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을 끌어들이는 박물관의 비결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2030을 끌어들이는 박물관의 비결 🖼️

[고슴이의 비트] 에디터의 관점을 담아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는 트렌드를 소개해요. 나와 가까운 트렌드부터 낯선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고슴이의 비트에서 트렌드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메인 비트: 2030을 끌어들이는 박물관의 비결 🖼️

뉴니커는 평소에 박물관 구경 자주 가나요? 저는 비교적 자주 가는 편인데요. 특히 평일 낮 한산한 시간에 박물관에 가는 걸 좋아해요. 화요일 오후같이 애매한 시간에 가면 사람도 많지 않고 엄청 한적해서, 그 넓은 박물관이 다 나만의 공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한적했던 박물관이 어느 순간부터 점점 북적거리기 시작했어요.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아침에 가도 매표소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경우가 왕왕 있더라고요. 그중에는 2030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도 많고요. SNS만 봐도 “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보고 왔어!” 하는 얘기가 이전보다 훨씬 자주 올라오는 것 같은데요. 그동안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걸까요?
오늘 고슴이의 비트는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나들이 스팟,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훑어보기 👀: 국립중앙박물관, ‘월드 클래스’가 되다
얼마 전 영국의 예술 관련 미디어 ‘아트 뉴스페이퍼’가 발표한 한 조사 결과가 화제가 됐어요. 지난해 전 세계의 대표적인 박물관·미술관을 대상으로 연간 방문객 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이 무려 세계 6위를 차지한 거예요. 국중박의 작년 연간 방문객 수는 약 418만 명으로, 그 위로는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36만 명),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474만 명)이 이름을 올렸다고. 1위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886만 명)이었고요 🇫🇷.
국중박에 갈 때마다 사람이 늘었다고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세계 6위라니 약간의 의심(?)이 앞서는데요.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방문객 수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늘었다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30만 명이던 방문객이 2022년 340만 명으로 늘더니, 2023년에는 처음으로 400만 명을 돌파한 거예요. 우리나라 전체 박물관 역사상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운 건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미국 뉴욕의 ‘MOMA(Museum of Modern Art)’의 지난해 총관람객이 270만 명 정도였다고 하니, 국중박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나요?
“부모님 세대나 학생들만(어쩔 수 없이) 많이 가는 거 아니야 🤷?” 할 수도 있지만, 국중박의 인기는 전 연령대에 걸쳐 늘고 있어요. 특히 이전까지는 박물관에 자주 방문하지 않던 2030 젊은 세대의 증가가 눈에 띄는데요. 지난해 박물관 전시 예매 현황을 보면 2030세대가 약 55%, 즉 전체 예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자세히 보기 🔎: 20대가 박물관으로 되돌아온 이유

우선 최근 몇 년 동안 국중박이 야심 차게 준비한 기획 전시들이 연달아 대박을 쳤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사유의 방’ 상설전이 대표적인데요. 고요하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면 곧 어스름하게 불을 밝힌 넓은 방이 나오고, 두 점의 반가사유상이 관람객을 맞이해요. 무릎에 한쪽 다리를 얹고 살짝 턱을 괴고 있는 반가사 유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어느 순간 번잡한 생각도, 고민도 모두 사라지고 깨끗한 감각이 차오른다고.
이런 매력에 ‘사유의 방’은 오픈 초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어요. 전시 오픈 이후 지금까지 방문한 관람객 수만 해도 60만 명이 넘고, SNS를 통해 ‘멍때리기 명소’로 소문이 나면서 2030세대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고.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컬렉션 기증 1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 등도 수많은 관람객을 모으며 성공했고요.
‘20대들이 즐겁게 방문할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이뤄졌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얘기되는 게 바로 국중박 기념품샵 ‘뮷즈(MU:DS)’예요. 박물관 기념품샵이 도록이나 엽서처럼 중·노년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만 팔 거라는 인식과 달리, 뮷즈는 최근 몇년 간 2030세대가 좋아할 만한 ‘힙한’ 굿즈를 연달아 출시하면서 인기를 모았어요.
물을 부으면 잔에 그려져 있는 선비의 얼굴이 붉어지며 취객으로 만들어버리는 ‘취객선비 3인방 변색 잔세트’, 국중박의 랜드마크이자 아이돌인 국보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따온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대표적이에요. 특히 취객선비 잔세트는 예약판매 오픈 1분 만에 전량 매진될 정도였는데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작년 전체 뮷즈 구매자 중 60% 이상이 2030세대였다고. 박물관 굿즈에 대한 이런 관심은 전시에 대한 관심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고요.
이런 현상을 ‘레트로 유행’과 접목시켜서 해석하는 사람도 많아요. 최근 필름 카메라, 빈티지 의류 등 ‘오래된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것 = 힙한 것이라는 인식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는 건데요. 전통 한복을 재해석한 퓨전 한복, 단청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요소들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과 관련 있다는 것.
한편으로는 보다 다양한 이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박물관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박물관 = 교육적인 곳, 즉 ‘재미없는 곳’이라는 인식을 깨고, 젊은 세대에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거예요. 박물관이 갖고 있던 이전의 엄숙한 이미지를 과감하게 해체하고, 도심 속 힐링 장소를 제공하거나 역사 유물을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다가가려고 하고 있는 것.
이렇게 듣고보니 어때요? 박물관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바뀌었나요? 개인적으로는 MZ세대를 포섭하려는 박물관들의 노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언젠가는 사람들이 주말에 팝업스토어 가듯이 국중박에 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오늘은 이만 가 볼게요.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위클리 히트 ❤️🔥
가기 전에 잠깐! 편의점 신상부터 화제 동영상까지, 이주의 트렌드를 빠르게 소개해요. (🦔광고 아니슴!)

1. 성심당 망고시루: 성심당이 여름 시즌 한정 신메뉴로 내놓은 ‘망고시루’가 화제예요. 생망고를 아낌없이 얹은 비주얼에 사람들이 “제발 우리 동네에서도 팔아주세요” 하며 애걸복걸하는 중. #푸드
2. 민음북클럽 오픈: 매년 돌아오는 독서인들의 연례행사, ‘민음북클럽’ 가입이 시작됐어요. 특히 올해 북클럽은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굿즈로 관심을 모았는데요. 오픈 당일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고. #책
3. 금천구 건강달리기대회: ‘제20회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대회’가 인기예요. 마라톤에 참여한 사람 모두에게 막걸리와 수육을 나눠주는 파격적인 행사인데요. 아직 신청 기간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몰리며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고. #행사
4. 충청도 아기 태하: “아빠 타봐 내가 밀어줄게” 쇼츠로 수많은 랜선 이모들의 사랑을 끌어모은 아기 태하가 인기예요. 33개월짜리라곤 믿을 수 없는 야물딱진 화법과 구수한 충청도식 말투가 포인트. #쇼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