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패션 트렌드 핵심 총정리: 포엣 코어, 워크웨어 유행, 남아시아 패션의 급부상 👗

2026년 패션 트렌드 핵심 총정리: 포엣 코어, 워크웨어 유행, 남아시아 패션의 급부상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2026년 패션 트렌드 핵심 총정리: 포엣 코어, 워크웨어 유행, 남아시아 패션의 급부상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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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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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와 SNS, 밈, 유튜브 등 유행이 만들어지는 통로가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졌지만 패션위크는 여전히 패션 생태계의 최상단에서 트렌드의 흐름과 방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2026년의 패션위크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작년에 치러졌던 봄/여름 컬렉션과 지금 진행 중인 가을/겨울 컬렉션을 통해 주목할 만한 부분들을 살펴봅니다. 


1️⃣ 워크웨어의 여전한 인기 ⛑️

나일론 봄버와 스니커즈, 눈에 띄는 프린트가 들어있는 후드와 티셔츠 등의 스트리트 패션이 지난 몇 년 간 패션위크를 지배해 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AI와 세계 곳곳의 분쟁, 관세와 인플레이션 등 출렁거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패션도 미래를 모색하며 변화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주요 브랜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교체했습니다.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이나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 등 2026년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 브랜드가 무척 많습니다. 새로 자리를 잡은 신인 디자이너도 여럿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테일러드 룩, 슬림한 핏, 다양하고 화려한 컬러, 복잡한 레이어링,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교한 제작 등 예전 럭셔리 패션의 분위기를 올해 컬렉션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일상복을 기반으로 한 서브컬쳐 패션의 영향력은 여전합니다. 대표적인 분야로 워크웨어가 있습니다. 고프코어, 놈코어 트렌드에 대한 반작용으로 전체적인 유행은 테일러드 룩으로 변해가지만, 이미 편안함과 실용적인 패션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 중간 정도, 즉 적당히 점잖으면서도 실용적이고 낡고 빛 바랜 흔적을 장식처럼 소비할 수 있는 워크웨어의 효용을 여전히 즐기고 있는 겁니다.

남성복을 중심으로 다양한 워크웨어를 볼 수 있지만, 여성복 쪽에서도 워크웨어의 재해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신 거친 작업복의 느낌보다는 섬유의 질감을 살리거나 럭셔리 버전으로 제작한 하이엔드 워크웨어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보테가 베네타는 고급 가죽으로 만든 워크웨어를 선보였고, 프라다는 이브닝 드레스를 대체하려는 워크웨어 셋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중 가장 흥미로운 접근은 미우미우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런웨이의 워크웨어는 유니섹스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남성복 쪽으로 여성복을 통합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불필요한 꾸밈과 몸을 가두는 핏이 오랫동안 여성의 몸을 왜곡하고, 편향적인 규범을 재생산하는데 주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성이 작업복을 입는 일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옷 자체를 봤을 때는 의복의 다채로운 역사 속에서 여성 분야의 의복이 지워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미우미우는 2026 S/S 시즌에서 일의 중요성과 그 일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며 여성의 노동과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고찰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주목하고 있는 워크웨어는 바로 앞치마입니다. 보편적 노동의 상징으로서의 앞치마는 소재와 형태의 변화에 따라 가정, 병원, 산업 현장, 육체노동, 돌봄 노동 등 여러 영역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각각의 장소에서 다양한 문화적 의미를 지닙니다.

미우미우는 이런 의미를 캐치해 억세고 거친 이미지를 주로 활용하던 워크웨어 패션에서 지금까지 배제되어 있던 가사노동의 필수품을 럭셔리 패션의 한가운데에 가져다 놨습니다. 일상적인 공간을 이미지화 한 캣워크 위에서 러플, 자잘한 꽃무늬, 캔버스 위의 자수 등등 ‘여성성’의 상징들을 강인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워크웨어의 ‘워크’가 단지 건설 현장이나 탄광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짚고, 오랜 기간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던 분야의 가치를 재발견한다는 점에서 사회의 시선을 넓혀주는 것이죠. 


2️⃣ 포엣 코어, 아이비, 다크 아카데미아 트렌드 📚✏️

패션이 아니라고 여겨졌던 것들을 패션으로 만들어내려는 시도를 의미하는 ‘코어 패션’도 많은 런웨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고프코어, 블록코어에 이어 등장했던 미국의 전통적 대학생 패션인 아이비, 프레피 룩은 2021년 미우미우의 재해석 이후 계속 변주되고 있고, 2026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시즌에는 프레피 룩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랄프 로렌 남성복이 20여년 만에 밀라노 패션위크에 복귀하며 폴로와 퍼플 라벨 통합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데미지드 가공이나 패치 가공, 프린트 등으로 다채로움을 더한 하운즈투스 재킷과 컬러풀한 니트, 럭비 셔츠, 타탄체크의 팬츠와 블랙 타이 룩은 아이비 패션의 정수를 보여줬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톰 브라운의 경우 ‘외계인의 침공’이라는 독특한 콘셉트 아래에서 프레피의 상징이라 할 트리밍(옷의 가장자리 장식)과 스트라이프를 과장하고 왜곡하며 프레피를 해체해 가는 룩을 이어갔습니다. 랄프 로렌 출신의 마이클 라이더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데려온 셀린느도 미국의 프레피와 유럽 부르주아 미학을 결합한 룩을 선보여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비, 프레피 룩의 반대편에는 다크 아카데미아(Dark Academia)가 있습니다. 1992년 도나 타르트의 소설 ‘비밀의 역사’, 팀 버튼의 ‘웬즈데이’, 그리고 텀블러와 틱톡으로 이어지는 다크 아카데미아 패션은 밝고 긍정적인 프레피 룩의 반대편에서 유럽의 오래된 도서관 속 깊고 어두운 구석 같은 시크하고 개성 넘치는 패션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이나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 카이트와 N21 등에서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 우아함을 중심으로 재해석된 룩이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올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포엣 코어(Poet Core)도 있습니다. 다크 아카데미아가 엄격하고 학구적인 느낌이라면, 포엣 코어는 이름처럼 시와 문학의 풍취를 더 진하게 내는 패션 트렌드입니다. 움직임과 질감, 애틋한 역사의 느낌을 중시하며, 옷의 물리적 특징에 집중하는 유동적이고 감성적인 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겉치레나 감정의 표현보다 내면을 성찰하고 감정과 이야기를 중시하는 미학에 관심을 보이면서 포엣 코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문학적이면서도 빈티지한 포엣 코어 룩은 올해 핀터레스트에서 주목받는 트렌드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스트리트와 캣워크에서 여러 해에 걸쳐 쌓여온 패션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트위드 재킷과 뻣뻣한 칼라, 빅토리아 풍의 러플 등을 조합하고 빈티지 아이템과 고급스러운 럭셔리 아이템을 레이어링하며 양쪽 모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마치 오래된 개인 소장품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내죠. 양피지 같은 흰색, 이끼색 녹색, 먹물 같은 검정색, 바랜 갈색 등 차분한 컬러도 중요합니다. 

런웨이에서 포엣 코어는 지적이고 차분한 룩으로 레이어링과 오버핏을 중심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샤넬에서 선보인 하운드투스 셋업이나 앤 드뮐미스터 컬렉션의 코트와 레이스의 매치, 코치 컬렉션에서 볼 수 있었던 글렌 체크 재킷에 낡고 뜯어진 베이지 컬러의 와이드 데님 팬츠 그리고 뿔테 안경을 낀 모습 등에서 포엣 코어 룩의 일면을 볼 수 있습니다. 


3️⃣ 남아시아 패션의 새로운 자극 🧵

새롭게 자리를 잡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과거를 재해석하고 미래를 디자인하면서도 동시에 기업의 수익성을 올려야 하는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 구찌 같은 브랜드의 매출 하락에서 볼 수 있듯 그 어떤 브랜드도 안정된 기반 위에 있을 수 없고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새롭게 브랜드를 이끌게 된 디자이너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마틴 마르지엘라나 알렉산더 맥퀸이 등장했을 때처럼 지금까지 보던 것과 전혀 다른 패션을 선보이며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패션에는 다양성과 새로움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시선을 넓히고 있고, 주로 패션을 이끄는 주요국 바깥에서 유입되는 패션이 새로운 자극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서브컬쳐의 탐색이나 K패션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로는 손바느질, 뜨개질, 자수, 패치 등을 이용한 패션이 있습니다. 보디나 하우스 오브 에러스, 사무엘 젤릭 같은 브랜드는 소박한 핸드메이드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식을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패션이 늘어나면서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등 남아시아에 기반을 둔 디자이너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역 고유의 정교한 직물 제작 기반과 장인 기술, 전통 장식 기법을 활용해 서구 복식에 새로움을 더하며 글로벌 실루엣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가우라브 굽타, 군디 스튜디오, 라훌 미슈라 등 여러 디자이너들과 스리랑카 출신의 미국 이민 1세대가 만든 파운드 같은 브랜드들이 활발히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2026 가을/겨울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 진출한 인도 뉴델리 기반의 카틱 리서치 같은 브랜드를 주목할 만합니다.

카틱 리서치는 이번 시즌 꽃 자수가 놓인 생린넨 턱시도 재킷이나 화려한 장식의 허리띠가 달린 청바지 같은 아이템을 통해 독보적인 장인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럭비 스트라이프 튜닉과 페이즐리 자수 스웨트셔츠 같은 캐주얼 의류부터 쇼의 대미를 장식한 화려한 자수 코트까지 다채로운 의상을 아우르며 남아시아 패션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2026년의 패션위크에서도 여러 하가지 새로운 흐름과 흥미로운 접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과연 패션위크에서 엿볼 수 있었던 패션은 우리가 많이 입는 대중적 브랜드와 주변 사람들의 옷 착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올 한 해를 지내며 그런 부분들을 유심히 바라보는 것도 패션을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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