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생성형 AI 도구들의 기능이 발전하면서 유튜브 생태계에서도 흥미로운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어요. AI는 더 이상 그저 신기하기만 한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최근 유튜브에서 AI를 활용한 어떤 콘텐츠들이 주목받고 있는지, 핵심적인 트렌드를 짚어봅니다.

1. AI ASMR의 등장부터 영어 공부까지, 거대한 변화의 시작 👂📚

지난 5월, 구글의 AI 영상 생성 도구 ‘Veo 3’가 출시되면서 유튜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AI 영상들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Veo 3의 오디오·대화 생성 기능이 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제공했는데요. Veo 3는 최대 8초까지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어서, 특히 쇼츠 형태로 많은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특히 Veo 3의 오디오 생성 기능을 적극 활용한 ASMR 영상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리과일 자르기 영상과 과일로 만든 키보드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시청 경험을 제공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는데요. 흥미로운 건 이렇게 AI로 만든 영상을 반대로 현실에서 비슷하게 구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했다는 겁니다. 과일 젤리로 AI 영상 속 유리과일을 비슷하게 만들고, 실제 과일로 과일 키보드를 만드는 식으로 말이죠.

최근에는 Veo 3를 활용한 영어 교육 목적의 영상까지 등장했습니다. ‘야나두영어회화’ 채널이 지난 7월부터 한국인 할머니와 영어에 능숙한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어 회화 쇼츠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데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영어 표현과 위트 한 스푼이 들어간 영상들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덕분에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 채널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채널들도 대거 등장했고요. 

이처럼 아직 Veo 3가 출시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크리에이터들은 이 도구를 적극 활용해 참신한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Veo 3의 오디오 생성 기능이 크리에이터들이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들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쾌감과 힐링을 선사하기도 하고, 영어 학습에도 도움을 주며 만족감을 주고 있습니다.

2. 햄찌가 쏘아올린 작은 공 🐹, AI 애니메이션을 통한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물결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정서불안 김햄찌’ 채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AI로 만든 햄스터입니다. 크리에이터의 본체는 30대 디자이너지만 앙증맞은 목소리를 지닌 귀여운 햄스터, 김햄찌의 관점에서 직장 생활의 애환을 풀어내는데요. 시청자들은 공감은 물론 영상을 통해 위로까지도 얻으며 어느샌가 김햄찌의 열렬한 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 첫 영상이 올라온 이 채널은 벌써 58만 명의 구독자를 얻었고, 브랜드들의 유료 광고도 여러 차례 진행했는데요.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주목받는 채널이 되었죠.

이 채널의 성공 이후 AI로 만든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채널들이 여럿 등장하고 있습니다. 수달, 쿼카, 토끼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이 등장해 풀어내는 일상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가운데,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 동물을 떠올리며 만든 영상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3. ‘케이팝 데몬 헌터스’부터 야구 팬덤까지, AI로 레벨업된 팬 콘텐츠 🎤⚾

AI가 덕질의 지평까지 넓혀주고 있다는 사실, 혹시 알고 있었나요? 약 2년 전에 발렌시아가 스타일의 해리포터,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타일로 만든 영화 예고편 등 AI를 이용한 팬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AI가 팬 콘텐츠 제작을 ‘레벨 업’ 시켜주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팬들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가 현실의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지 AI를 통해 구현하는데요.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 실사화 영상들이 특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크리에이터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좋아하는 작품의 결말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꿔보기도 합니다. 비록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의 루미와 진우는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지만, 한 팬이 만든 AI 영상에서 둘은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또 얼마 전 막을 내린 ‘오징어 게임 시즌 3’의 참가자들이 모두 살아서 게임을 나가는 행복한 결말을 그럴싸하게 만들어보는 식으로 말이죠. 

덕질하면 한국 프로야구(KBO) 팬덤도 빠질 수 없는데요. 야구 팬인 크리에이터들은 한화·롯데 등 KBO 구단을 의인화해 영화 예고편 형태로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를 내세워 다른 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영상들도 만들면서 독특한 방식으로 팬들 사이에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는 유튜브에서의 팬 콘텐츠 제작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AI 덕분에 크리에이터들은 이전보다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같은 팬덤 내 다른 팬들에게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팬들은 덕질할 수 있는 콘텐츠가 더 생겼다는 사실에 반가워하고, 공식 작품에서 기대했던 결말을 대신 볼 수 있게 되어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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