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하나로 시작해 회사를 매각한 마이루틴의 실험
작성자 신대리
신대리의 비즈니스 프롬프트
엑셀 하나로 시작해 회사를 매각한 마이루틴의 실험

6/11자 [신대리의 비즈니스 프롬프트 뉴스레터]에서 발행된 아티클입니다.
글로벌 혁신 기업가의 경영 인사이트와 함께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프롬프트를 매주 엄선해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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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을 버리고 실험을 택하다
엑셀 한 장이 시작이었다
사무실 창가, 햇빛도 안 드는 구석에서 노트북을 켠다.
A1 셀에 ‘루틴 작성’이라 쓰고, A2부터 A8까지 줄을 나눈다.
딱히 예쁜 양식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엑셀 파일을 써보겠다는 사람이 몰려든다.
단 3일 만에 63명이 지원했고,
2주 실험이 끝날 무렵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친구까지 초대했다.
루틴 하나를 체크하기 위해
사람들은 불편한 모바일 엑셀도 참았다.
이 실험을 설계한 사람은
마이루틴 대표, 옥민송.
2년 뒤, 이 실험은
수십만 명이 사용하는 생산성 앱으로 성장하고
그의 회사를 매각하는 계기가 된다.
이 이야기는 ‘만들 줄 몰라서’가 아니라
‘실험할 줄 알아서’ 성공한 사람의 기록이다.
1. 기술 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법
마이루틴 이전, 옥민송 대표는 ‘마인딩 토미’라는 앱을 만들었다.
마음 관리를 돕는 셀프 심리 앱이었다.
<출처: EO KOREA 유튜브 채널>
디자인, 콘텐츠, 기능 모두 공들였다.
7개월 동안 완성도를 높였지만,
정작 돌아온 유저 수는 100명.
그는 말한다.
“아무리 예뻐도, 아무리 정교해도,
사람들이 안 쓰면 끝입니다.”
그는 깨달았다.
문제는 기능이 아니라 ‘문제 정의’였다.
그래서 다시 시작할 땐 이렇게 다짐했다.
“이번에는 확신 말고, 실험으로 시작하자.”
2. “루틴 관리, 체험해보시겠어요?”
그가 꺼낸 건 앱이 아니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였다.
루틴을 쓰고 체크할 수 있는 간단한 표.
회고 메모 칸이 하나 붙은 구조.
디자인도, UX도 없다시피 했다.
<출처: EO KOREA 유튜브 채널>
옥민송 대표는 이걸 SNS에 공유했다.
“루틴을 직접 기록하고, 2주간 실험해보실래요?”
이틀 만에 63명이 응답했다.
개인 정보를 직접 입력하고,
매일 파일을 열고 루틴을 작성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는 이 데이터를 보고 확신했다.
“사람들이 진짜 원하면, 불편해도 쓴다.”
3. 기능보다 반응이 먼저다
그는 MVP에 6가지 기능을 넣었다.
<NapkinAI>
1. 루틴 작성
2. 하루 회고
3. 알람
4. 통계
5. 피드백 멘트
6. 타인 루틴 보기
“뭘 넣을까?”가 아니라
“뭐에 반응할까?”가 실험의 초점이었다.
반응은 명확했다.
1, 2, 3, 6번은 높은 활용도,
4, 5번은 반응이 거의 없었다.
옥민송 대표는 이걸 ‘기능 정리’가 아닌
‘사람이 진짜 필요로 하는 기능만 남긴 실험’이라 부른다.
이후 마이루틴의 코어는
이 실험에서 결정됐다.
4. “더 쓰고 싶다면, 친구를 데려오세요”
2주가 지나고 그는 물었다.
“계속 쓰고 싶다면, 친구를 한 명 데려와 주세요.”
설득은 없었다.
조건 하나 던졌을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
연인, 가족, 팀원에게 공유를 시작했다.
이 실험 하나로 네 가지가 입증됐다.
<NapkinAI>
* 자발적 리텐션
* 전염력 있는 확산성
* 관계 기반 동기 유도
* 공유 가능성을 내포한 제품 구조
옥민송 대표는 이걸
‘작은 사회적 설계’라고 설명한다.
5. 앱은 만들지 않았다. 아직은
그는 7천 명 유저를 확보했지만
앱은 만들지 않았다.
“엑셀로 불편해서 이탈하면
그게 진짜 니즈 부족인지,
그냥 UX 때문인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는 마지막 실험에 들어간다.
<NapkinAI>
* 코어 기능만 유지한 A/B 테스트
* 반복 사용률 추적
* 피드백 기반 인터뷰
결과는 다음과 같다.
* 3주차 리텐션 70%
* 유료 전환 희망 비율 69%
* 문제 해결 만족도 76.2%
그제야 그는 말했다.
“이 정도면, 이제 앱을 만들어도 되겠어요.”
6. 7개월짜리 실패 vs. 2일짜리 성공
옥민송 대표는 과거와 지금을 비교했다.
<NapkinAI>
차이는 기능이 아니었다.
실험을 했는가, 확신만 했는가의 차이였다.
그는 말한다.
“아이디어가 시장을 바꾸지 않습니다.
검증된 문제 해결만이 시장을 만듭니다.”
7. 완벽은 실험의 적이다
MVP를 배포할 때
옥민송 대표는 스스로 민망했다고 고백한다.
“이 정도로 허술한 걸 내놔도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택했다.
완벽 대신 실험.
그는 지금도 말한다.
“마이루틴은 여전히 미흡해요.
하지만 그 미흡함 속에서
사람들의 삶은 이미 변하고 있어요.”
신대리의 인사이트 리포트
1. MVP는 ‘기능’이 아니라 ‘검증’이다
옥민송 대표가 만든 건 앱이 아니라 실험이었다.
엑셀 하나로도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2. 질문이 선행되지 않으면, 기능은 헛수고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물어야 한다.
만들고 나서 물으면, 늦는다.
3. 행동 없는 피드백은 믿지 않는다
설문보다 클릭, 인터뷰보다 사용 시간.
‘말’보다 ‘반응’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다.
4. 작게, 빠르게, 반복하라
2일 MVP가 7천 명을 모았다.
7개월짜리 앱은 아무도 몰랐다.
5. 린은 철학이 아니라 살아남는 기술이다
실험하지 않으면 시장은 알려주지 않는다.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갖는 것,
그게 린의 시작이다.
결론: 린은 전략이 아니라 태도다
린 스타트업은 더 싸게 만드는 전략이 아니다.
확신 대신 질문을 붙드는 사람의 태도다.
마이루틴 대표 옥민송은
‘기능’보다 ‘검증’을 먼저 택했고
엑셀 한 장짜리 MVP로
사람들의 반복 행동을 끌어냈다.
그리고 증명했다.
실험할 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 MVP (Minimum Viable Product)
: 최소 기능 제품. 가장 기본적인 기능만 포함해, 시장 반응을 실험하는 초기 버전
* 리텐션(Retention)
: 일정 기간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비율. 앱의 중독성과 가치 판단의 핵심 지표
* A/B 테스트
: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배포해 유저 반응을 비교하는 실험 기법
*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 빠르게 가설을 세우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검증하고, 결과를 기반으로 개선하는 창업 방식
* PMF (Product–Market Fit)
: 제품이 시장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해 강한 수요 반응을 얻는 상태
마이루틴 대표 옥민송, 그는 누구인가?
* 서울대 경영학과+인류학 복수전공
* 20대 초반 스타트업 마케팅팀장 → 번아웃 경험
* 이를 계기로 ‘마인딩’ 창업, 3단계 마음관리 프로그램 운영
* 정부지원금, VC 투자 등 전략적 자금 조달 성공
* 2020년 마이루틴 MVP 직접 제작 (2일 만에 엑셀로 완성)
* 현재 100만 유저 이상 보유, 루틴 관리 분야 대표 앱 운영 중
* 『나는 하루 5분만 바꾸기로 했다』 저자
* 강연, 칼럼, 협업 브랜딩 등 다채로운 대외 활동 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