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인터뷰처럼 바라보는 기록 시작하는 법 | <인터뷰하는 법>
작성자 현의
나를 담는 기록
내 일상을 인터뷰처럼 바라보는 기록 시작하는 법 | <인터뷰하는 법>

타인에게는 서슴없이 건넬 수 있지만 스스로에게 건네기는 어려운 질문들이 몇 가지 있지요. 잘 잤어? 잘 지냈어? 요즘 어때? 등등 우리의 안부나, 그동안의 삶,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 말이에요.
인터뷰어가 다른 사람의 삶을 궁금해하듯, 나도 나의 삶에 관심을 갖고 성심성의껏 질문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요? 최근에 읽은 <인터뷰하는 법>이라는 책을 통해 그 답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인터뷰하는 법'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타인의 삶뿐만 아니라 나의 삶에도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 법, 그 질문을 던지기 위해 수시로 기록해 보면 좋은 것을 확인해 보세요.
🎙️좋은 인터뷰의 시작은
나와의 인터뷰에서부터
책 <인터뷰하는 법>은 저처럼 질문이 참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지 기획하는 법부터 출발해 좋은 질문 만드는 법, 인터뷰이 섭외하는 법, 인터뷰를 글로 써서 세상에 내보이는 법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에게 친절하고 세세하게 알려줍니다.
그런데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들을 열심히 필기해 가며 읽던 도중, 마지막 에필로그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언젠가 그동안의 연대기가 궁금해질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을 만난다면, 누군가를 인터뷰할 기회가 온다면 이 책에서 알려주는 지식을 꼭 활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저자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나와의 인터뷰"였거든요.
이 책을 통해 타인을 인터뷰하는 것을 얘기했지만, 실은 나와의 인터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내가 품어본 질문, 내가 대답해본 질문을 타인에게도 할 때 우리의 인터뷰는 조금 다른 차원이 됩니다.
나를 관찰하고, 나를 눈치채주고, 나를 보듬고, 나를 챙기고, 나를 이해하고. 내가 나를 궁금해하는 마음이 멋진 인터뷰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터뷰 잘하는 비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우리의 삶이 흔들릴 때 인터뷰가 어떻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누구나 일상에서 인터뷰를 활용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싶었다고 해요.
그리고 나의 삶에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기록하는 것 또한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좋은 인터뷰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고요.
🧐 나를 인터뷰하려면
어떤 질문이 필요할까?
그렇다면 나와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질문을 품어야 하고, 어떤 답변을 기록해보면 좋을까요? <인터뷰하는 법>에서는 정말 다채로운 질문이 수록되어 있지만, 그 중 부담스럽지 않게 나를 인터뷰하기 좋은 질문을 딱 3가지만 추려서 소개해보려고 해요.
① 나와 친한 낱말 찾기
그런데 실은, 여러분에게 먼저 권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인터뷰할 대상 말고 나에 대한 낱말 찾기를 해보는 겁니다. 요즘 나랑 친한 낱말은 무엇일까.
10년 전의 단어들과 지금의 단어들은 조금 다르겠죠? 10년 후의 단어들은 어떨까요. 내가 나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들은 지금의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자연스럽게 알려줄 거예요.
저자는 인터뷰를 하기 전, 사전 조사를 통해 인터뷰이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면 그다음 차례로 인터뷰이와 어울리는 단어를 자유롭게 적어보기를 권합니다. 비슷한 단어들을 묶어 카테고리로 만든 뒤에는 이를 바탕으로 인터뷰 질문을 만들어볼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저자를 보며 #기자 #프리워커 #엄마 라는 키워드가 떠올렸다면 '기자와 프리워커의 공통점과 차이점','프리워커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 사이에서 균형 잡는 법'과 같은 질문을 떠올려볼 수 있겠지요.
이를 우리의 삶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예시를 다음과 같습니다.
이처럼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학업에 대한 단어뿐만 아니라 그 외의 영역에서도 나와 어울리는 다양한 단어를 찾아두었다면, 그다음으로는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을 던져보세요.
왜 이런 단어를 떠올렸는지, 이런 단어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지, 이 단어들을 엮어 내 삶에 어떤 새로운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지 고민하고 기록하다 보면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더욱 선명해질 것입니다.
② 크고 무거운 질문 대신, 작게 질문해보기
인터뷰에서 주고받는 질문과 면접장에서 나오는 질문은 그 목적이 서로 다릅니다. 인터뷰어는 상대를 평가하려는 것이 아닌, 그 인터뷰를 읽게 될 독자가 인터뷰이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해 질문을 건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자는 인터뷰할 때는 마치 압박 면접을 연상시키듯 무겁고, 딱딱하고, 어려운 질문 대신 인터뷰이가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삶을 솔직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은 질문들을 해보길 권합니다.
이러한 작은 질문들을 자신에게 건네보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나를 평가하려는 목적이 아닌, 나의 개인적인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대답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질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내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마냥 힘들고 막막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내 생각을 부담 없이 표출하는 작은 경험이 조금씩 쌓이다 보면 점차 크고 중요한 질문 앞에서도 떨지 않고 나의 의견을 분명하게 세상에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③ 기억하고 싶은 순간에 밑줄을 긋고, 이를 질문으로 만들어보기
<인터뷰하는 법>의 에필로그에는 17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이후 어느 날 자신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 질문을 해왔지만 자신을 향해서는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매일 하나씩이라도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기로 결정하는데요. 막상 실천하려고 보니 막막하고 어려워서 계획처럼 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 하루의 인상적인 장면에 밑줄을 그어보기로 마음먹는데요.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 비슷비슷한 하루가 이어지는 날도 있기 때문에 '인상적인 장면'의 기준을 확 낮추어서 오늘 하루 중 생각나는 순간을 아무거나 적어보기로 계획을 변경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 뒤에는 질문을 붙였다고 해요.
퍼스널 컬러, MBTI로 자신을 알아가는 것도 좋지만 일상에 밑줄을 긋고 물음표를 붙이면서 나의 삶을 내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메시지로 이 책은 마무리됩니다.
끝으로 '나를 궁금해하는 마음이 멋진 인터뷰의 시작'이라는 문장도 등장하는데요. 이처럼 아무리 작고 사소해도 좋으니 내 생각을 묻고, 나의 삶을 궁금해하는 태도는 나뿐만 아니라 타인을 궁금해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는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참 신기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고 아주 간단하게, 내 일상을 돌아보고 내 삶을 탐구하는 기록을 시작해 보고 싶은 분에게 저자처럼 하루의 밑줄을 긋고, 밑줄 뒤에 작은 질문을 기록해 보는 걸 추천드려요.
👀 이제는 스스로를 관찰할 때
관찰 예능, 브이로그, SNS 인증사진 등을 통해 타인의 삶을 관찰하기 매우 쉬워진 세상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삶을 관찰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스스로를 탐구할 시간은 조금씩 부족해지곤 해요. 때로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인터뷰하는 법>은 타인과 인터뷰할 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소개해 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인터뷰하는 데도 유용한 지식을 전달해 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탐구하는 기록을 시작하다보면 나의 생각에는 나만의 고유한 삶과 가치관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가치있다는 점, 아무리 평범한 하루를 보냈더라도 그 하루에 물음표를 붙이다보면 내 생각과 마인드를 탐구하는 특별한 인터뷰가 된다는 점을 눈치채게 될 거예요. 나의 삶을 특별한 인터뷰처럼 만들어보고 싶을 때, 우리의 삶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탐구하고 싶을 때 <인터뷰하는 법>을 읽으며 스스로를 위해 멋진 질문을 던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