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빨강머리 앤’ 때문에 커피 마신다? 2030이 카페&캐릭터 협업에 빠진 이유 3 ☕
뉴니커, 평소에 프랜차이즈 카페를 자주 가시나요? 저는 출근길마다 카페인을 충전하기 위해 즐겨 찾습니다. 평일에 매일 출석 도장을 찍다 보니 한 가지 재밌는 변화를 포착했어요. 요즘에는 커피와 공간 못지않게 ‘이 부분’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는 건데요. 바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입니다.
물론 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음료와 굿즈를 선보이는 전략은 예전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에서 꾸준히 활용됐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그 전략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음료와 굿즈에 단순히 캐릭터의 시각적인 포인트를 반영하는 것 외에 작품의 상징적인 장면과 캐릭터별 서사까지 녹여내기도 하죠.
다양한 카페 브랜드가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에 진심을 다하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도 관련 제품들이 출시 직후 품절되며 SNS에서도 핫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오픈런까지 일으켰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미 어른이 된 2030세대 사이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 비욘드 트렌드에서는 요즘 2030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카페의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에 열광하는 3가지 이유를 알아봤어요.

포켓몬·빨강머리 앤·슈퍼마리오? 카페에 ‘최애 캐릭터’가 몰려왔다 🎉

푸가 생각나는 한 잔과 굿즈 ☕
각 메뉴마다 푸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푸 모양의 초콜릿을 올린 ‘푸의 슈크림 퐁당 라떼’, 푸가 좋아하는 꿀단지 모양을 재현한 ‘꿀단지 바움 쿠헨’ 등이 대표적이에요. 가을 피크닉 시즌에 맞춰 피크닉 매트, 테이블, 체어 등의 굿즈도 출시했습니다. 곰돌이 푸의 주요 배경인 ‘숲’과도 잘 어울리는 피크닉 아이템이죠.

작품의 명장면을 메뉴로 🍰
특히 빨강머리 앤의 명장면을 재해석한 9가지 메뉴가 SNS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앤이 갖고 싶어 했던 ‘볼록 소매 드레스’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는 장면은 ‘체리 초콜릿 가나슈 케이크’로 표현했어요. 드레스의 화려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담은 케이크입니다. 앤이 단짝 친구 다이애나에게 산딸기 음료를 대접하려다 실수로 포도주를 건네 취하게 만든 에피소드에서는 ‘라즈베리 코디얼 아이스티’가 탄생했고요. 컬래버레이션 메뉴를 주문하면 관련 명장면을 소개하는 ‘스토리 카드’까지 제공했죠.
핫템이 된 앤의 주방 도구 🫖
굿즈 역시 ‘앤의 키친’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티팟과 에이프런 등으로 구성했어요.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티팟은 출시 23일 만에 초기 물량 900여 개가 완판됐고, 에이프런 또한 1800개 중 95% 이상이 판매됐어요.

몬스터볼 꺼내고 싶어지는 음료 🔍
이디야커피는 지난 3월 창립 25주년을 맞아 포켓몬의 캐릭터별 특징을 살린 음료 4종을 선보였습니다. 피카츄의 노란색을 담은 ‘애플베리셔벗’, 팽도리의 푸른 색감이 돋보이는 ‘블루애플에이드’처럼요. 캐릭터를 아는 소비자라면 음료의 색만 봐도 어떤 포켓몬인지 떠올릴 수 있게 만든 거죠. 해당 음료들은 출시 2주 만에 약 15만 잔이 판매됐습니다. 굿즈의 인기도 대단했습니다. 피카츄와 데덴네를 활용한 인형 키링, 스낵접시와 보냉백 등을 론칭했는데요. 출시 당일 오전부터 굿즈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렸고, 키링 2종은 첫날에만 1만 개 이상 판매됐습니다.

더벤티는 지난 4월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마리오 갤럭시’와 협업했습니다. 영화의 대표 컬러인 레드와 옐로우에서 착안한 수박주스, 망고주스, 수박파인스무디, 망고요거라떼 등 음료 4종을 선보였죠. 굿즈로는 최근 유행하는 ‘꾸미기’ 트렌드를 공략했습니다. 대표 캐릭터인 마리오, 루이지, 요시 등으로 가방과 키보드 등을 꾸밀 수 있는 키캡과 클립 마그넷 등을 출시했어요. 일부 매장에서 빠르게 품절됐고 특히 키캡은 출시 이틀 만에 입고 물량 대부분이 소진됐습니다.
2030이 프랜차이즈 카페의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에 열광하는 3가지 이유 🎉

2030 소비자에게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은 일종의 ‘정서적 안식처’로 작용합니다. 바쁘고 지친 현실 속에서 잠시나마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개체가 되는 거죠. 어렸을 때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성인이 된 후 다시 만났을 때 느끼는 반가움이 자연스럽게 구매 욕구로 이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카페 업계에서 컬래버레이션 대상으로 등장한 포켓몬, 빨강머리 앤, 곰돌이 푸 등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장수 IP입니다. 지금의 2030세대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작품이에요.
이처럼 과거의 긍정적인 기억을 자극해 상품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내는 전략을 ‘노스텔지어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앞서 소개한 카페 업계의 컬래버레이션처럼 과거에 유행했던 캐릭터를 다시 소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에요. 새로운 캐릭터를 처음부터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캐릭터와 다시 만날 기회를 주는 거죠.
어린 시절에 해당 애니메이션을 접했던 2030세대가 이제 구매력을 갖춘 성인이 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어릴 때는 누군가 사줘야 애니메이션 상품을 가질 수 있었던 어린이가 이제는 ‘어른이’로서 지갑을 열게 된 거예요. 어렸을 때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과감히 소비하며 매출 상승을 이끈 거죠.
실제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 상품의 주요 소비층에서도 이런 흐름을 엿볼 수 있습니다. CU가 지난 5월 패트와 매트, 포켓몬 등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상품 10여 종의 구매 고객층을 분석했는데요. 20대가 3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대가 28.6%로 뒤를 이었습니다. 20대와 30대를 합치면 무려 61.9%인 반면, 10대의 비중은 22.9%에 그쳤어요. 물론 편의점 상품을 분석한 결과지만,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이 2030세대에게 충분히 소구력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애니메이션과 협업한 메뉴 및 굿즈의 또 다른 매력은 ‘부담 없는 희소성’입니다. 대부분 일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한정판이기 때문에 ‘지금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생각이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요. 비교적 부담 없이 구매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희소성을 내세운 한정판 의류나 전자제품은 높은 가격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죠. 반면 카페에서는 평소 마시던 음료 가격에 몇천 원 정도를 더하면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이 녹아든 스페셜 메뉴를 즐길 수 있어요. 굿즈 역시 1만 원 이하 또는 몇만 원 대로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가 많고요.
이렇게 손에 넣은 컬래버레이션 상품은 최근 소비 트렌드인 ‘미닝아웃(Meaning Out)’과도 잘 맞습니다. 미닝아웃은 ‘의미(Meaning)’와 ‘커밍아웃(Coming Out)’을 합친 말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직접 선택한 제품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는 거죠.
최근 카페 업계의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 상품도 이런 표현 방식이 되기에 제격입니다. 오랜 시간 사랑받으며 상징성까지 인정받은 장수 애니메이션과 협업했기 때문이에요.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고 당당히 드러낼 수 있는 작품들인 거죠. 같은 이유로 이런 굿즈를 가방에 달거나, 사무실 책상에 올려두거나, SNS에 인증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상징적인 요소를 살려 계절에 딱 맞는 굿즈를 기획했다는 점도 인기 요인입니다. IP의 상징성과 계절성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지금 구매할 이유’를 만들어 준거죠. 팀홀튼이 앤의 키친에서 선보인 티팟이 흥행한 점도 이에 해당합니다. 빨강머리 앤에서 ‘차’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시작되는 출발점이에요. 팀홀튼은 이를 반영해 차를 즐길 때 사용하기 좋은 티팟을 기획했습니다. 이는 캠페인을 전개했던 5월의 봄날, 여유롭게 차를 즐기는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었죠. 투썸플레이스도 유사한 전략으로 흥행했습니다. 지난 7월 애니메이션 캐릭터 ‘핑구’와 협업해 트래블백과 선풍기 등 여름 바캉스 굿즈를 출시했어요. 남극에서 온 펭귄이라는 핑구의 시원한 서사와 여름휴가를 연결한 거죠. 지난해 겨울에는 펭귄 이미지를 활용한 핑구 인형 키링을 출시해 일주일 만에 판매 물량의 90% 이상을 소진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프랜차이즈 카페의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이 연이어 흥행한 이유는 단순히 인기 캐릭터와 손잡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선물하고, 부담이 덜한 한정판으로 ‘최애’를 당당하게 드러낼 기회를 주는 동시에, 지금 계절에 구매해야 하는 이유까지 치밀하게 반영한 결과죠. 다음에는 또 어떤 애니메이션이 카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뉴니커가 원하는 애니메이션은 무엇일지도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