로 코로나 19 동안 부업으로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유튜브와 같은 매체에서 다수 등장했다.

블로그로 n달만에 n만원 벌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목이다. 하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시간마저 아끼고 돈도 번다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저품질 블로그도 함께 등장했다. 생성형 AI로 아무런 정보를 담고 있지 않는 블로그 글은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상단에 위치하는 경우도 다수다.

이러한 경우 피해를 입는 건 검색을 하는 사용자들이다. 나 역시도 궁금한 것을 검색하고 무의식적으로 가장 상단에 있는 글을 클릭했다. 하지만 글 내용은 궁금한 점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당연한 이야기들뿐이었다.

예를 들어보자면 영어 회화 연습하는 법을 검색하면 영어 회화를 잘 하려면 영어를 자주 말하면 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블로그가 상단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영어를 자주 말하면 영어 회화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어떤 영어 팟캐스트를 들었는지, 어떤 유튜브 영상을 활용했는지를 알고 싶은 건데 정작 중요한 내용은 다 빼먹은 '알맹이'없는 블로그가 너무 많다. 즉,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글을 쓴 아무 내용도 의미도 없는 블로그가 네이버 검색 엔진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는 어떤 형태의 기록 플랫폼이 되기를 원하는가?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록을 위한 플랫폼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상품을 판매하는 홈페이지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워낙 폭넓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전통적인 서비스이므로, 이처럼 광고로 도배된 네이버 블로그 환경을 네이버 블로그 탓만을 할 수는 없다.

나름대로 '내돈내산' 컨텐츠만 모아두는 카테고리를 분류한다거나, 광고용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네이버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변경하는 등 노력은 했다. 그럼에도 네이버의 검색환경은, 특히나 블로그에서의 검색 환경은 사용자가 느끼기에 최악이다.

그러므로 목적에 따라 다른 기록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네이버 블로그'는 그리 매력적인 플랫폼이 아니다. 이 다음 글은 사람들이 각자의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어떤 앱을 이용하는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영화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은 사람, 전문적인 지식을 기록 하고 싶은 사람, 자신의 일상을 편하게 쓰고 싶은 사람 모두 다른 목적에 맞는 다른 앱과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