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1순위,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되는 25세, 명문대 졸업자
작성자 신대리
신대리의 비즈니스 프롬프트
해고 1순위,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되는 25세, 명문대 졸업자
11/25자 [신대리의 비즈니스 프롬프트 뉴스레터]에서 발행된 아티클입니다.
글로벌 혁신 기업가의 경영 인사이트와 함께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프롬프트를 매주 엄선해 들려 드립니다.
귀로 듣고 싶다면 팟캐스트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Intro: 신입 뽑을 돈으로 GPU를 사겠습니다.
(브린욜프슨 교수의 최신 논문과 MIT의 리포트를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 이야기)

가상의 회의실, 경영지원본부장이 2025년 채용 계획안을 띄웁니다.
HR 본부장: “내년도 개발팀과 마케팅팀의 신입 공채(Junior) 규모는 예년과 같이 10명으로 책정했습니다. 교육 예산 포함 약 5억 원입니다.”
CTO (최고기술경영자): (고개를 저으며) “잠깐만요. 그 예산 전액 삭감합시다. 신입 10명 뽑아서 6개월 가르치는 것보다, 그 돈으로 엔터프라이즈급 AI 구독을 늘리고 GPU 서버를 증설하는 게 낫습니다.”
CEO: “이유가 뭡니까?”
CTO: “지금 우리 회사 업무의 40%는 코딩 기초 작업이나 단순 리서치입니다. 이건 신입 사원보다 ‘클로드(Claude)’가 더 잘합니다. 굳이 비싼 돈 들여서 사람을 가르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부릴 줄 아는 관리자’ 한두 명만 더 있으면 됩니다.”
결국, 그 회의에서 신입 사원의 책상 10개는 사라졌고, 그 자리는 차가운 서버실의 GPU가 채웠습니다.
이 섬뜩한 시나리오는 최근 기업 규모와 관계 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스탠퍼드 디지털 경제 연구소의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 교수는
최신 논문 “Canaries in the Coal Mine?(탄광 속의 카나리아들)”에서
이 현상을 데이터로 증명했습니다.

생성형 AI 도입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고객 지원처럼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서 22세~25세 신입(Early Career) 채용 수요가
수직 낙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광부들은 탄광에 들어갈 때
유독 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를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카나리아가 노래를 멈추고 죽으면, 곧 사람도 죽는다는 신호였죠.
2025년 오늘, 노동 시장의 카나리아는 바로 ‘사회 초년생’들입니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AI 혁명을 찬양할 때, 노동 시장의 가장 약한 고리인 청년들의 일자리는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증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취업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식 노동의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이 끊어진 사다리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냉정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A학점의 배신: ‘똑똑한 모범생’이 가장 위험하다

<출처: 블랙독, 영상 캡쳐>
우리는 학교에서 이렇게 배웠습니다.
“수업 시간에 딴짓하지 말고, 교과서 내용을 잘 외우고,
정답을 정확하게 맞혀라. 그러면 성공한다.”
하지만 AI 시대에 이 가르침은 ‘해고로 가는 지름길’이 되었습니다.
브린욜프슨 교수의 연구가 가리키는 지점은 AI가 가장 먼저 대체하고 있는 영역이
단순 노동이 아니라, 바로 ‘형식지(Codified Knowledge)’를 다루는 전문 영역입니다.
형식지란 말이나 글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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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변호사: 수천 건의 판례를 뒤져 유사 사례를 찾는 리서치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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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개발자: 기능 명세서에 맞춰 단위 테스트 코드를 짜는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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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기획팀원: 경쟁사의 공개된 재무 데이터를 긁어모아 엑셀로 정리하는 업무
이 일들은 그동안 ‘나름 머리 쓰는 일’이라 불리며 고학력 인재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기업 입장에서 이 업무의 가치는 ‘0원’에 수렴합니다.
Gemini나 Claude 같은 AI가 인간보다 100배 빠르고,
24시간 쉬지 않고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혹시 ‘폴라니의 역설(Polanyi’s Paradox)‘을 아십니까?
우리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는 개념입니다.
자전거 타는 법을 말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듯,
인간의 진짜 가치는 말로 설명 안 되는 ‘암묵지’에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학교에서 ‘우등생’이라 불렀던 친구들은 대부분
이 ‘형식지’를 배우고 외우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사람들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학교 공부를 가장 잘했던 모범생들이 AI에게 가장 취약한 상태로
사회에 던져지고 있는 것입니다.

2. 시간(SaaS)을 팔지 말고, 결과(BPO)를 파는 사람이 되어라

<출처: 미생, 유튜브 캡쳐>
우리 한 번 냉정하게 기업(오너)의 입장이 되어 봅시다.
기업이 신입 사원을 뽑는 이유는 당장의 생산성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이들을 가르쳐서(Training)
3년 뒤, 5년 뒤에 ‘제 몫을 하는 대리, 과장’으로 키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일종의 R&D 투자였죠.
하지만 AI가 등장하면서 이 방정식이 깨졌습니다. MIT의 “The GenAI Divide“ 보고서는 흥미로운 흐름을 포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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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Software as a Service)형 인재의 몰락: “저 엑셀 할 줄 알아요”, “포토샵 다룰 줄 알아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시간’과 ‘스킬’을 파는 직원은 이제 필요 없습니다. 툴은 AI가 더 잘 다루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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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형 인재의 부상: 기업은 이제 과정이 아니라 ‘결과’를 원합니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마케팅 성과 보고서 가져와”라고 했을 때, AI를 쓰든 뭘 하든 완결된 결과물을 가져오는 사람을 원합니다.
여러분의 마인드셋을 ‘직원’에서 ‘아웃소싱 컨설턴트(BPO)’로 바꿔야 합니다.
“부장님, 저 이거 리서치 하느라 3시간 걸렸습니다”와 같은 자신의 노고를 설명하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부장님, AI 에이전트 3개를 돌려서 리서치 초안 10개를 뽑았고, 제가 검수해보니 이 2개가 가장 적합합니다. 이걸로 가시죠”가 되어야 합니다.
교육(Training)의 ROI가 나오지 않는 시대, 기업은 여러분을 가르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완성된 결과물을 만들고 이를 실현하는 능력, 그것이 유일한 생존 키워드입니다.
3. 끊어진 사다리, 어떻게 건너갈 것인가: MIT가 제안하는 ‘섀도우 AI’

사수가 없는데 어떻게 사수급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기업이 교육을 포기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여기서 역설적인 해법이 등장합니다.
일자리를 위협하는 그 AI를, 당신의 ‘개인 멘토’로 고용해야 합니다.
MIT 보고서는 기업 공식 툴보다 직원들이 몰래 쓰는 ‘섀도우 AI(Shadow AI)’가
훨씬 더 높은 성과를 낸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출처: GenAI divided, MIT>
이 ‘어둠의 경로’가 개인에게는 빛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안전하게’ 써야 합니다.
MIT는 다음과 같이 스마트 섀도우 전략(Smart Shadow Strategy)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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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세탁(Data Sanitization): 회사 내부 데이터를 그대로 챗GPT에 넣으면 해고당합니다(보안 위반). 데이터를 ‘추상화’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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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삼성전자 2024년 3분기 영업이익 분석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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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A라는 글로벌 전자 기업이 있다. 반도체 부문 수익이 30% 줄었는데 모바일 부문이 10% 늘었어. 이런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긍정적 시나리오 3가지를 써줘.” (기업명과 구체적 수치를 가명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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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플레잉(Role-Playing)을 통한 가상 사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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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페르소나를 부여하십시오. “너는 20년 차 맥킨지 컨설턴트야. 내가 쓴 이 기획안의 논리적 허점을 아주 비판적으로 지적해 줘.” 인간 사수는 세 번 물어보면 화를 내지만, AI 사수는 밤새도록 당신을 코칭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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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갭(Air-Gap) 학습: 업무용 PC가 아니라 개인용 태블릿이나 폰으로 AI와 상의하십시오. 그리고 얻은 인사이트만 머릿속에 담아 업무에 적용하십시오. 이것이 보안을 지키며 AI의 지능을 빌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흔한 착각
ChatGPT shock 이후 약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우리는 흔히 3가지 착각에 빠집니다.

1. “코딩이나 영어 같은 ‘하드 스킬(Hard Skill)’을 배우면 안전할 것이다.”
착각입니다. 코딩과 번역은 AI가 가장 잘하는 분야입니다.
단순한 기술 습득은 이제 ‘취미’의 영역입니다.
여러 도메인 지식과 경험을 엮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만이 돈이 됩니다.
2. “AI 때문에 일자리가 전체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반만 맞습니다. 일자리의 총량이 주는 게 아니라 ‘극단적 양극화’가 일어납니다.
단순 업무직은 사라지지만, AI를 지휘하고 검수할 수 있는 ‘고급 관리자’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습니다.
중간은 없습니다. 위로 갈 것인가, 아래로 휩쓸릴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3.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채용이 늘겠지.”
위험한 생각입니다. 기업들은 이미 ‘사람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의 맛을 봤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직원을 뽑는 게 아니라 더 비싼 GPU 서버를 살 것입니다.
J커브의 하락 구간을 ‘존버(버티기)’로 통과할 수는 없습니다.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신대리의 인사이트 리포트: ‘암묵지(Tacit Knowledge)’를 훔쳐라
브린욜프슨 교수의 최신 논문과 MIT의 리포트를 종합해 볼 때,
신대리가 드리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출처: 미생, 웹툰 캡쳐>
“책상이 아닌, 흙먼지 날리는 현장(Field)으로 나가십시오.”
AI는 인터넷에 있는 모든 텍스트를 읽었습니다. 즉, ‘검색해서 나오는 지식’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AI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인간이 AI보다 우월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은 ‘글로 적히지 않은 지식(암묵지)’ 뿐입니다.
AI 시대에도 대체되지 않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3가지를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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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맥락을 이해하자: 책상 앞에 앉아 리서치만 하지 마십시오. 고객을 직접 만나고, 공장 라인을 돌아보고, 클라이언트와 밥을 먹으십시오. AI는 데이터 속에 살지만, 당신은 현실 속에 삽니다. 데이터에 없는 ‘미묘한 뉘앙스’와 ‘정치적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 당신의 유일한 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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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의문을 갖고 질문해보자: 답은 AI가 냅니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어떻게(How)”를 묻지 말고 “왜(Why)”를 묻는 기획자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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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성 AI 신봉자가 되지 말자: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사실인지(Fact check), 윤리적으로 옳은지(Ethics), 우리 회사의 톤앤매너에 맞는지(Tone) 판단하는 ‘눈’을 기르십시오. 앞으로의 리더는 ‘직접 하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결론: 당신은 카나리아인가, 리더인가?
브린욜프슨 교수의 ‘탄광 속 카나리아’ 비유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가스가 차오르는 탄광에서 무력하게 쓰러질 것인가,
아니면 가스 감지기를 손에 들고 광부들을 지휘하며 새로운 길을 뚫을 것인가.
지금 25세 청년들의 책상이 사라지는 것은 비극이지만,
역설적으로 ‘진짜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기도 합니다.
학벌이나 스펙 같은 껍데기(형식지)는 힘을 잃고,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본질(암묵지)만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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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업무 중 “매뉴얼만 주면 오늘 입사한 신입도(혹은 AI도) 할 수 있는 일”은 몇 %입니까? (그 비율이 50%를 넘는다면 당신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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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 데이터를 가명 처리하여 안전하게 AI에게 질문하는 ‘나만의 프롬프트’를 가지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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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과서나 매뉴얼에 없는 돌발 상황이 터졌을 때, 직관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한 경험이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당신의 생존을 결정할 것입니다.
성공보다 생존이 먼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