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은 끝났다, 클릭도 사라진다: a16z가 본 AI 커머스의 대전환

검색은 끝났다, 클릭도 사라진다: a16z가 본 AI 커머스의 대전환

작성자 신대리

신대리의 비즈니스 프롬프트

검색은 끝났다, 클릭도 사라진다: a16z가 본 AI 커머스의 대전환

신대리
신대리
@growthmaker
읽음 1,511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9/23자 [신대리의 비즈니스 프롬프트 뉴스레터]에서 발행된 아티클입니다.

글로벌 혁신 기업가의 경영 인사이트와 함께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프롬프트를 매주 엄선해 들려 드립니다.

[구독하러 가기]

 

귀로 듣고 싶다면 팟캐스트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인트로 — 검색 이후의 세상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직장인은 습관처럼 노트북을 켠다.
이번엔 출퇴근용으로 쓸 노트북 가방을 사려고 검색창에 몇 글자를 입력한다.

하지만 결과 페이지를 내릴수록 마음은 점점 지쳐간다.
상위에 노출된 글은 광고가 섞인 랭킹,
어디서 복붙했는지 모를 톱10 리스트,
실제 경험이라기보다는 제휴 링크를 위한 글투성이.

탭은 열 개가 훌쩍 넘어가고, 어느새 자정이 가까워진다.
유튜브 리뷰, 블로그 후기, 쇼핑몰 상세 페이지를 끝없이 오가며 비교하지만,
결국 결제 버튼은 누르지 못한 채 브라우저를 닫는다.
장바구니만 가득 찬 채,
머릿속에는 “도대체 어디를 믿고 사야 하나”라는 피로감만 남는다.

이 경험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다.
더 많은 정보를 찾을수록 더 혼란스러워지는 오늘의 인터넷.
검색은 답을 주기보다 오히려 신뢰를 약화시키고,
소비자는 끝없는 클릭 속에서 지쳐간다.

이 문제를 가장 날카롭게 짚어낸 사람이 있다.
바로 실리콘밸리 대표 VC a16z(Andreessen Horowitz)의 제너럴 파트너,
알렉스 램펠이다.

a16z Youtube Channel

그는 열 살 때부터 소프트웨어를 다루었고,
이후 트라이얼페이(TrialPay)와 어펌(Affirm)을 비롯해
여러 회사를 직접 창업해 성공적으로 매각한 연쇄 창업가다.

현재는 a16z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앱 투자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며,
플래드(Plaid), 와이즈(Wise) 같은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과 상거래의 흐름을 직접 경험하며 만들어온 인물이다.

그의 한마디는 오늘의 변화를 정확히 드러낸다.

“구글은 사실상 GDP에 부과되는 세금과 같다.
하지만 이 세금은 이제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이다.”

지난 20년간 구글은 온라인 구매 여정의 출발점이자 사실상 세금을 거둬가는 존재였다.
검색창에 상품을 입력하는 순간, 클릭당 광고비라는 이름으로 비용이 부과됐다.
그러나 이제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구매 과정을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이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웹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요약은 쓰레기를 보기 좋게 포장할 뿐이고,
고객은 여전히 수많은 탭과 장바구니 사이를 오간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쇼핑 과정에 들어온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소비자는 더 이상 알림 메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조건이 맞으면 에이전트가 대신 결제를 끝내버린다.

덜 클릭하고도 더 잘 살 수 있는 세상.

그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Part 1. 요약은 쓰레기를 보기 좋게 포장할 뿐

 

오늘날 인터넷은 두 가지 병에 걸려 있다.

첫째, 울타리. 거대 플랫폼 안에 쌓인 데이터는 검색으로 닿지 않는다.

 

둘째, 쓰레기. 제휴 수익을 노리고 만든 ‘톱10’식 글이 검색 상단을 뒤덮는다.

겉으로는 풍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닫혀 있거나 오염된 정보가 대부분이다.

생성형 AI가 이런 데이터를 요약하면 어떻게 될까.
문장은 매끄럽고 결과는 빠르다. 그러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소비자가 받는 것은 정리된 쓰레기일 뿐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례가 있다.
‘할인 쿠폰’을 찾아주는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Honey다.

Honey

소비자가 이미 결제를 하려는 순간,
Honey는 마지막에 개입해 제휴 링크를 새로 심는다.
그리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수수료를 가져간다.
언뜻 보기에는 고객이 혜택을 얻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브랜드가 잘못된 곳에 광고비를 지출하게 되는 구조다.

마지막 순간에만 개입하는 플레이어가 이익을 독식하는 기형적 구조,
이것이 오늘날 인터넷의 민낯이다.

이런 현실은 과거와도 대비된다.
한때 미국의 Consumer Reports는 광고를 전혀 받지 않고 구독료만으로 운영되며
객관적인 제품 리뷰를 내놓았다.

Consumer Report

소비자들은 그들의 데이터를 신뢰했고, 브랜드는 그 평가를 두려워했다.
지금 인터넷에는 이와 같은 ‘광고로부터 독립된 평가 시스템’이 거의 사라졌다.
남은 건 광고로 점철된 콘텐츠와, 이를 보기 좋게 요약해주는 AI뿐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오히려 유튜브의 비협찬 리뷰를 찾는다.
협찬을 받지 않은 크리에이터가 실제 제품을 비교하고 사용해본 후기를
영상으로 보여줄 때, 오히려 소비자는 더 많은 신뢰를 느낀다.

영상이라는 형식 때문에 조작하기 어렵고,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요약보다 믿을 수 있는 맥락을 찾으려는 것이다.

이렇듯 소비자가 원하는 건 더 많은 요약본이 아니다.
무엇이 근거 있는 정보인지, 어떤 맥락에서 나온 추천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재 인터넷은 그 기본적인 요구조차 충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장바구니는 늘어나도 결제 버튼은 쉽게 눌리지 않는다.

요약은 결국 쓰레기를 보기 좋게 포장할 뿐이다.
신뢰 없는 정보는 아무리 정리해도 쓰레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소비자는 이미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 빈틈을 메우려는 새로운 주체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AI 에이전트다. 광고와 어뷰징이 채운 공간을 넘어,
소비자 대신 결제 직전까지 관여하는 존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제 흐름은 단순히 검색에서 무엇을 찾을까가 아니라,
누가 마지막 결정을 대신할까로 이동하고 있다.


Part 2. 광고세는 구글에서 에이전트로 옮겨간다

 

지난 20여 년간 구글은 온라인 상거래의 출발점이자
사실상 세금을 거둬가는 존재였다.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사려고 검색창에 입력하는 순간,
클릭당 광고비(CPC)가 부과된다.
글로벌 GDP의 상당 부분이 소비에서 나오는데,
그 소비 여정의 입구를 구글이 장악한 덕분에,
마치 세금처럼 광고비를 걷어온 셈이다.

문제는 이 광고비의 구조다.
온라인 광고는 대부분 라스트 클릭(last click)이라는 방식으로 성과를 측정한다.

즉, 소비자가 결제를 하기 직전에 누른 마지막 클릭에 모든 기여도가 몰린다.
하지만 실제 구매 여정에는 수많은 접점이 존재한다.
브랜드 광고, 커뮤니티 후기, 친구의 추천, 심지어 TV 광고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에 개입한 채널이 기여도를 독식하는 것이다.

이 왜곡된 구조는 Honey 같은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의 성장으로 잘 드러난다.
소비자가 이미 상품을 구매하려는 순간, Honey는 결제 페이지에서 제휴 링크를 심는다.
그리고 그 기여도를 인정받아 수수료를 가져간다.

고객은 할인 혜택을 받아 만족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실제 구매를 이끈 건 브랜드 캠페인이나 다른 채널일 수 있는데,
마지막 순간에만 끼어든 Honey가 광고 기여도를 가로채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을 비롯한 이커머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도둑 맞는다”는 표현까지 쓰는 이유다.

Reddit

이제 이 라스트 클릭의 주도권이 AI 에이전트로 넘어가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직접 검색하고, 쿠폰을 입력하고, 카드 혜택을 비교하지 않는다.
“이 조건이면 사줘”라는 한마디만 남기면,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쿠폰과 카드 혜택을 최적화하고,
가장 빠른 배송 조건을 찾아 결제까지 끝낸다.

결국 광고비의 흐름도 바뀔 수밖에 없다.
‘마지막에 결제를 만들어낸 주체’가 AI 에이전트라면,
광고 기여도 역시 에이전트에게 돌아간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구글에 집중돼 있던 광고세가 에이전트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다.

창업가와 마케터에게 이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다.
더 이상 광고 성과를 단순히 라스트 클릭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소비자 대신 에이전트가 결정을 내리는 시대에는,
재고·가격·배송 조건 같은 데이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에이전트의 마지막 선택에 노출되고, 새로운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검색창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누가 소비자의 에이전트와 연결될 수 있느냐,
그 지점에서 새로운 승부가 결정될 것이다.


Part 3. AI가 삼키는 건 ‘중간’이다

 

사람들의 구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충동구매.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 콜라를 집듯,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결정된다.
별다른 정보 탐색도 없고, AI가 개입할 여지도 거의 없다.

둘째, 중대한 구매. 집, 자동차, 결혼식장처럼 큰돈이 들어가고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말한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온라인 정보를 참고하더라도,
결국은 직접 보고 만지고 경험하며 사람과 상담한 뒤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마지막이 중간 영역이다.
노트북, 유모차, 여행용 가방, 자전거처럼 가격은 부담되지만 반드시 필요한 물건들이다.
비교할 수 있는 속성과 조건이 존재하기 때문에 AI가 개입할 여지가 가장 크다.

AI가 삼키는 시장은 바로 이 중간 영역이다.
왜냐하면 이 영역은 비교 가능한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 노트북이라면 무게, 배터리, 성능, 가격.

  • 유모차라면 안전성, 접이 편의성, 이동성.

  • 가방이라면 수납력, 내구성, 기내 반입 여부.

소비자가 직접 모든 정보를 찾고 비교하는 데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그런데 AI는 방대한 리뷰와 사양을 빠르게 정리해 조건에 맞는 후보를 뽑아낼 수 있다.
여기에 배송 기간이나 반품 정책까지 반영된다면,
사람보다 훨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게 된다.

실제로 이미 소비자들은 이런 방식을 일부 경험하고 있다.
‘이 가격에 떨어지면 사겠다’는 알림을 설정해두거나,
카드사 포인트와 쿠폰을 동시에 적용해 결제하는 것처럼
작은 자동화는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다만 지금은 흩어져 있는 기능을 소비자가 직접 조합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AI 에이전트는 이 과정을 통합해 조건이 충족되면 알아서 구매까지 실행한다.

이 변화는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브랜드와 판매자에게 새로운 압박이 된다.
충동구매는 감정을 자극하면 되고, 중대한 구매는 체험과 상담으로 풀 수 있다.
하지만 중간 영역은 숫자와 조건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AI가 가격·배송·품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비교하는 순간,
소비자가 브랜드에 갖고 있던 모호한 호감은 힘을 잃는다.

결국 선택은 누가 더 합리적인 조건을 내놓는가로 귀결된다.

창업가와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바로 여기다.
더 이상 광고 문구나 감성적인 스토리텔링만으로는 중간 영역을 지킬 수 없다.
소비자의 구매 여정이 AI의 계산 과정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브랜드는 데이터와 조건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예외가 등장한다.
아무리 합리적인 비교가 가능해도,
여전히 AI가 넘어서기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가격과 조건을 뛰어넘어 ‘신뢰 자체’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바로 다음에서 살펴볼 코스트코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Part 4. AI도 넘을 수 없는 모델 — 코스트코

 

AI가 가격과 조건을 최적화하는 세상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비즈니스가 있다. 바로 코스트코다.

코스트코의 영업이익은 상품 판매에서 나오지 않는다. 핵심은 연회비다.
전체 순이익의 대부분이 연회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코스트코는 다른 소매업체와 구조적으로 다르다.

이 말은 곧, 코스트코가 과도한 마진을 취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제품에서 이익을 남기는 순간,
회원들이 지불한 연회비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스트코에는 독특한 운영 규율이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마진을 허용하지 않고, 팔 수 없는 제품은 과감히 진열대에서 빼버린다.

실제로 코스트코는 늘 같은 가격에 판매되는
$1.50 핫도그를 지키기 위해 제조와 물류 방식을 직접 혁신했다.
심지어 자체 치킨 농장까지 운영하며 로티세리 치킨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했다.

또 하나의 무기는 자체 브랜드 Kirkland다.
와인, 셔츠, 심지어 요가 팬츠까지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로 내놓는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지만 품질은 더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코스트코라는 브랜드 자체를 ‘필터’로 신뢰한다.

“코스트코에서 판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것이다.

이 구조는 AI 시대에도 강력하다.
아무리 에이전트가 가격과 조건을 뒤져 비교해도,
코스트코는 이미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다’는 신호를 선점하고 있다.
소비자는 일일이 데이터를 검증할 필요 없이,
코스트코가 진열한 순간 이건 괜찮은 선택지라 믿는다.

신뢰라는 자산이 가격 비교를 무력화시키는 셈이다.

창업가와 마케터가 여기서 배워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AI가 정보를 최적화하는 시대일수록,
브랜드는 숫자와 조건을 넘어서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기 매출을 위한 과도한 마진이나 광고성 랭킹으로는 이런 신뢰를 쌓을 수 없다.
오히려 어떤 상품을 팔지 않을지,
어떤 기준으로 제외했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태도가 장기적 경쟁력을 만든다.

그리고 이런 신뢰 기반 모델은 앞으로 더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AI가 결제까지 대신하는 세상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는 ‘누가 내 대신 필터링해줄 수 있는가’를 찾게 되고,
코스트코처럼 검증된 브랜드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소비자가 남긴 수많은 조건부 구매 신호를 읽어내고 있다.
“이 가격이 되면 산다”, “무료 반품이면 산다” 같은 요구가 실제 결제로 이어지려면,
누군가 대신 실행해줘야 한다.

바로 다음 파트에서 살펴볼 조건부 자동구매가 그 해답이다.


Part 5. 관찰에서 실행으로 — 조건부 자동구매

 

지금도 소비자는 곳곳에 구매 신호를 남기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가격 추적 사이트 Camelcamelcamel이다.

camelcamelcamel

“이 제품이 특정 가격 이하로 내려가면 알려 달라”는 알림을 설정하는 것이다.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는 고민할 것도 없이 결제를 진행한다.
사실상 “조건만 맞으면 바로 산다”라는 의사결정이 이미 끝난 상태인 셈이다.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이나 카드사 혜택 알림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는 쿠폰이 도착하면 자동적으로 코드를 입력하고,
특정 카드에 더 많은 적립률이 붙으면 별 고민 없이 그 카드를 꺼낸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수동적이라는 데 있다.
조건은 정해져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가 직접 결제 버튼을 눌러야만 거래가 성사된다.

AI 에이전트가 바꾸는 것은 바로 이 마지막 단계를 자동화하는 일이다.
단순히 “알려준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충족되면 직접 결제까지 실행한다.

예를 들어,

  • “30% 이상 할인되고,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면 구매”

  • “이 카드가 적립률이 높을 때 결제”

  • “2일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면 승인”

이런 식으로 미리 정해 둔 규칙을 충족하면, 에이전트가 대신 구매를 완료한다.
소비자는 더 이상 가격 알림을 보고 다시 고민하지 않는다.
이미 세운 원칙에 따라, 기계가 알아서 거래를 마무리한다.

이 변화는 시장에도 큰 파급력을 가져온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언제 결제 버튼을 누를지 알 수 없어 수요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조건부 자동구매가 자리 잡으면, 소비자의 수요곡선이 실시간으로 드러난다.
공급자는 이를 바탕으로 가격 전략을 세우고, 재고를 관리하며,
맞춤형 프로모션을 설계할 수 있다.

DataFeedWatch

말하자면 소비자의 수요가 처음으로 데이터로 구조화되는 순간이다.

창업가와 마케터에게 이 흐름은 두 가지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한다.

첫째, 브랜드와 판매자는 이제 조건에 정직해야 한다. 할인율을 부풀리거나, 무료 반품을 제한적으로만 제공하는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에이전트는 약속된 조건을 지키지 않는 순간 바로 다른 상품으로 이동한다.

둘째, 새로운 기회는 신뢰할 수 있는 조건의 설계자가 되는 것이다.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원하는 조건을 파악해, 아예 상품 기획 단계에서 반영한다면, 에이전트의 자동 구매 알고리즘에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된다.

소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건부 구매 습관을 몸에 익혔다.
다만 지금까지는 수동적이었을 뿐이다.
이제 AI가 결제를 실행하는 순간, 이 습관은 시장을 재편하는 힘으로 커진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의 결론이 드러난다.
AI 시대의 상거래는 결국 더 많은 클릭이 아니라,
클릭을 없애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는 기준만 정해 두고, 나머지는 에이전트에 맡긴다.
마지막 결제 버튼조차 사라지는 ‘제로 클릭’의 세상이 열리고 있다.


우리들의 흔한 착각 5가지

 

1. AI가 추천해주면 그대로 믿어도 된다.

AI가 내놓은 상품 리스트를 보며 안심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모델명이나 단종된 제품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다. AI는 데이터를 요약할 뿐, 그 정보의 신뢰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2. 라스트 클릭만 잡으면 된다.

결제 직전에만 개입하는 Honey 같은 툴이 성과를 독식하는 걸 보면, 단순히 ‘마지막 클릭’을 차지하는 게 답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소비자의 구매 여정은 훨씬 복잡하다. 기여도를 왜곡한 성과 측정은 결국 광고비만 새어나가게 만든다.

 

3. 결정은 결국 사람이 한다.

사람이 마지막 결정을 누르는 건 맞다. 하지만 조건과 데이터를 미리 세팅해두면, 그 결정을 대신 실행하는 건 에이전트가 된다. 소비자는 이미 ‘이 조건이면 산다’는 신호를 곳곳에 남기고 있으며, 기계는 이를 훨씬 더 빠르게 실행한다.

 

4. SKU가 없으면 AI는 쓸모없다.

가구나 예술품처럼 표준 코드가 없는 상품은 AI가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크기, 소재, 배송 조건 같은 속성을 표준화해 충분히 비교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준-SKU화’는 이미 시장에서 진행 중이다.

 

5. 조건부 자동구매는 소비자가 불안해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자동 결제에 대한 거부감을 예상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미 가격 알림을 받고 기계적으로 결제 버튼만 눌러왔다. 차이가 있다면 그 과정을 에이전트가 대신 실행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UX만 매끄럽게 설계된다면, 자동 구매는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들 것이다.


신대리의 비즈니스 인사이트 리포트

 

3줄 요약

  • 요약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정확한 정보다.

  • 광고비는 더 이상 검색창에 쏠리지 않는다. 기여도의 중심은 AI 에이전트로 이동한다.

  • 결국 상거래의 본질은 더 많은 클릭이 아니라 클릭을 없애는 것, 제로 클릭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흐름은 분명하다.
인터넷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신뢰는 부족하고,
구글은 광고비를 독점하며 세금을 걷듯 작동해왔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개입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여정은 전혀 다른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요약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Honey 같은 확장 프로그램이 보여주듯,
왜곡된 성과 측정은 광고비를 빼앗아간다.

AI가 개입하는 순간, 이런 구조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
기여도는 검색창이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투명하게 제공하고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새롭게 배분된다.

AI가 먼저 삼켜버릴 시장은 중간 영역이다.
비교가 가능한 상품, 조건이 명확히 드러나는 상품은 빠르게 자동화된다.
브랜드 스토리가 아니라 실제 수치와 기준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코스트코처럼 신뢰를 판매하는 모델은 다르다.
가격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강력한 운영 규율이 소비자의 선택을 이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남긴 조건부 신호가 실행으로 전환된다.
“이 가격이면 산다”는 말은 더 이상 단순한 알림이 아니라,
자동 결제의 규칙이 된다. 클릭은 사라지고, 거래는 조건이 맞는 순간 바로 이뤄진다.


결론

 

AI가 열어가는 새로운 상거래의 본질은 분명하다.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클릭 자체를 지워내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빠른 요약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
그리고 그 정보에 근거한 확실한 선택이다.

구글이 광고세처럼 걷어가던 구조,
라스트 클릭만 차지하면 성과를 독식하던 관행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이제 소비자는 조건을 남기고, AI는 그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 결제를 실행한다.
코스트코처럼 수십 년간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만이 이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창업가와 마케터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화려한 포장이 아니라,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기준을 꾸준히 제시하는 일이다.

기준이 명확해지는 순간, 소비자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선택한다.

이제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가,
아니면 또 하나의 보기 좋은 요약에 불과한가?

답이 분명하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클릭 없는 세상에서 소비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정보와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지 설계하라.

그것이 AI 시대에 브랜드가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