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는 왜 락 페스티벌에 화장실을 설치했을까? 러쉬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 🫧🪠

러쉬는 왜 락 페스티벌에 화장실을 설치했을까? 러쉬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트 큐레이션

러쉬는 왜 락 페스티벌에 화장실을 설치했을까? 러쉬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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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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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뉴니커에게 “올해 가장 핫했던 브랜드는 뭔가요?” 묻는다면 어떤 브랜드를 답하고 싶나요? 제 마음속에는 확고하게 떠오르는 브랜드가 하나 있어요. 바로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인데요 🫧. 러쉬는 원래도 힙한 브랜드였지만, 야외 페스티벌에 향기로운 화장실과 함께 출동하는 ‘프레쉬 워시룸(Fresh Washroom)’ 프로젝트로 올해 엄청난 화제가 됐거든요. 얼마 전에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 ‘씻자송’에 맞춰 엄청난 에너지로 춤을 추는 러쉬 전 직원의 영상이 바이럴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러쉬는 왜 페스티벌에 화장실을 설치한 걸까 🤔?” 궁금한 뉴니커도 많을 텐데요. 여기에는 러쉬라는 브랜드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가치에 대한 고민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녹아 있다고. 

6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과 8월의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9월 부산국제록페스티벌까지, 뜨거운 여름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던 러쉬의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 ☀️. 그 마지막 현장에 비트 에디터들도 러쉬 팀의 초대를 받아 함께했는데요. 러쉬가 매장을 뛰쳐나와 페스티벌 현장에 직접 나선 이유, 지금부터 같이 살펴봐요!

by. 에디터 진 🐋

‘윤리적인 방법으로도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철학을 지켜온 브랜드, 러쉬 🧑‍🌾

이미지 출처: LUSH

‘러쉬’ 하면 특유의 프레시한 향과 팝한 컬러의 로고,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대문자 E’들의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뉴니커들이 많을 텐데요. 사실 러쉬는 단순히 트렌디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좋은 가치’를 추구하는 데 누구보다도 진심인 브랜드예요. 환경 보호·비건·동물실험 반대·과대포장 반대·다양성 등 우리 사회와 지구를 좋은 방향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언제나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거든요 ✊. 

러쉬는 과일·채소·에센셜 오일 등 신선한 재료와 최소한의 보존제 등만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데요 🍅🫑. 사내에 에티컬 바잉(Ethical Buying) 팀을 구성해 믿을 수 있는 생산자로부터 직접 원재료를 구매하고, 제조자 스티커를 붙여 언제, 어디서, 누가 이 제품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줘요.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제조 일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 이 과정에서 동물성 성분을 쓰는 걸 최소화해 러쉬의 전 제품은 베지테리언(Vegetarian), 그중 95%는 오직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 비건(Vegan) 제품이고요.

이미지 출처: LUSH

또 러쉬는 단호한 동물실험 반대 정책으로도 유명해요. 🗣️: “동물실험과 맞서 싸우자!(Fighting Animal Testing, FAT)” 좋은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것에 반대하며 모든 형태의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건 물론, 동물실험을 거쳐 만들어진 원재료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동물을 활용하지 않고도 물질의 유효성이나 독성을 파악할 수 있는 동물대체시험법의 보급을 위해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그 결과 2023년 1월, 총 6만 6000여 개의 서명을 모아 국회에 제출할 수 있었고요.

이미지 출처: LUSH

과감한 ‘네이키드(Naked)’ 정신 역시 러쉬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예요. “네이키드? 발가벗었다고 🫢?” 하며 놀랄 수 있겠지만, 러쉬의 ‘네이키드’는 과대 포장에 맞서 제품의 패키지를 벗기는 걸 뜻하는데요. 샴푸, 클렌징 폼처럼 일상에 꼭 필요하지만 사고 나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잔뜩 나와 마음이 불편했던 적, 다들 한 번씩 있잖아요. 러쉬는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는 대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컬러·디자인의 제품을 내놓기를 택했다고 하는데요. 러쉬의 전 제품 중 네이키드 제품의 비율은 무려 66%나 되고, 나머지 제품들도 재활용과 생분해가 가능한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고.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 러쉬가 페스티벌에 화장실을 설치한 이유 🫧🪠 

이미지 출처: 에디터 진 🐋

이렇게 자기만의 철학을 확고하게 지켜온 브랜드, 러쉬는 몇 년 전 충격적인 선언을 해서 엄청난 화제가 됐어요. 지난 2021년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왓츠앱·스냅챗 등 대부분의 소셜미디어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했거든요 📱. 러쉬는 소셜 미디어의 역기능인 사이버 괴롭힘·가짜 뉴스 등의 문제에 저항하고, 사람들이 자극적인 알고리즘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는데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제품을 노출하기보단, 러쉬가 지향하는 ‘진정한 휴식’을 주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

대부분의 브랜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하는 상황에서 러쉬는 새로운 통로를 찾아야 했는데요. 러쉬는 또 다른 온라인 창구를 찾는 대신 오프라인으로 나가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를 선택했어요.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매장 밖으로 나가 고객들을 직접 만나고, 러쉬의 제품을 체험시켜주고, 러쉬라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건강한 가치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로 한 거예요. 

그 대표적인 캠페인이 바로 올해 화제가 된 ‘프레쉬 워시룸(Fresh Washroom) 프로젝트’였는데요. “고객이 가장 필요한 곳에 우리가 직접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여름철 페스티벌 현장에서 사람들이 가장 큰 불편함을 느끼는 공간이 화장실이라는 점에 착안해, 러쉬의 향기와 감각을 더한 이동식 화장실을 만들어 페스티벌 현장에 찾아가기로 한 거예요 🚽. 더럽고 냄새 나는 보통의 페스티벌 화장실과 달리 러쉬 향기가 폴폴 풍기는 화장실 여러 대가 페스티벌장에 도착하자, 현장에서는 바로 환호성이 쏟아졌고요. 🗣️: “이렇게 쾌적한 페스티벌은 태어나서 처음이야 🥹!”

이미지 출처: LUSH

각 화장실에는 테마가 정해져 있어서, 테마별 향이 나는 샤워 젤·비누·보디 스프레이·퍼퓸 등이 비치돼 있었는데요. 러쉬의 대표 향인 ‘카마(Karma)’, ‘그래스(Grass)’, ‘슬리피(Sleepy)’, ‘더티(Dirty)’ 라인이 각각 구비돼 있어서, 화장실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어요. 본사와 전국의 매장에서 출동한 러쉬 직원들이 청소 도구를 들고 5분마다 화장실을 청소해서, 불쾌한 냄새가 날 틈조차 없었다고. 화장실 밖에는 다양한 향의 글리터 미스트·헤어 프라이머·보디 스프레이를 체험할 수 있는 ‘애프터 샤워 바(After Shower Bar)’도 준비되어 있어 더위에 시달린 몸과 마음을 수시로 리프레시할 수 있고요. 

이미지 출처: LUSH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는 매년 강원도 철원에서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처음 시작됐는데요. 페스티벌이 끝난 뒤 소셜미디어에서 “역대급 콜라보였다”, “페스티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반응이 쏟아지자, 다른 페스티벌에도 제발 와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고 해요. 그렇게 DMZ에서 끝날 줄 알았던 프로젝트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거쳐 부산국제록페스티벌까지 이어지며, 총 3회차에 걸친 대규모 프로젝트가 됐다고 🚌. 


화제의 러쉬 화장실, 뉴닉 에디터가 직접 방문해봤습니다 ✌️

이미지 출처: 에디터 진 🐋

뉴닉 팀도 러쉬의 초대를 받아 이번 부산국제록페스티벌 현장에 직접 방문했는데요. 사실 담당자분들께는 부끄러워서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사실 에디터 진 🐋과 디자이너 윤디 ☁️는 이미 다른 페스티벌 현장에서 러쉬를 만난 적이 있었답니다. 6월 DMZ 뮤직트레인 페스티벌에 함께 놀러갔다가 러쉬의 화장실을 처음 사용해봤거든요 😉. 

저는 평소 페스티벌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더위를 많이 타고 화장실에도 예민한 편이라 페스티벌에 갈 때마다 고생을 하곤 했는데요 🤢. 화장실 줄도 너무 길고, 비위생적이고 휴지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날씨가 덥다 보니 혹시 나한테서 땀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돼서 쿨링 티슈와 데오도란트, 뿌리는 탈취제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닌 적도 많았고요.

그런 제가 러쉬의 화장실을 처음 쓰자마자 외친 문장이 있어요. 🗣️: “러쉬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다!” 화장실 개수가 늘어나니 길게 줄을 서지 않고도 언제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고, 문을 열자마자 밀려오는 러쉬의 향기에 순간 ‘내가 백화점 화장실에 들어왔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거든요. 평소 접해볼 수 없었던 러쉬의 다양한 제품을 부담 없이 쓸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항상 뽀송하고 쾌적한 상태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였어요.

이미지 출처: 디자이너 윤디 ☁️

초대를 받아 도착한 부산국제록페스티벌 현장에서도 러쉬는 인기 만점이었는데요. 언제나처럼 뽀송하고 향기로운 화장실은 물론, 러쉬의 헤어·바디·프래그런스 제품을 아낌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애프터 샤워 바’ 주변이 항상 사람들로 가득하더라고요. 해가 진 뒤에는 바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고요 📷. 러쉬와 전자음악 아티스트 ‘키라라’가 협업해 만든 ‘씻자송’이 화장실과 러쉬 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사람들이 거기 맞춰 자유롭게 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 정신 차리고 보니 뉴닉 팀도 어느새 씻자송을 무한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 (“씻자 씻자 몸을 씻자... 러쉬로 씻자... 엉덩이도 씻자... 엉덩이!”)

이미지 출처: 콘텐츠 PM 영 🍅
이미지 출처: 에디터 진 🐋

러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몸과 마음을 모두 유쾌하게 씻어내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자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 ‘거뭇하게 묻은 흙먼지와 함께 마음까지 러쉬하세요’, ‘잊고 싶은 지난 인연부터 마음까지 러쉬하세요’ 등 화장실 벽면에 붙어 있던 문구처럼, 일상의 스트레스와 피로로 천근만근 무거워진 마음까지 산뜻하게 씻겨내려가길 바라는 러쉬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잔뜩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도 러쉬 존을 나설 때면 한결 가벼워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러쉬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에너지는 이런 거였구나’ 느끼기도 했고요 🥹. 

여기에는 모든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부 인력 하나 없이 완수해낸 러쉬코리아의 직원(러셔)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페스티벌에서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도 페스티벌 참가자와 러셔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나, 밝게 웃으며 스프레이 샤워를 시켜 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 이렇게 브랜드를 진심으로 애정하고, 고객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싶어하는 러셔들이 있었기에 러쉬의 메시지가 더 강력하고 유쾌하게 전달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미지 출처: 에디터 진 🐋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요? 러쉬의 현재와 미래 🔭

페스티벌 현장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막을 내렸지만,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이벤트가 아직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러쉬코리아는 오는 11월 9일, 카카오뱅크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주최하는 친환경 기부 마라톤 ‘세이브 레이스(Save Race) 2025’에 캠페인 파트너사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 

세이브 레이스는 기후위기 문제에 공감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마라톤을 뛰고, 참가비 전액을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래 세대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는 행사인데요. 러쉬코리아 역시 ‘세상을 더 러쉬스럽게(Lusher Than We Found It)’라는 슬로건 아래 (1) 마라톤 현장에 프레쉬 워시룸 화장실과 애프터 샤워 바를 제공하고 (2) 다 쓴 제품 공병 5개를 가져가면 새 프레쉬 페이스 마스크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브링 잇 백(Bring It Back, BIB) 제도를 설명해주는 현장 이벤트 부스 등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해요. 러쉬코리아 임직원 30여 명이 직접 기후행동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가 적힌 의상을 입고 마라톤에 참여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이고요 🏳️. 


‘감다살’ 행보 그 자체라고 화제가 됐던 러쉬의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를 둘러싼 이야기, 어땠나요?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숏폼 영상을 통한 자극적인 영상과 바이럴에 익숙해져가는 시대, 확실한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자신만의 길을 헤쳐나가는 러쉬의 모습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오는데요.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이렇게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오랜 기간 러쉬라는 브랜드가 쌓아온 신뢰도 덕분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러쉬의 이런 남다른 시도에 대한 뉴니커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러쉬가 앞으로 또 어떤 예상 못 한 즐거운 캠페인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궁금하다는 말을 남기면서, 이번 글은 이만 마무리해볼게요. 다음에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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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