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린 여섯 글자 (feat. 돈의속성)
작성자 구구
책읽고씀
나를 울린 여섯 글자 (feat. 돈의속성)

목적있는 관계?
고딩 때 사람을 목적으로 사귀는 친구가 있었다.
A는 이뻐서 같이 다니면 주목받는다, B는 돈이 많아서 얻어먹기 좋다, C는 시간이 많아서 어디든 데리고 다닐 수 있다. (TMI. 나는 그 중 시간이 많은 아이였다.)
친구 이름 옆에 사용 목적을 라벨링하는 사고방식이 납득 되지 않았다. 결국 외톨이가 되기로 결심하고 홀로 동굴 속에 들어갔다. 그렇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사람은 인격체다.
돌아서면 남이 될 관계는 서로를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애정과 관심을 동반하지 않은 관계는 오래 갈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 좋아도, 한순간에 끝난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겉으로는 친했다.
금융회사에서 16년 넘게 돈을 다루는 일을 했다. 아침에 눈뜨면 미국 시장 동향을 체크하고, 하루 종일 경제뉴스 읽고, 세미나하고, 보고서쓰고.. 회사에서 보내는 모든 시간, 돈 이야기만 했다.
금융회사 직원이 부자 되기 어려운 이유.
직원에게 돈은 곧 일(Work)이다. 돈의 가치를 느끼고, 돈의 중요성을 깨닫고, 돈으로 내 삶을 바꾸는 기회로 만들 노력을 기울이기엔 일 자체에 시달린다.
돈을 공부하는 일은 근로소득을 벌기 위한 수단이므로, 인생을 바꾸는 진지한 고찰에 도달하지 못한다.
돈은 인격체다.
자기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친구에게 오래 있을 이유가 없다.
누군가 나에게 라벨을 붙인다면, 그 우정은 오래갈까? 누군가 돈에게 '너는 일 그 자체야' 라고 라벨을 붙인다면, 그 관계는 깊어질까?
돈이 오던 길도 되 돌아간 이유가 잘못된 태도 때문이었다니.. 소름이 돋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쩌릿쩌릿한 교훈
사랑 받는 아이는 티가 난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보니 사랑 받는 아이는 정말로 사랑 받은 티가 난다.
아이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씨앗이 되어 아이의 마음속에서 자란다. 사랑을 심으면 사랑이 자란다.
사랑 받는 돈도 티가 난다.
관심으로 지켜보고 따뜻한 눈길로 다루니 더 이상 멀리 가지 않는다. 내 곁에 있어도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는 듯 돈과 조금씩 가까워짐을 체감한다.
이제는 시험 삼아 어딘가에 던져 놓지 않는다. 인기있는 주식을 이것 저것 쬐끔씩 사보는 일 따윈 하지 않는다. 간식을 살 때도, 음식을 주문할 때도 이 돈이 가족의 건강을 도와줄 것을 감사히 여기며 소중하게 보낸다.
오늘 지금 당장 할 일
돈은 뒤끝이 없어서 과거 행동에 상관없이 오늘부터 자신을 존중해주면 모든 것을 잊고 당신을 존중 해줄 것이다.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돈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바뀌기 시작한다. (본문 중)
재촉하지 말고, 급하게 친해지려 무리하지 말고, 서서히 스며들게 존중을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