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아이돌, 가상을 초월한 현실의 신세계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버추얼 아이돌, 가상을 초월한 현실의 신세계
[고슴이의 트렌드 다이닝 🍽️]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 트렌드 따라가기 벅찰 때 있잖아요. 매주 금요일, 뉴닉이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트렌드를 모아서 소개해요. 다정하고 뾰족한 관점과 한 뼘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담아 차린 트렌드 요리 코스 즐기고 나면 세상을 더 다채롭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오늘의 메뉴
메인 메뉴 🍴: 오늘의 메인 이슈를 소개해요.
TMI 드링크 🍹: 쓸데없지만 흥미로운 TMI를 모았어요.
한입 디저트 🍨: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빠르게 훑어봐요.
뉴니커’s 오더 🛎️: 뉴니커가 직접 참여할 수 있어요.
메인 메뉴 🍴: 버추얼 아이돌, 가상을 초월한 현실의 신세계
뉴니커는 창의적으로 꾸며낸 영화·드라마의 세계관에 잘 몰입하는 편인가요? 저는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지 허구의 세계관에 좀처럼 뛰어들지 못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SF 영화 속 외계인을 보고는 ‘인간이랑 너무 비슷한데? 외계인한테도 꼭 눈이 필요해?’ 하고 생각하거나, 좀비 영화를 보다가 ‘인간인지 좀비인지 어떻게 알고 인간만 쏙쏙 골라서 공격하지?’ 같은 불경한(!) 의심을 품기도 해요. 이런 제가 요즘 꽂힌 트렌드가 ‘버추얼 아이돌’이라면, 혹시 믿으시겠어요?
첫 번째 요리 🍝: 버추얼 아이돌 유행의 모든 것
버추얼 아이돌이 뭐야? 싶은 뉴니커도 있을 거예요. ‘아이돌은 알겠는데 버추얼이라니? 가상(virtual)의 아이돌이라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면... 정답! 버추얼 아이돌은 가상의 멤버들로 이뤄진 아이돌 그룹이에요. ‘가상 아이돌’로 부르기도 하는데요. 실제 사람이 아니라 그래픽으로 만들어졌고, 그러므로 가상의 세계에 존재해요. 직접 만나거나 손을 잡는 등의 물리적 스킨십은 불가능하고요. 말하자면 (제 기준으로는) ‘진짜’가 아닌 것.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진짜’이기도 해요. 노래를 부르고, 칼군무를 소화하고, 팬들과 ‘라방(라이브 방송)’으로 소통하고, 멤버들 개인의 캐릭터와 서사가 있고, 성격과 취향도 있거든요. 라이브 음악방송에 출연하는가 하면 오프라인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도 해요. 팬들도 여타 아이돌 팬덤처럼 생일 카페, 생일 광고, 굿즈로 애정을 전하고요.
버추얼 아이돌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는 중이에요. 2021년 데뷔한 6인조 ‘이세계아이돌’은 데뷔곡으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찍었고, 3집 앨범에 수록된 ‘키딩’으로 빌보드에도 입성했어요. 얼마 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진행된 웹툰 단행본 제작 펀딩에는 30억 원 넘는 돈이 몰리며 역대 최고 모금액을 찍었고요. 또 다른 버추얼 아이돌인 ‘메이브’의 첫 번째 EP 앨범은 미국·영국 등 전 세계 10개국 아이튠즈 차트에 진입했어요. 5인조 보이그룹인 ‘플레이브’가 발표한 첫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여섯 번째 여름’은 멜론 톱100에 진입하며 웬만한 신인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했다고.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이쯤되면 감이 오나요?
두 번째 요리 🍲: 첨단 기술과 K팝, 그리고 자본이 만났을 때
사실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에요. 일찍이 애니메이션과 아이돌 문화가 발달했던 일본은 버추얼 아이돌의 ‘원조’로 불려요. 1980년대에 애니메이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캐릭터 린 민메이가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며 일본 오리콘 차트에 진입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던 것. 199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가수 ‘아담’이 등장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뜨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은 여러모로 이전과는 달라요. 최신 IT 기술과 K팝 시스템, 막대한 자본이 결합됐기 때문.
1. 최신 IT 기술 🧑💻
버추얼 아이돌의 성장은 기술 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어요. 예를 들어 메이브의 겉모습과 목소리는 게임 회사인 넷마블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만들었는데요. 게임을 만들 때 쓰는 첨단 그래픽 엔진 기술이 들어갔다고. 플레이브의 경우, 각 멤버와 1대 1로 연결된 본체가 말하거나 움직이면 실시간으로 2D 캐릭터로 변환돼요. 사전 제작을 할 수 없는 ‘라방’이나 ‘영통 팬싸’ 도 가능해진 것. 플레이브가 작년 9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돌 라디오 콘서트(아돌라콘)’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기술 덕분이고요.
2. 전문적인 K팝 시스템 🎤
검증된 K팝 시스템이 키워낸 ‘아이돌’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해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신인 아이돌을 데뷔시키듯 기획 단계부터 메이브의 음반·뮤직비디오·마케팅 등을 담당했어요. 세븐틴·레드벨벳 등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가 곡을 만들고, 아이유·에스파의 뮤직비디오를 담당했던 팀이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등 K팝 각 분야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고.
결국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는 K팝 팬들의 취향과 니즈를 잘 아는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친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실제로 팬들 사이에서는 K팝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로 버추얼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노래가 좋고, 무대가 좋고, 멤버의 캐릭터가 좋아서 팬이 됐다는 거예요.
3. 막대한 자본 💰
‘그럼 큰 회사들은 왜 버추얼 아이돌에 뛰어드는 거야?’ 싶을 수 있는데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처음에 만들 땐 비용이 꽤 들지만, 일단 만들어 놓으면 캐릭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거예요. 웹툰이나 게임에 등장시키는 등 지식재산권(IP)을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는 것. 이미 메이브가 게임 캐릭터로 활약하고, 이세계아이돌이 웹툰에 나오는 것처럼요. 버추얼 아이돌이 K팝 시장을 확장하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거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버추얼 아이돌의 신세계, 알면 알수록 놀랍지 않나요? 더 이상 ‘마이너 문화’ 쯤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앞으로 버추얼 아이돌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봐도 좋겠죠?
한입 디저트 🍨
가기 전에 가벼운 디저트 한 입 어때요? 편의점 신상부터 화제 동영상까지, 이주의 트렌드를 빠르게 소개해요. (🦔광고 아니슴!)
1. 이루리 역주행: 매년 이맘때면 돌아오는 그룹 ‘우주소녀’의 ‘이루리(As You Wish)’가 올해도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찍었어요. 벌써 5년째인데요. 희망적인 가사 덕분에 새해 첫 곡으로 입소문이 난 덕분이라고.
2. 금동대향로 품절대란: 요즘 국립중앙박물관 굿즈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많은데요. 발굴 3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백제금동대향로 미니어처가 일주일 만에 품절됐어요. 9만 9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고퀄이라는 후기가 돌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3. 푸른 용 밀크티: 새해 첫 날이 밝자마자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오픈런이 벌어졌어요. 매장당 선착순 24명에게 ‘푸른 용 음료’ 한 잔과 럭키 스티커를 주는 이벤트 때문. ‘푸른 용 클래식 밀크티(6200원, Tall 사이즈 기준)’와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6300원)’의 귀여운(?) 비주얼도 화제라고.
뉴니커’s 오더 🛎️
지난 ‘고슴이의 트렌드 다이닝’에서 소개한 ‘팝업스토어 유행’에 대해 뉴닉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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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열렸던 ‘칠성 X 플레이모빌 팝업스토어’가 기억에 남아요. 스탬프 미션, 게임, 굿즈 판매까지 알찬 구성이었어요. 다른 층에서도 귀여운 플레이모빌 모형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라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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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 지방러로서 너무 먼 나라 얘기 같아요. 한 번도 팝업스토어에 가본 적 없는데 이렇게 큰 유행을 끌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신기해요!” (hongsooni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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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랑 약속 잡을 때 팝업스토어 한번씩은 꼭 찾아보는데, 종료 이후 쓰레기 문제와 임대료 상승은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흥미로웠어요!” (뉴냥)
오늘 소개한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는 어땠나요? 처음 봤을 때 인상이 어땠는지, 인기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뉴닉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나누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