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한 장으로 부담 없이 내 생각 기록하는 법 | <0초 사고>

A4 한 장으로 부담 없이 내 생각 기록하는 법 | <0초 사고>

작성자 현의

나를 담는 기록

A4 한 장으로 부담 없이 내 생각 기록하는 법 | <0초 사고>

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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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heyb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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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담는 기록' 시리즈는 내 삶을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도서를 추천합니다. 기록을 통해 타인이 아닌 내 삶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 봐요.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혹시 '이번 기회에 나도 책을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떠오르셨나요? 평소에 이미 책을 많이 읽었던 분이라면 '나도 내 삶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책 읽기와 글쓰기 모두 마음먹은 대로 꾸준히 이어가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무슨 책을 읽어야 좋을지, 어떤 내용을 기록해야 할지, 그 기록은 어떤 방식으로 써야 좋을지조차 감이 안 올 때도 있지요.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막막함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 한 권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아키바 유지의 <0초 사고>라는 책인데요, 이 책의 가장 독특한 점은 바로 A4 한 장에 최대 6줄의 글을 마음 가는 대로 적는 간편한 기록법을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왜 기록해야 할까?

<0초 사고>의 저자 아키바 유지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의 서울 사무소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며 경영 전략, 신규 사업 설립, 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저자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찾으며 꾸준히 기록을 이어갔던 경험을 토대로 책 <0초 사고>를 쓰게 돼요. 머릿속을 떠도는 수많은 생각을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도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사람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싶어 했거든요.

한국에서 보낸 그 10년간, 어떻게 하면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지, 잠재력을 다 살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서 벽을 뛰어넘게 할지 온갖 궁리를 했고 시행착오를 거쳤다.

여기서 내가 내린 결론은, 사람의 능력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일정 정도 이상만 해줄 수 있다면, 환경을 정리해 주고, 전력을 다할거라 기대하고, 전력을 다하는 방법을 보여 주고, 활약할 수밖에 없는 장을 제공하면 사람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무한대로 성장한다.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그렇다면 <0초 사고>에서 소개하는 기록 방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제목에 있는 '0초'라는 단어 그대로, 저자가 소개하는 기록법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떠오르는 생각을 A4에 즉시 적는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아요.

저자는 이 간단한 기록을 하루에 10번씩 반복하기를 권장합니다. 이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의문을 나만의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록을 반복하면 마음도 정리될뿐더러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 책을 읽는 도중, 요새 제가 자주 떠올리는 의문인 '왜 나는 운동을 꾸준히 하기가 힘들까'라는 제목의 메모를 써보기로 했어요. 이 질문에 떠오르는 답을 떠오르는 대로 5가지 적었고요.

책 속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메모 예시

하지만 이 메모 한 장으로 '운동을 못하는 나'에 대한 모든 고민이 다 사라질까요?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품어왔던 고민인 만큼,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자는 '비슷한 제목으로 몇 번이고' 메모를 쓰라고 조언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운동을 꾸준히 하기 힘들까?'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내가 가장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운동은 무엇이었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꾸준히 운동을 할까?' 처럼 다양한 질문을 떠올리게 될 거예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질문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결과적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는 법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간을 들여 고민한 만큼 의미 있는 해결 방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고요.

또한 첫 번째 메모에 쓴 세부 내용을 또 다른 메모의 제목으로 활용해도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어요. 위 메모에 적힌 세부 내용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은 새로운 제목의 메모를 만들어 본다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머릿속에서 의문으로 남은 문제의 답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되니까요.

  • 운동을 꼭 해야 하는 강제성은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 운동을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는 어떤 방식으로 얻을 수 있을까?

  • 재미있는 운동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 운동할 시간을 어떻게 낼 수 있을까?

  • 매일 한 운동의 결과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활용할까?

이와 같은 기록은 어떤 제한도, 한계도 없이 다양한 주제로 적어볼 수 있어요. 이미 책 <0초 사고>에는 우리가 상황별로 적어보기 좋은 제목이 400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리하고 싶을 때, 힘이 없어 기운을 차리고 싶을 때, 긴장을 풀고 싶을 때, 흥분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 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싶을 때, 자신감을 갖고 싶을 때, 상사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을 때 등등 정말 수많은 상황에 생각해 보기 좋은 구체적인 질문이 가득해요.

이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 감정이나 생각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메모를 감정을 정리하는 데 활용하거나, 기획서를 만들거나,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데 활용하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기록한 메모를 항목별로 보관한 뒤, 3개월에 한 번쯤은 그동안의 기록을 훑어보라고 해요. 그다음 3개월이 지난 후에도 다시 한번 지난 메모를 점검하며 내 생각의 궤적을 추적해 보라고 합니다.

이제 부담 없이 기록해 보세요

패드를 활용한 디지털 기록도 아니고, 키보드로 간편하게 타이핑하는 것도 아닌 A4 종이에 손으로 직접 기록하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 생각을 종이라는 구체적인 물성에 담아낼 수 있다는 점,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내 기록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기록하는 습관을 다지기 좀 더 수월해진다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더불어 어떤 부담도, 자기 검열도 없이 자유롭게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0초 사고>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록법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멋있게 할 필요 없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냥 쏟아 내기만 하면 돼

위 문장은 <0초 사고>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에요. 여러분도 기록을 시작하기에 앞서 막막함과 두려움, 자기 검열 때문에 망설였던 적이 있다면 우선 하루에 딱 10분만 투자해서 자유롭게 기록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떠신가요?

내 생각을 꾸준히 기록으로 정리하다 보면 막연한 생각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복잡한 마음은 명쾌한 결론으로 이어질 거예요. 일상을 또렷한 언어로 정리하고 싶을 때 오늘의 글을 참고하여 부담 없이 여러분의 생각을 표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