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2’는 성공했지만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기대에 못 미쳤다?: 잘 되는 속편과 실패하는 속편의 차이 🎥

‘주토피아 2’는 성공했지만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기대에 못 미쳤다?: 잘 되는 속편과 실패하는 속편의 차이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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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2’는 성공했지만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기대에 못 미쳤다?: 잘 되는 속편과 실패하는 속편의 차이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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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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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지난 11월 26일, 올해를 약 한 달 남겨두고 개봉한 영화 ‘주토피아 2’가 12월 15일 기준, 누적 관객 수 537만 명을 돌파하며 2025년 대한민국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 3위에 등극했습니다. 

9년 만의 귀환이죠. 이상주의를 추구하고 완벽주의적인 토끼 ‘주디’, 모든 일에 심드렁하고 냉소적인 여우 ‘닉’이 그들이 경찰로서 파트너십을 끈끈하게 이루는가 하더니 삐걱거리는 모습을 유쾌하지만 진중하게 보여주는데요. 또한, 이번 신작에서는 ‘주토피아’라는 도심이 아닌 외곽 지역의 여러 수생동물로 시선을 옮겨 사회의 주변부를 비춥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키 호이 콴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살모사 ‘게리’가 다른 동물들로부터 억압당하는 세계관을 통해 인종 차별의 단면을 보여주며 시의적인 메시지를 드러내는 건 물론이고요.

하지만 모든 속편이 다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닙니다. 왜 어떤 속편은 잘 되고, 어떤 속편은 비평가와 팬들로부터 혹평받게 되는 것일까요? 그런데도 왜 자꾸만 속편들이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오늘은 영화계를 둘러싼 속편의 흥망사에 대해 살펴봅니다.


‘탑건: 매버릭’은 좋지만 ‘토이스토리’는 3편에서 끝났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영화 업계에서 아주 잘 된 속편들은 더러 있었습니다. 톰 크루즈 주연의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2022)이 코로나19 이후 외화 최초로 800만 관객을 달성했죠. 영화는 ‘탑건’(1987)에서 최정예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사관 학교에 입학했던 ‘매버릭’(톰 크루즈)이 시간이 훌쩍 지나 교관이 되어 돌아온 후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속편이 개봉하면 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작 보기 전에 꼭 전작을 봐야 하는지 알려달라”는 요지의 질문이 올라오게 마련인데요. ‘탑건: 매버릭’은 1편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도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게끔 과거 회상 씬을 통해 친절하게 서사를 알려주었습니다. 관객이 감당해야 할 복습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 것이죠. 또한, 그 사이 실제 조종자 자격증을 취득한 톰 크루즈가 보여준 리얼한 항공 액션신이 입소문을 타면서 CGV ScreenX관, 4DX관, 메가박스의 돌비시네마관 등 특수관을 찾는 N차 관람객도 많았습니다. CGV에 따르면 "탑건: 매버릭’ N차 관람객의 40% 이상이 ScreenX에 움직이는 의자를 설치한 복합특수관을 택했다"고 해요. 

하지만, 속편이 언제나 잘 풀리지는 않습니다.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 ‘트위스터’(1996)를 28년 만에 리메이크 한 ‘트위스터즈’(2024)는 국내 관객 61만 명을 동원하며 아쉬운 성적을 보였어요. 24년 만에 돌아온 ‘글래디에이터 Ⅱ’(2024)는 최고의 검투사였던 '막시무스'(러셀 크로우)의 죽음 이후, 복수에 불타는 검투사 '루시우스'(폴 마스칼) 역에 촉망받는 신예 배우 폴 마스칼을 내세웠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전작 ‘글래디에이터 i’(2000)에서 배우 러셀 크로우가 구축한 검투사 캐릭터의 카리스마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아쉬운 평을 받았습니다. 

인기 시리즈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06)의 네 번째 편에 해당하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2025) 역시 꼭 이 영화가 지금 개봉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50대 워킹맘이 된 브리짓을 볼 수 있지만, 관객들이 그 이상의 이유를 찾지는 못했던 것이죠. 한편, ‘고스트버스터즈 2’(1990) 이후 31년 만에 개봉한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2021)처럼, 비평가들에게는 혹평받았지만 시리즈 팬들에게는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장 부정적인 반응은 ‘토이스토리’ 시리즈 4편의 제작 소식이 들려왔을 때였어요. 결과적으로 국내에서는 약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으며 3편에 비해 흥행 했지만, 원작 팬들의 아쉬운 반응이 여기저기서 보였죠. 킬 빌’, ‘장고: 분노의 추적자’ 등을 연출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역시 자신이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열렬한 팬임을 밝히며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영화 업계는 왜 끝없이 속편을 만들까? 할리우드의 비밀스러운 뒷이야기 🤫

지난해부터 외신에서는 할리우드 업계가 오리지널 각본을 토대로 한 영화가 아니라 속편만 계속해서 생산하는 추세에 대한 걱정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북미 기준으로 2024년 박스 오피스 최고 흥행작 20편 중 15편이 ‘인사이드 아웃 2’, ‘데드풀과 울버린’, ‘모아나 2’, ‘미니언즈 4’를 비롯해 속편이었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영화 관련 미디어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의 속편 집착이 미래를 갉아먹고 있는 것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할리우드의 속편 제작 열풍은 현실적으로 너무나 병적인 경향을 보여준다. 즉, 영화 산업이 ‘확실한 흥행작’에 중독되어 미래보다는 과거를 돌아보는 데 더 익숙해졌다”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 지 역시 “리부트와 리메이크: 할리우드는 왜 자꾸 똑같은 것만 반복하는 걸까?”라는 기사를 통해 이런 흐름이 앞으로 독창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점점 더 어려운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할리우드는 왜 자꾸 속편을 만들고, 또 만드는 것일까요? 가장 쉬운 답변은 관객들이 이미 검증된 것을 좋아하고, 낯선 작품보다는 친숙한 작품을 쉽게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행동심리학의 관점에서 누구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한 후에 실패할 확률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요. 그러나 이는 산업적 이해관계를 통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 영화계는 더 이상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함께 극장을 찾지 않는 지금 은근히 세대 통합을 노리고 있습니다. 수십 년 만에 속편이 제작될 경우, 향수를 느끼는 전작의 팬뿐 아니라 그들의 자녀 세대 관객에게도 어필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 배급사가 영화를 홍보할 때, 탄탄한 팬층과 인지도를 확보한 시리즈를 알릴 경우 마케팅 부담이 한층 낮습니다. 유명 영화의 속편이나 사랑받는 고전 영화의 리메이크를 홍보하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를 가진 작품에 대한 인지도를 쌓는 것보다 더 쉬운 편입니다.
  • 투자자 입장에서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점점 위험한 투자로 여겨집니다. 특히, 블록버스터물의 제작비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스튜디오들은 실패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익숙한 소재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어떤 속편은 잘 되고, 어떤 건 안 될까? ‘좋은 속편’을 만드는 차이

몇 해 전만 해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콘텐츠 신작 라인업이 발표될 때마다 영화계는 큰 화제였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캐릭터와 시나리오의 반복은 관객에게 콘텐츠 피로를 불러오고, 장르와 소재의 확장성을 좁힐 뿐입니다. 관객은 극장에 개봉한 마블 신작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 ‘마블 영화 보는 순서’를 검색해본 후, 복습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콘텐츠 포화 상태에 이중으로 피로를 느끼게 되고요. 이처럼, 강력한 원천 IP를 보유한 스튜디오가 시리즈의 속편을 만들수록 점점 더 대중을 설득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박송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미 사랑받은 서사를 다시 꺼내는 순간, 그 안에 현재 관객이 공감할 새로운 정서와 가치가 담겨 있어야만 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제작진이 익숙한 캐릭터를 다시 데려와 현재의 관객에게 시의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전편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었을 영화 속 인물들과 해당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의 나이듦까지도 이야기 속에서 적절히 예우한다면, 속편이 흥행할 확률은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반면, 단순히 전편의 영광을 재현하거나 메시지가 동어 반복 된다면 속편은 관객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하겠죠.

사람들은 독창적인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앞서, “리부트와 리메이크: 할리우드는 왜 자꾸 똑같은 것만 반복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 가디언지는 올해 개봉작 중 브래드 피트 주연의 레이싱 영화 ‘F1: 더 무비’나 마이클 B. 조던 주연의 공포 영화 ‘씨너스: 죄인들’처럼 오리지널 각본이 흥행하는 사례가 있음을 말합니다. 이는, “관객들이 독창적인 스토리에 대한 분명한 갈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저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속편이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개봉예정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인데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에서 패션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를 보조하던 신입 비서 '앤드리아'(앤 해서웨이)가 20년이 지난 후 어엿한 편집장이 되어 돌아올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죠. 물론, 언제나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이지만요. 뉴니커 여러분이 좋아하는 시리즈, 기다리고 있는 속편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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