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이 다시 붐빈다? 세계적인 '영화관 부활'의 진짜 이유 🍿

영화관이 다시 붐빈다? 세계적인 '영화관 부활'의 진짜 이유 🍿

고슴이의비트
@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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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커는 최근에 언제 극장을 찾았나요? 저는 지난주에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마티 슈프림’이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용산 아이맥스를 찾았는데요. 영화도 재밌었지만, 예전보다 눈에 띄게 사람이 많아진 극장 풍경이 더 기억에 남았어요. 평일 오전 회차인데도 자리가 붐비더라고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올해 상반기 관객이 작년보다 75% 급증했다는 뉴스가 있었어요. 해외에서도 Z세대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다시 극장을 찾으면서 박스오피스 매출이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고요.

코로나19 이후 영화 산업의 중심은 극장에서 OTT로 옮겨 갔어요.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스트리밍과 유튜브로 영상을 보는 게 당연해지면서, 영화관은 오랫동안 침체기에 시달렸죠. 우리나라도 작년 한 해 500만 넘긴 영화가 단 한 편뿐이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상황이 심각했는데요. 정말 극장은 다시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된 걸까요?


사람들이 다시 극장에 간다고?: ‘극장이 부활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는 Z세대가 극장의 구원자로 떠올랐어요. 영화 예매 플랫폼 판당고(Fandango)가 성인 관객을 조사했더니, 최근 1년 동안 Z세대의 87%가 극장에서 영화를 한 편 이상 봤다는 답변이 나왔어요. 밀레니얼 82%, X세대 70%, 베이비부머 58%를 제치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거죠. 영국과 아일랜드는 2025년 극장 매출이 10억 파운드를 넘겨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요. 팬데믹 이후 영화 업계 공식은 '스트리밍이 극장을 대체하고, 젊은 세대는 작은 화면으로 떠난다'였는데, 바로 그 젊은 세대가 극장으로 돌아오면서 예측이 뒤집힌 거예요.

우리나라도 올해 상반기 들어 영화 업계가 눈에 띄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극장 전체 매출이 578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 증가했거든요.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가 1689만 명을 모아 역대 매출 1위에 올랐고, 연상호 감독의 '군체', 공포영화 '살목지'도 각각 581만 명과 324만 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어요.

다만 우리나라와 해외의 상황을 자세히 뜯어보면, 극장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서로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해외에서는 Z세대가 영화 업계 회복을 이끌고 있어요. 앞서 본 판당고 조사에서 최근 1년간 극장을 찾은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도 바로 이 세대였죠. 반면 우리나라에선 그 자리에 Z세대가 없어요. 침체기를 거치며 한때 극장을 자주 찾던 10·20세대 상당수가 OTT로 옮겨 갔거든요. 그 빈자리는 가족 단위 관객과 중장년 관객이 채우고 있어요.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사극 '왕과 사는 남자'가 크게 흥행한 것도 이렇게 달라진 관객과 맞물려 있고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다시 극장을 찾을까요? 미디어와 전문가들은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이유로 들어요. 마케팅 전문지 더피알은 해외에서 극장이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셜 클럽'이자 집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으로 불린다고 전했어요. 우리나라 관객이 말하는 이유도 비슷해요. K-공감이 소개한 조사에서 극장을 찾는 이유 1위는 ‘큰 화면과 사운드로 몰입하고 싶어서’(약 60%)였거든요. 값이 비싸도 아이맥스 같은 특별관을 찾는 것도 그래서고요.

그런데 사실 큼직한 화면, 웅장한 음향으로 몰입해서 영화를 감상하는 경험 자체는 몇 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잖아요. 특별관 상영 작품들이 늘어나고 극장들도 이런 작품들을 주로 마케팅하지만, 영화관이 주는 경험 자체가 변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왜 해외에서는 Z세대가,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단위 관객들이 지금 다시 극장을 찾는 걸까요? 


사람들은 왜 다시 극장에 갈까?: 지친 마음과 팍팍한 지갑이 만나는 곳, 극장

영화를 보려고 OTT를 켰다가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끈 적 있나요? 저도 위시리스트에 넣어둔 영화랑 드라마가 너무 많아서, ‘이번엔 뭘 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끈 경험이 종종 있어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이런 현상을 ‘선택의 역설’이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선택지가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지친다는 거예요. 그는 2000년에 진행된 ‘잼 실험’에서 영감을 얻었는데요. 고급 쇼핑마트 한편에 시식 코너를 마련하고 첫 번째 주에는 24가지, 두 번째 주에는 6가지 제품을 진열해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거였어요. 24가지 잼이 놓여 있을 때는 참가자의 60%가 구경했지만, 실제로 산 사람은 3%밖에 안 됐어요. 반면 6가지만 진열됐을 때는 구경한 사람이 40%로 줄었지만, 30%에 가까운 사람들이 제품을 샀고요.

OTT 화면을 바라보는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볼 수 있는 게 너무 많으니까 화면만 쓸어 넘기다 보면 지치고, 결국 앱을 꺼버리죠. 실제로 미국 포춘이 전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Z세대 59%는 보고 싶은 작품이 있을 때만 스트리밍을 이용한다고 해요. 한 서비스에 진득하게 머물지 않는 거죠. 그런 점에서 극장은 이 피로감에서 벗어나는 공간이에요. 표를 사서 상영관에 앉으면 뭘 봐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두 시간 동안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온전히 영화에만 몰입할 수 있고요.

또 다른 이유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경제적 여건 때문이에요. 요즘은 전 세계가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시대를 살고 있어요. 예전엔 구독료만 내면 충분했던 OTT도 화질이나 광고 여부에 따라 요금이 달라졌고요. 넷플릭스만 해도 광고 없이 보는 최저가 요금제가 예전엔 월 9,500원부터였는데, 지금은 스탠다드 13,500원부터예요. 그보다 싼 요금제는 광고를 봐야 하고요. 이렇게 경제적 여유도 줄어들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한 와중에 극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거예요. 

미국에서는 이런 흐름이 숫자로도 나타나요. 2025년 미국 주요 극장 체인(AMC·시네마크·리걸)의 멤버십 신규 가입이 전년 대비 약 15% 늘었고, 극장들도 지난 1년간 시설에 1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어요. 월정액을 내면 한 달에 여러 편을 볼 수 있으니까, 한 편당 가격으로 따지면 OTT 구독료보다 극장이 더 합리적이죠. 디지털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 덤이고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조금 달라요. 심리적 피로는 똑같지만 경제적 조건이 다르거든요. 미국은 극장 월정액이 있어서 볼수록 OTT보다 싸지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구독제가 거의 없어요. 게다가 극장 관람료가 평일 1만 4천 원, 주말 1만 5천 원이라, 영화 한 편 값이 OTT 한 달 구독료(넷플릭스 스탠다드 1만 3500원)를 넘어설 정도죠. 특별관은 2만 원이라 격차가 더 벌어지고요. 그래서 한국에서 극장은 스트리밍보다 싼 도피처가 아니라, 가끔 큰맘 먹고 가는 이벤트에 그쳐요. 정부가 할인권을 배포하고 구독형 상품 도입을 검토 중인 것도, 미국엔 있고 우리에겐 없는 이 가격의 벽을 낮춰 보려는 시도예요.

정리해 보자면, 우리나라나 해외나 극장이 '부활'했다고 보기엔 아직 일러요. 스트리밍이 비싸고 피곤해진 상황에서 극장이 상대적으로 다시 나아 보이게 된 것에 더 가깝죠. 다음에 OTT를 한참 넘기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 보고 끈 날, 문득 극장이 떠올랐다면 그건 극장이 좋아져서가 아닐지도 몰라요. 뉴니커에게 극장은 지금 잠깐 도망쳐 오는 곳인가요, 아니면 그 자체로 가고 싶은 곳인가요? 극장이 다시 사람들로 붐빌 수 있으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 뉴니커들의 의견을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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