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가로등 신사’는 왜 인기일까? 인외 붐으로 보는 서브컬처 마케팅 💡
뉴니커, 요즘 SNS에서 가로등 머리의 신사가 관객에게 다정하게 인사하는 영상 본 적 있나요? 얼굴도, 표정도 없는 이 캐릭터를 보기 위해 놀이공원을 여러 번 방문하고, 아이돌처럼 직캠을 찍는 사람까지 등장했는데요. 바로 롯데월드의 ‘가로등 신사’, 베스퍼 이야기예요 💡.
베스퍼를 계기로 인간이 아닌 존재를 좋아하는 ‘인외’ 취향이 주목을 받으면서, 다른 브랜드들도 앞다퉈 인외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어요. 작은 팬덤 안에서 즐기던 취향이 대중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건데요. 오늘은 인외 붐과 서브컬처 마케팅의 관계를 알아볼게요.

가로등 보러 롯데월드 간다고? 요즘 뜨는 ‘인외’의 매력 🏰
롯데월드가 지난 9월 12일 선보인 야간 퍼레이드 ‘다크 판타지 페스티벌’에는 조금 특별한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바로 가로등 머리의 신사 베스퍼, 촛불 머리의 캔드라, 장미 얼굴의 로젤인데요. 이들은 모두 ‘인외(人外)’라고 불리는 캐릭터들이라고. 인외란 인간이 아닌 존재를 뜻하는 말로, 괴물·로봇·수인 등 다양한 캐릭터를 포함하는 서브컬처계 용어인데요. 베스퍼와 캔드라처럼 사물 모양의 머리를 가진 캐릭터들은 좀 더 구체적으로 ‘오브젝트 헤드(object head)’ 캐릭터로 불려요.
서브컬처에 관심이 없는 ‘머글’ 뉴니커라면 조금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이 캐릭터들을 본진으로 파는 팬덤도 생겨나고 있어요. SNS에는 베스퍼만 따라다니며 찍은 ‘팬캠’과 팬아트가 올라오고, 공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명당 자리도 공유되고 있거든요. 직접 응원용 조명과 굿즈를 만들어 가져오는 팬도 있다고. 실제로 롯데월드에 따르면 퍼레이드 시작 이후 입장객은 일주일 전보다 29.2%나 늘었고, 창작물 거래 플랫폼 크레페에서도 9월 ‘인외’ 검색량은 전월보다 26% 넘게 증가했다고 해요. 온라인에서의 관심이 실제 방문과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롯데월드가 쏘아올린 유행이 커지자, 다른 브랜드들도 이 인외 붐에 올라타고 있어요. 도미노피자는 피자를 머리로 삼은 피자 오브젝트 헤드 캐릭터를 공개했고, 비비고 역시 ‘통새우 만두 무관’, ‘찐만두 애기씨’ 등 만두 머리를 단 캐릭터를 공개했거든요. 네이버지도도 서비스 아이콘을 머리로 가진 검은 정장 차림의 캐릭터를 만들었고요. 익숙한 제품과 로고에 캐릭터성을 입혀서 바이럴 요소를 만들어내고 있는 거예요.
얼굴도, 표정도 없는 캐릭터에게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요? ‘인외러’들은 뭐라고 말하냐면:
- 상상할 빈칸이 많고 💭: 얼굴과 표정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캐릭터의 성격과 목소리, 특징 등을 마음껏 상상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아요. 캐릭터 사이의 관계를 해석하고 서사를 직접 부여하는 등 자유로운 ‘덕질’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즐거움은 팬아트나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 재미로도 이어지고요.
- 반전 매력도 있어 💓: 낯선 외형의 캐릭터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거나 관객에게 손하트를 날리는 등, 반전 매력을 보여줄 때 설렘이 훨씬 커진다는 반응도 있어요. 표정은 없지만 고개를 기울이는 각도나 손짓 등 한정된 표현을 통해 캐릭터성이 드러나다 보니, 기존의 예상이 깨지는 ‘기분 좋은 반전’을 즐길 수 있다는 거예요.
인외의 매력을 심층 분석하는 유튜브 영상이 200만 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외 붐은 계속 퍼져나가는 중인데요. 그런데 여기에는 최근 서브컬처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브랜드들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데못북부터 하츠네 미쿠까지, 브랜드가 ‘덕후 취향’에 주목하는 이유 🤓✨

대중이 이런 인외 캐릭터에 열광한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2024년 롯데월드의 ‘스트리트 호러쇼: 더 마리오네트’에는 ‘피에롯’이라는 이름의 집사 캐릭터가 등장했는데요. 호러·미스터리라는 허들이 높은 컨셉이었지만, 피에롯의 비주얼과 설정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큰 관심을 받았어요. 시즌 마지막 공연에는 연기자의 퇴근길을 보기 위해 관객들이 모이기도 했다고.
이런 상황을 두고 점점 서브컬처적 요소를 활용하는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요. 흔히 ‘서브컬처 마케팅’이라고 부르는 방식인데요. 서브컬처는 넓게는 ‘비주류 문화’를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애니메이션·게임·웹소설 등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를 뜻해요. 대중문화보다는 상대적으로 마니악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그만큼 탄탄한 팬층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이에 따라 서브컬처 마케팅 역시 불특정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소규모 팬덤을 겨냥해서 이루어지고요.

전문가들은 이런 서브컬처 마케팅이 미치는 영향의 범위가 최근 몇 년 동안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해요. 이번 롯데월드의 인외 붐처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팬덤에게만 먹혔던 마케팅에 대중이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거예요. 또 어떤 일이 있었냐면:
- 이디야커피 X 데못죽, 오프에서 하는 ‘활자 아이돌’ 덕질 🎤: 백덕수 작가의 웹소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데못죽)’에는 아이돌 그룹 ‘테스타’가 등장하는데요. 이디야커피가 지난해 데못죽과 협업해 음료·베이커리 세트에 한정판 포토카드와 굿즈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자, 협업 세트 출시 3일 만에 10만 개나 판매됐다고. 테스타의 현실 팬덤(러뷰어)이 현실 세계 속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증명한 거예요.
- 최예나 X 하츠네 미쿠, 서로 다른 세계 가수의 만남 💥: 하츠네 미쿠는 2007년 출시된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보컬로이드’의 캐릭터에서부터 출발한 버추얼 가수인데요.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덤을 갖고 있는 가수로, 지난해 11월 아이돌 최예나의 일본 신곡 ‘STAR!’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화제가 됐어요. 국내 팬덤 역시 이를 어색한 시도로 여기기보단, 특색 있는 두 캐릭터 간의 콜라보라며 재미있는 이벤트로 받아들였고요.
이외에도 여러 게임·애니메이션과 의류 브랜드의 콜라보가 주목을 받는 등, 팬덤 대상 서브컬처 마케팅이 연달아 큰 성공을 거뒀는데요. 이에 “서브컬처를 즐기는 문화가 대중문화 전체로 확장되고 있어!”라는 말이 나와요. 이전보다 서브컬처를 거부감 없이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서브컬처 마케팅의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는 거예요.

한편 서브컬처의 유행과는 별개로, 모든 서브컬처 마케팅이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와요. 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팬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 캐릭터의 성격과 관계를 해석하고, 팬아트와 이야기를 만들어 공유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덕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잖아요. 롯데월드가 캐릭터 설정을 공개하고 공식 팬아트 콘테스트를 개최한 것처럼, 팬들이 각자의 상상으로 세계관을 확장할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거예요.
동시에 영혼 없는 서브컬처 마케팅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어요. 인외가 유행한다고 해서 단순히 제품 이미지를 사람 몸통에 붙이는 것만으로는 팬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 실제로 도미노피자의 피자 머리 캐릭터를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퀄리티가 어설프다”, “인외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어요. 팬들이 좋아하는 건 단순히 캐릭터의 외형뿐 아니라 그에 어울리는 의상과 몸짓, 설정과 세계관을 포함하는 것인 만큼,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테일을 담아내야 “이 브랜드가 우리 취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갑자기 시작된 인외 붐과 서브컬처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 어땠나요? 앞으로 또 어떤 기발한 마케팅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된다는 말을 남기면서, 오늘 비욘드 트렌드를 마무리해볼게요. 다음에 더 재미있는 주제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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