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리: 아무 장식 없는 노트로 70년 동안 사랑받은 문구 브랜드 이야기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트 브랜드픽
미도리: 아무 장식 없는 노트로 70년 동안 사랑받은 문구 브랜드 이야기 📓
뉴니커는 평소 문구류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좋은 노트 추천해줘!” 했을 때 딱 떠오르는 브랜드가 몇 개 있을 거예요. 몰스킨, 로이텀, 로디아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 그 브랜드!’ 하는 곳들 말이죠. 그리고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항상 기본에 충실한 곳’이라며 망설임 없이 추천하는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일본에 기반을 둔 문구 브랜드, ‘미도리(MIDORI)’예요.
미도리 노트를 처음 접한 사람은 “뭐야, 지나치게 심플한 거 아냐? 🤷” 하며 의아해할지도 몰라요. 귀엽고 화려한 노트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나오는 요즘 같은 시대, 미도리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심플한 디자인만을 추구하거든요. 하지만 미도리를 향한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서, 창립 70주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견고하게 이어져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브랜드픽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해가는 문구 브랜드, 미도리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폐허에서 시작된 회사, 미도리가 세계적인 문구 브랜드가 되기까지 ✍️

우리가 아는 문구 브랜드 미도리는 1950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일본에서 처음 시작됐어요.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시대, 잿더미를 뚫고 자라나는 강인한 새싹의 의미를 담아 일본어로 ‘초록’을 뜻하는 ‘미도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미도리 쇼카이 주식회사는 초기에 종이, 봉투, 편지지, 미니 카드 등 종이로 된 작은 문구류를 만드는 데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고.
1952년 직장인들을 위한 첫 비즈니스 다이어리를 출시한 미도리는 이후 다이어리, 일기장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기 시작해요. 1960년대에 들어서는 날짜가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일기장을 출시해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3년·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이어리를 바꾸지 않고도 이어 쓸 수 있는 일기장을 내놓기도 했어요. 1980년대에는 일본 최초로 컬러 종이를 이용한 문구류를 만들어 엄청난 화제가 됐고요.
사업 규모를 키운 미도리는 이후 노트류 외에도 자, 테이프, 클립, 스탬프 등 다양한 문구류를 제작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문구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어요. 특히 미도리 노트에 가죽 커버를 입힌 ‘트래블러스 노트’ 시리즈가 영미권과 유럽에서 엄청난 히트를 치며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 회사로 자리잡았는데요. 지난 2021년에는 70주년을 맞아 한정판 기념품을 출시하고 캠페인을 열기도 했어요.
단순한 노트 한 권이 새로운 표준이 되다, 미도리의 기술력과 미학 💕

미도리 노트가 유명하다는 건 들어 봤지만, 막상 실물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반응할지도 몰라요. 🗣️: “아무 장식 없이 단순한데, 이 노트가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화려한 커버나 다양한 색상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노트 구성도 이렇다 할 포맷 없이 심플하거든요. 심지어 몇몇 제품은 코팅 커버 없이 빳빳한 종이 커버만 있어서, 얼핏 봤을 땐 이게 종이 뭉치인지 노트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게 바로 미도리 노트의 매력이야 🫶!” 라고 말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도리 노트를 사랑하는 이유, 뭐냐면:
- ‘좋은 종이’에 대한 남다른 집착 🌳: 사용하기 좋은 종이에 대한 미도리의 집착은 좋은 의미로 남달라요. 우선 미도리는 잎이 넓은 활엽수 나무에서 추출한 펄프로 종이를 만드는데요. 그러면 침엽수를 사용한 것보다 훨씬 부드러운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또 미도리의 모든 종이는 검사원이 직접 만져보고, 써보면서 최종 퀄리티를 체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종이의 두께와 무게, 부드러움, 잉크의 번짐, 건조 속도 등을 모두 확인하기 때문에, 이 기준을 모두 통과한 ‘최상의 종이’만이 노트가 될 수 있다고 해요. 빳빳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어떤 펜을 쓰든 편안한 미도리 노트 질감의 비결이 바로 여기 있었던 것.
- 심플함에서 나오는 개성과 아름다움 ✨: “궁극의 심플리시티를 실현한 것은 결국 표준이 되고, 반대로 절대적인 개성이 생긴다” 미도리의 홈페이지에 쓰여 있는 문장인데요. 심플함은 종종 심심함으로 오해되지만, 극강의 심플함에서 오는 아름다움은 많은 사람들이 미도리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가방에 넣고 다니기 딱 좋은 사이즈, 따뜻한 크림 색감의 종이, 불필요한 장식 요소 없이 깔끔한 내지 디자인. 다른 군더더기 없이 종이라는 물질 자체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을 통해, 다른 브랜드와 확실하게 구분되는 개성과 매력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미도리는 이런 브랜드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2008년 ‘MD PAPER PRODUCT’ 제품 라인을 공개했어요. 미도리가 1960년대부터 꾸준히 만들어온 ‘필기하기에 가장 좋은 종이’ MD 용지를 묶어서 만든 노트로, 지금은 미도리의 대표 상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는데요. 미도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종이와 노트를 만드는지, 그 안에 어떤 철학과 집념이 담겨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미도리는 지난 2024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MD 노트의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는데요. 대전의 문구·소품샵 프렐류드 스튜디오, 대구의 문구점 지헤이, 서울 성수동에 있는 포인트오브뷰, 펜 전문 편집샵 베스트펜 등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지닌 공간과 협업해 미도리의 ‘MD 노트’에 대한 전시를 열고, 노트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해요.
미도리는 자신들이 만드는 노트가 마치 ‘두부’와도 같다고 말해요 🫛. 두부가 콩과 물을 오랜 시간 빚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듯이, 미도리 노트 역시 펄프와 물이라는 단순한 원재료를 정성스러운 공정 과정을 거쳐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두부처럼, 미도리 노트 역시 매일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데 빠지지 않는 제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거예요.
미도리 입문자를 위한 제품 3가지 추천 (feat. 노트, 다이어리, 문구) 📓
브랜드픽을 읽으면서 미도리 노트를 직접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과거 만년필 유저이자 질 좋은 노트에 상당히 진심인 에디터 진 🐋이 직접 추천하는 미도리의 제품들을 둘러봐요. 미도리의 대표 노트부터 귀여운 문구 소품까지 다양하게 골라봤으니까, 구경하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

1️⃣ 미도리 MD 노트 📚
미도리 노트의 정수가 궁금하다면 ‘MD 노트’ 시리즈를 경험해보길 추천해요. 적당히 부드럽고 빳빳한 질감의 종이와 미색의 종이 커버로 구성된 노트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A6 버전이 좋더라고요. 사이즈는 다양하니까 원하는 사이즈를 직접 골라도 되고, 내지도 무지/격자/줄 3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어요. 180도까지 쫙쫙 잘 펼쳐지고, 보기보다 내구성도 꽤 좋답니다.

2️⃣ 미도리 3분 다이어리 ⏱️
매일 부담없이 내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고 싶다면 미도리의 ‘3분 다이어리’를 추천해요. 하루 딱 3분만 투자해서 매일 기록을 남기는 컨셉의 다이어리인데요. 하드 커버가 있어서 내구성이 뛰어나고, 내지도 단순하지만 귀여운 맛이 있어요. 총 399일 분량으로 구성돼 있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종이 질감과 필기감은 말할 것도 없고요.

3️⃣ 미도리 스탬프 다이얼, 미니 가위 🕊️
미도리는 노트만 만든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요. 사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문구·소품 맛집이기도 해요. 저는 그중에서도 미도리의 ‘페인터블 스탬프 다이얼’과 ‘미니 가위’를 추천할게요. 앤틱하고 귀여운 무늬로 가득한 스탬프와, 실용적이면서도 깜찍한 휴대용 가위인데요. 특히 스탬프는 여러 무늬 버전이 있어서 다꾸할 때 엄청 유용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