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영화)를 좋아하세요?
작성자 Hiver
( )를 좋아하세요?
(여름 영화)를 좋아하세요?
여름은 더워서 숨이 턱 막히다가도 떠나갈 때가 되면 아쉬워지는 참 신기한 계절입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여전히 우리를 비추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하는 지금, 늦여름에 보기 좋은 ‘썸머’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영화 2편을 추천해 드립니다. 🎬
1. 썸머 필름을 타고! (サマーフィルムにのって)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여름의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지는 가볍게 보기 좋은 보통의 청춘물처럼 보입니다. 세 학생이 모여 꿈을 완성하고 아름다운 미래로 나아가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뻔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실 이 영화에는 SF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되려 일본 영화의 전형성을 더해 결말을 예측하는 데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아닌 세 명의 주인공이 영화에 가진 애정에 함께 녹아들어 영화를 완성시키는 과정에 자연스레 시선을 따라가게끔 합니다.
적절한 지점에서 투입된 SF적인 요소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우정 가득한 청춘과 여름, 그리고 로맨스라는 장르를 극대화하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영화라는 소재로 대변되는 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라는 키워드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에게도 어딘가 바래지고 흐려진 과거에 품었던 생기 가득한 시절 기억이 떠오르게 하며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SF적인 요소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영화가 지닌 영원성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의 영화는 언젠가 라스트 씬을 맞게 되겠지만, 그리고 그 라스트 씬을 여러 번 수정하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러울 것이기에. 레디, 액션!
이베 (Hiver)가 뽑은 명대사
사랑이란 대사 없이도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야 영화 아냐?
이번 여름엔 너희들의 청춘을 내가 좀 쓸게.
영화는 말야 스크린을 통해 현재랑 과거를 이어준다고 생각해.
2.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영화는 톰과 썸머의 500일 간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하는 것이 아닌 실사 사이에 나무 애니메이션과 날짜를 함께 등장시켜 뒤죽박죽 그들의 모습을 비춥니다. 그와 그녀의 관계가 순조롭게 흘러갈 때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나무도 생기 있는 모습을 띠며 관계가 악화될 때는 시들시들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사실은 둘의 관계성이라기보다는 관계에서 파생되는 톰의 감정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둘의 어린 시절이나 기대와 현실을 2분할 화면으로 보여주거나 톰의 감정을 표현하는 플래시몹을 하는 등 흥미로운 연출 방식을 채택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온전히 톰의 시선에서 전개됩니다. 그의 시선은 결국 관객들을 그의 감정에 동화시키게 되고 썸머를 가혹하게 생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썸머가 톰의 인생에 운명적인 악역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그의 시선에서는 절대 그녀를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없기에.
톰의 관점, 썸머의 관점, 그리고 외부인의 관점으로 이 영화를 3번 정도 보다 보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개인의 관점에서 놓치고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모두 누군가에게는 톰이, 누군가에게는 썸머가 되었을 테지요. 그리고 그러한 관계들 속에서 발생한 성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선택한 많은 관계 속에서 부딪히고 깨달음을 얻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한 성장이 더 나은 관계로, 미래로 인도해 주는 것 아닐까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당연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이베 (Hiver)가 뽑은 명대사
언젠가 알게 될 거예요. 그걸 느꼈을 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은 직접 말해야 해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대신 지껄이면 안 되죠.
톰이 배운 것이 있다면 누구도 위대한 우주의 이치를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뉴니커에게 이번 여름은 어떤 존재였나요. 🍀
막바지 여름을 정리하며, 그리고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이번 여름에게 안녕을 고하며 영화 한 편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영화가 이 여름을 조금은 더 나은 여름으로 기억하게 해줄지도 모르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