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는 왜 이렇게 잘됐을까? ‘뻔한 영화’가 천만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 🎬👑

‘왕과 사는 남자’는 왜 이렇게 잘됐을까? ‘뻔한 영화’가 천만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왕과 사는 남자’는 왜 이렇게 잘됐을까? ‘뻔한 영화’가 천만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 🎬👑

고슴이의비트
고슴이의비트
@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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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결말을 아는 이야기, 왜 1000만 명이 울었을까?

뉴니커도 최근에 ‘왕과 사는 남자’ 봤나요? 저는 솔직히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큰 기대를 안 했어요. 개봉 직후 ‘전형적인 사극’이라는 얘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주변에서 ‘생각보다 괜찮더라’라는 얘기를 워낙 많이 해서, 호기심에 극장을 찾았는데요.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뛰어나서 저도 모르게 몰입하면서 봤어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이 오래 남았고요.  

알고 보니 저만 그랬던 게 아니었어요. ‘왕사남’이 개봉한 지 한 달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거든요. 특히 3·1절에는 하루 만에 81만 7천 명이 극장을 찾을 정도였죠. 관객 증가 추세가 사극 최초 천만을 기록한 2005년 작품 ‘왕의 남자’(50일), 2012년 작품 ‘광해, 왕이 된 남자’(31일)보다도 빠른데요. 오랫동안 힘들던 한국 영화계에 모처럼 만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이라 더 큰 화제가 되고 있어요.

하지만 아리송한 점도 있어요. 단종이 어떤 비극을 맞았는지는 이미 역사에 나와 있잖아요. 권력 암투에 휘말려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까지. 유튜브나 OTT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굳이 극장까지 가서 이 작품을 감상하고, 작중 배경이 된 장소까지 찾아갈 정도로 열광하는 걸까요?


정말 오랜만에 등장했다, ‘신드롬’이 된 영화가 📽️

‘왕사남’의 흥행은 속도부터 남달라요. 개봉 15일 만에 400만 명을 넘기며 ‘왕의 남자’(17일)보다 빠른 기록을 세웠고, 20일째 600만 명, 24일째 700만 명을 돌파했어요. 작년 최다 관객을 기록한 영화 ‘좀비딸’이 600만 명도 못 모은 걸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거죠. 업계 관계자들도 “영화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와중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고 반가워하고 있어요. ‘한국 영화 위기설’이 체념처럼 굳어지던 와중에 ‘왕사남’이 다시 한번 한국 영화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거예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휴민트’와 비교해 보면 성과가 더욱 확연하게 보여요. ‘휴민트’는 류승완 감독, 신세경·박정민·조인성 등 쟁쟁한 연출진과 캐스팅으로 개봉 전 ‘왕사남’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거든요. 개봉 초기에도 ‘휴민트’의 관객 선호도가 압도적이었고요. 하지만 현재 ‘휴민트’는 손익분기점 돌파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반면 ‘왕사남’은 관객 입소문과 뒷심, 단종의 서사를 밈으로 소비하는 트렌드 등이 결합해 흥행을 기록했죠. 기존 데이터와 패턴으로는 예측할 수 없었던 결과라는 평가를 받아요.

‘왕사남’ 신드롬은 스크린 밖으로도 번졌어요. 작품의 배경이 된 영월 청령포를 찾는 관광객은 전년 대비 5배 넘게 증가했어요. 카카오톡 지도 앱으로 단종의 무덤 장릉에 응원 댓글을 남기고, 세조의 무덤에는 별점 테러를 하는 해프닝까지 있었죠. 3년 전 영월군이 제작한 단종문화제 홍보영상은 이종격투기 선수였던 김동현이 단종으로 변신한 게 화제가 돼서 재발굴되는 중이에요. 실제 역사와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거나 전문가 의견을 듣는 콘텐츠들도 많아졌고요. 영화 관람이 역사를 탐구하고 놀이처럼 즐기는 문화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이번 흥행에 대해 사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어요. 누구나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소재, 작중 CG로 구현한 호랑이가 어색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역사 왜곡이나 연기 논란보다는 낫다”라고 답한 장항준 감독의 재치와 개인 서사, 실제 역사와 다르다는 점까지 잊게 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배우들의 연기까지.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언젠가부터 지키기 힘들어진 영화의 흥행 공식을 충실하게 따랐다는 게 중론이에요. 

하지만 본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와요. 역사학자들은 실제 역사와 다소 동떨어진 백성들의 삶에 대한 묘사, ‘비극적이지만 착한 임금’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짚었어요. 평론가들은 물론 관객들도 이야기 전개를 배우들의 연기에만 의존한 것 같다, CG 연출이 어색하다 등을 단점으로 말했고요. OTT와 유튜브로 그 어느 때보다 깐깐하게 콘텐츠를 골라보는 시대, ‘왕과 사는 남자’는 어떻게 이런 것들까지 극복하고 1000만 명을 극장으로 모은 걸까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건 결국 ‘그럼에도’ 삶을 살아내는 단종의 모습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나서 제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건 단종의 태도였어요. 작중 단종은 부당하게 왕의 자리에서 쫓겨났지만, 자포자기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려 노력해요. 위기에 처한 순간에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애써 혼자 길을 나서죠. 단순히 권력 투쟁에서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그런 시간마저 묵묵히 통과하며 자기 길을 찾으려는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준 거예요. 그런 이미지들이 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깊게 울린 거죠. 

요즘 세상은 참 혼란스러워요. 매일 전쟁과 사고 뉴스가 속보로 전해지고, 기술은 정신없이 발전하면서 일하는 모습 자체를 바꿔놓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때도 있는데요. ‘왕과 사는 남자’는 바로 그 지점을 짚었어요. 유배당한 와중에도 백성들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준 단종. 그 뜻을 이해하고 “의로운 일을 하고 화를 당하는 것은 달게 여기겠다”고 말하는 엄흥도 등을 통해 각자 자리에서 매일 역경을 마주하고, 그럼에도 살아내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한 거죠. 장항준 감독도 인터뷰에서 그런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고요. 

사실 우리는 모두 어떤 면에서 단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부당한 일을 겪어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노력하는 것보다 빠르고 예측 불가능하게 변하는 환경에 처한 적이 있죠. 그런 시간이 계속되다 보면, ‘나 혼자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게 돼요. 지금은 그런 불평등과 혼란이 그 어느 때보다 만연한 시점이고요. ‘왕과 사는 남자’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애써 생각하고 싶지 않던 바로 그 점을 담백하게 위로했기에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한 것일지도 몰라요. 이동진 평론가의 “끝내 마음 깊은 곳의 현을 제대로 울린다는 한 줄 평도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볼 수 있겠죠. 

뉴니커는 ‘왕과 사는 남자’를 어떻게 감상했나요? 특히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스크린 속 단종과 엄흥도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지, 뉴니커의 생각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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