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 ] 키링은 언제까지 갈까?
작성자 지구정복
트렌드란 무엇인가
요즘 트렌드 ] 키링은 언제까지 갈까?
요즘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익숙하게 들려오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짤랑 짤랑.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가만히 들여다보니 거의 모든 사람의 가방에 달려있는 온갖 종류의 키링에서 나는 소리였어요. 여의도 출근길에서도, 각종 카페와 맛집이 즐비한 홍대 거리에서도 가방에 달려있는 키링은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요즘은 가방 외에도 라이터, 에어팟 , 틴트 등 다양한 물건들을 "꾸미는" 키링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죠. 과연 이 키링 문화 어디까지 갈까요?
키링으로 "꾸미는" 문화는 "다이어리 꾸미기"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열쇠와 함께 거는 다양한 열쇠 고리가 있었죠. 각종 특산품, 기념품에 열쇠고리나 휴대폰고리를 함께 붙여 선물하기도 했었죠. 그러던 열쇠고리와 휴대폰 고리는 어느 순간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도어락의 등장으로 열쇠를 많이 사용하지 않기도 했고, 열쇠고리나 휴대폰 고리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물건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학창시절 때는 벳지로 가방을 꾸미거나, 가방에 있는 매쉬망에 인형을 넣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매쉬망 안에 있던 인형들이 밖으로 튀어나와 남에게 보여지는 형태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키링의 유행이 짧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키링의 기능이 없었거든요. 정말 오직 가방을 꾸며서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는 키링. 처음에는 장식적이고 무익하다라고 생각했던 키링은 이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야구공이 달린 키링을, 특정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은 캐릭터와 콜라보한 다양한 키링들을 자신의 가방에 정성스레 달기 시작했죠. 이 유행에 발맞춰 자비츠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크록스는 그야말로 제 N의 전성기를 한국에서 맞이했습니다.
키링 유행의 정점은 어디일까 싶을 정도로 별의 별것들을 키링으로 다는 요즘입니다. 올해 SNS에서 틴트 키링을 본 순간 키링의 유행이 정점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뇌절의 뇌절이라는 생각이었죠. MZ 표현을 빌려봤는데, 저는 정말 키링의 유행이 끝까지 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템버린즈에서 새로 출시한 향수 역시 키링이나 미니백의 형태였습니다. 특히 유명 아티스트인 제니를 모델로 앞세우면서 그야말로 화제성, 매출 모두 '대박'을 쳤었죠.
이후 어느 날 어머니랑 나눴던 대화에서 키링의 메가 트렌드 조짐을 느꼈습니다. 새로 산 가방이 어딘가 심심해보인다며 "요즘 애들이 달고 다니는 짤랑 짤랑 소리나는 거"를 사고 싶다고 말하는 어머니 덕분이었습니다.
키링은 이제 커스텀 디자인과 2025년 키워드인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무해력(상대방에게 해를 주지 않으면서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식)과 맞물려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아주 보통의 하루는 아주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지고, 가방에 달랑거리는 나의 귀여운 키링들은 아주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주니까요.
커스텀 디자인 + 키링 = ?
거진 15cm 는 되어보이는 인형 키링부터 실제 네잎클로버를 담은 키링까지. 키링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키링의 유행에 올라타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 역시 각종 캐릭터와 콜라보하거나,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키링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개성을 하나의 특장점으로 생각하는 요즘 MZ 는 커스텀 디자인에 열광하는데요. 남들과는 자신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커스텀 디자인을 자주 이용한다는 글을 얼마전 작성했었죠. 메가 트렌드인 커스텀 디자인과 키링을 합친 곳이 성수동에 있는데요. 바로 커스텀 디자인으로 키링을 만드는 곳인 성수동의 태그입니다.
자신의 취미, 관심사에 따라 만든 키링을 공유하는 SNS 글은 굉장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커스텀 디자인과 키링이 핫한 주제라는 걸 증명했습니다. 저 역시도 해당 사진을 보며 내 취향에 맞는 키링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기술 + 키링 = ?
NFC 라는 기술을 활용하여 네잎클로버를 휴대폰에 가져다대면 오늘의 운세를 알려주는 귀여운 키링도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제품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환경적이기까지 합니다. 제품의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부분들이 젊은 세대의 마음을 저격할 요소들로 구성된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에게 선물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환경적인 요소, 귀여운 네잎클로버 모양 키링,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운세 서비스까지. 키링에 기술을 적용해서 재미난 상품을 기획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서비스를 영리하게 이용한 출판사도 있습니다. 바로 올해 북클럽으로 대박을 친 민음사입니다. 북클럽 키트 구성품 중 하나로 책 모양 키링이 바로 NFC 기술을 활용한 키링인데요. 해당 키링을 휴대폰에 가져다대면 민음사 커뮤니티와 최신 소식을 알 수 있습니다.
(_____) + 키링 = ?
이제 무엇이든 키링과 합칠 수 있습니다. 한국 산업에서 가장 유행에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엔터업계 중 하나인 SM 은 발 빠르게 NCT WISH의 앨범을 키링의 형태로 냅니다. 이미 작은 CD라는 형태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키링 앨범을 출시했던 SM이었는데요. 하지만 NCT WISH의 캐릭터를 활용하여 '팬심'을 저격하는 귀여운 앨범을 출시합니다.
이 작은 별 모양의 키링을 단 사람들을 지하철에서 적어도 10명은 본 것 같네요. 아이돌 이름이 대문짝하게 써있는 절대 어디 들고 다니지 못하는 못생긴 키링이 아닌, 정말 팬이 아닌 사람도 사고 싶게 만드는 귀여운 키링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했던 앨범이었습니다.
NCT 재현의 솔로 앨범 역시 키링 컨셉이었습니다.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사진과 키링을 합쳐놓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키링의 다양한 활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벌써 트렌디하다고 평가되는 업계에서는 키링을 다양한 무언가와 합쳐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무작정 모든 걸 다 키링으로 만들기보다는 제품의 컨셉과 사회적 흐름을 파악하여 상품을 기획할 수 있을 것입니다.
키링은 과연 언제까지 갈까요? 어떤 새로운 것들과 믹스되어 저희에게 찾아올지 기대됩니다. 무엇이든 가지고 다니지만, 잊어버리기 쉬운 물건들과 '키링'을 합쳐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